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8일 오전 10시 33분]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 MBC본부가 'MBC판 블랙리스트' 문건을 8일 폭로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을 최근 입수했다고 밝혔다. 2013년 7월은 김장겸 현 MBC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다.

노조가 확보한 문건은 총 두 건으로 '카메라 기자 성향 분석표'(아래 사진)와 '요주의 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이중 카메라 기자 성향 분석표는 '충성도'에 따라 자사 카메라 기자 65명을 총 4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MBC 내부에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가 8일 폭로한 자료에 따르면 MBC 사측은 '카메라 기자 성향 분석표'를 만들어 카메라 기자들을 4등급으로 분류한 뒤, 승진에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내부에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언론노조 MBC 본부가 8일 폭로한 자료에 따르면, MBC 사측은 '카메라 기자 성향 분석표'를 만들어 카메라 기자들을 4등급으로 분류한 뒤, 승진에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언론노조MBC본부


☆☆ (6명): 회사의 정책에 충성도를 갖고 있고 향후 보도영상 구조 개선과 관련(영상취재 PD 등 구조 관련) 합리적 개선안 관련 마인드를 갖고 있는 이들

○ (19명): 회사의 정책에 순응도는 높지만 기존의 카메라기자 시스템의 고수만을 내세우 는 등 구체적 마인드를 갖고 있지 못한 이들

△ (28명): 언론노조 영향력에 있는 회색분자들

X (12명): 지난 파업의 주동 계층으로 현 체제 붕괴를 원하는 이들

'요주의 인물 성향' 문서에는 카메라 기자들의 개인 성향과 출신, 파업 여부, 노조와의 친소 관계 등이 담겼다. 또한 개별 카메라 기자들의 이름 옆에 '게으른 인물' '영향력 제로' '존재감 없음' '이용 가치가 있는 인물' '변절할 인물' 등의 평가가 기재되어 있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 블랙리스트 문건이 인사와 승진 등에서도 폭넓게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2013년 이 문건이 작성됐을 당시와 지금 카메라 기자들을 비교해봤을 때, 실제 부서배치와 승진 등 인사 조치의 대부분이 이 블랙리스트에 따라 이뤄졌다는 게 근거다. 이들 중 X 등급으로 분류된 기자들 12명은 2017년 현재 대부분이 보도국 외부로 쫓겨나거나 승진 심사에서 탈락했다. 반면 ☆☆ 등급에 해당하는 카메라 기자들은 현재 정치나 사회부 등 주요 영상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7일 오후 'MBC판 블랙리스트' 관련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진상조사단은 카메라 기자만이 아닌 전 직군에 거쳐 블랙리스트 증거를 수집한 후, 이를 작성·악용한 경영진과 간부들을 추적하고 고발해 재판을 받게 할 계획이다.

한편, 오늘(8일) 오전 MBC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MBC판 블랙리스트'의 실체에 대해 추가적인 경위와 입장을 취재진들 앞에서 밝힐 예정이다.

이에 대해 MBC 보도본부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체불명의 문건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언론노조 MBC본부의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문건은 "회사의 경영진은 물론 보도본부 간부 그 누구도 본 적도 없는 문건"인 "유령 문건"으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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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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