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 스틸 이미지
Netflix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자 배우 천우희, 류준열, 박정민, 문정희, 박해준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던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이 되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18년부터 연재되어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재림 감독과 이현지, 송수림 작가의 각색을 더했다.
<더 에이트 쇼>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대성공을 전후로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생존게임' 포맷 열풍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작품이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에게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설정이나 서로 번호로만 호칭하는 것은 <오징어게임>, 시청자들이 볼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은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를, 층마다 상황이 다르거나 배송구로 음식을 내려보내야 아래층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스페인 영화 <더 플랫폼>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더 에이트 쇼>는 이들보다 더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자극을 선사한다.
화장실도, 창문도 없고, 난방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출연자들은 버티는 시간만큼 돈을 벌게 된다. 대신 휴지, 이불, 쓰레기통, 심지어 변기까지 생존에 필요한 모든 물건들은 시중 가격의 100배를 내야 구매할 수 있다. 8층으로 구성된 건물의 곳곳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출연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이든 하면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처음엔 모든 게 평화로웠다. 출연자들은 음식을 층별로 나눠먹기로 하고, 팀을 나눠 이틀에 한 번씩 계단을 오르내리며 돈을 벌어들인다. 몸이 불편해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맨 아래층 사람 대신, 다른 사람들이 자진해서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맨 아래층은 대신 위층의 쓰레기들을 방에 보관해 준다. 밀폐된 공간에서 형성된 작은 사회는 잠시나마 인간적인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이런 생존게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사람들은 서로 배신하고 갈등하며, 쇼의 규칙은 가혹하게 변해간다.
계급 간 격차와 착취를 보여주는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