▲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엄마가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사이에 동생과 함께 놀던 금쪽이는 신발에 흙이 들어가자 "아, 씨O"이라며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도대체 금쪽이는 왜 욕을 하는 걸까. 더 심각한 문제는 동생도 형을 따라 역을 배우고 있다는 점이었다. 동생은 욕이 나쁜 줄도 모르고 형을 똑같이 따라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부모의 표정은 걱정으로 일그러졌다.
또, 식탐으로 인한 건강 이상도 걱정이었다. 검사 결과, 금쪽이는 동일 연령 대비 체중이 100명 중 99.9등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방간이 있을 정도였다. 고혈압도 있어 이대로 지속되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금쪽이는 병원에서도 엄마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청개구리마냥 뭐든 반대로 했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에게 많이 지쳐 있었다.
"저는 금쪽이가 왜 그러는지 알 것 같아요."
금쪽이의 문제로 지적되는 행동은 1. 규칙과 지시를 무시 2. 욕하는 습관 3. 식탐으로 인한 건강 이상이었다. 모두 근심어린 얼굴로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오은영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그는 금쪽이가 보이는 행동들의 이유를 알아챘던 것이다. 그런데 오은영의 분석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금쪽이를 바라봤던 관점을 180도 뒤집어 버렸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왜 욕을 하는지 생각해보자고 운을 띄웠다. 정답은 '불편할 때'였다. 금쪽이는 몸이나 마음이 불편할 때마다 욕을 했다. 가령, 신발에 모래가 들어갔거나 병원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처럼 말이다. 상황을 복기하면 이렇다. 주사 맞기가 겁났던 금쪽이는 마음을 안정시키려 잠시 누워 있었는데, 엄마 눈에는 예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가 다그치자 금쪽이는 청개구리가 됐다.
동생과 놀아줄 때도 간혹 위험한 행동을 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동생을 잘 돌보고 있었다. 다들 금쪽이가 지시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은영은 가이드라인을 정해 안전하게 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식탐은 왜일까. 그건 엄마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엄마와 다투면 마음이 불편했기에 그 감정을 달래려고 먹는 것에 의지했던 것이다. 이제 초점은 엄마에게로 모아졌다.
엄마는 금쪽이와 동생을 데리고 식당을 방문했다. 자리에 앉은 금쪽이가 "휴대폰 하고 싶다"는 말을 했을 뿐인데, 엄마는 마치 금쪽이가 휴대폰을 한 것처럼 혼을 내고 잔소리를 했다. 그 장면을 본 오은영은 엄마가 '순종'과 '고분고분'이 너무나중요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단호히 말하는 엄마 때문에 금쪽이는 기분이 나빠졌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를 다시 꾸짖기 시작했다.
한편, 금쪽이는 아빠 앞에선 애교쟁이였다. 휴대폰을 끄라는 지시도 군소리 없이 따랐다. 아빠와는 대화도 잘 나눴고, 장난을 치며 재미있게 놀았다. 엄마를 대할 때와 전혀 딴판이었다. 엄마는 마냥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들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싫다"는 말까지 뱉게 될 정도로 서로 사이가 멀어졌다고 했다. 아빠는 엄마가 아이를 싫어해서 이렇게 된 건 아닐까 걱정을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엄마는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사람이었다. 규범을 중시하고, 계획적이며 조직적이었다. 반면, 금쪽이는 창의적이고 틀에 갇히지 않는 예술가 타임이 아이였다. 둘은 완전히 다른 성향의 타입이었다. 순종적이고 모범적인 행동을 중요시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금쪽이를 바라보면 금쪽이는 하루종일 문제 투성이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갈등의 원인은 거기에 있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원칙과 질서를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첫 집단생활부터 규칙을 지키는 것에 거부 반응을 갖게 됐을 거라 설명했다. 엄마는 집에서도 '선생님' 같았기 때문에 금쪽이 입장에서 선생님과의 관계가 어려웠던 것이다. 선생님의 말투에서 평소에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떠오르지 않았을까? 금쪽이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엄마랑 사이가 많이 안 좋아?"
"엄마가 없어도 될 만큼요. (동생과) 차별하는 거 같아요. 지난번에 심하게 혼나을 때, 동생한테 오염된다고 멀리 떨어지라고 한 적도 있어요. (저를) 병균 취급했어요. 충격적어서 엄마랑 그때부터 사이가 진짜 안 좋아졌어요."
오은영이 제시한 '지중해식 육아'
오은영은 남극 같은 엄마와 열대지방 같은 금쪽이를 위해 금쪽처방으로 따스한 '지중해식 육아'를 제시했다. 핵심은 '선 감정, 후 설명'이었다. 먼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감정이 진정이 된 후훈육을 하라는 것이었다. 또, 논리적 대화를 하기보다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고, 작은 일은 작게 다루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동생과 비교했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