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전 '역시 지단' 6일 새벽(한국시간) 뮌헨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4강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은 지단이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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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나 정신력 모두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축구를 완성시키는 것은 역시 기술이다. 세계적인 골잡이 티에리 앙리가 이를 잘 보여주었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각) 뮌헨 월드컵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6 독일월드컵 준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넘보게 되었다.

앙리의 황금 오른발

32분 세계 최고의 골잡이라 일컫는 티에리 앙리는 말루다의 왼발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지단의 오른발 슛으로 경기는 끝났다. 싱거운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도 축구였다.

앙리는 말루다가 밀어준 공을 받아 단 두 번의 터치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오른발로 공을 받아놓고 발 바깥쪽을 이용해 달라붙는 카르발류를 따돌린 것. 이 순간 수비수 카르발류의 왼발이 앙리의 발목을 걸어 넘어뜨렸다. 함께 넘어진 카르발류는 호르헤 라리온다(우루과이) 주심을 쳐다보며 손사래를 쳤지만 앙리의 놀라운 기술에 이미 상황은 끝난 뒤였다.

이렇게 지단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준 포르투갈도 떠오르는 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프랑스 골문 바로 앞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려고 했지만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심판의 눈을 속이려는 헛동작일 뿐이었다. 그 차이는 1-0의 차이만큼이나 큰 것이었다.

포르투갈에도 기술을 발휘할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특급 미드필더 데쿠(유효슛 2회)를 비롯해 프랑스 문지기 바르테즈를 위협할 만한 유효 슛을 모두 다섯 차례 시도했지만 끝내 '수탉'들이 지키는 골문을 열지 못했다.

77분 호날두의 위력적인 프리킥과 곧바로 이어진 피구의 이마 밀어넣기 시도도 무위로 끝났다. 게다가 후반전 추가 시간에 발렌트가 왼쪽 끝줄에서 넘겨준 크로스 상황에서는 달려 들어가는 공격수가 아무도 없었다.

축구는 열정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듯 라리온다 주심의 종료 휘슬은 94분에 크게 울렸다. '늙은 수탉'이라고 놀림받던 프랑스 선수들은 월요일 새벽 당당하게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 2006 독일월드컵 준결승 두 번째 경기 결과

★ 프랑스 1-0 포르투갈 [득점 : 지네딘 지단PK]

◎ 프랑스 선수들
FW : 앙리(85분↔사아)
MF : 말루다(69분↔윌토르), 지단, 비에라, 마켈렐레, 리베리(72분↔고부)
DF : 아비달, 갈라스, 튀랑, 사뇰
GK : 바르테즈

◎ 포르투갈 선수들
FW : 파울레타(68분↔시망 사브로자)
MF : 호날두, 마니시, 코스티냐(75분↔포스티가), 데쿠, 피구
DF : 발렌트, 카르발류, 메이라, 미겔(62분↔페헤이라)
GK : 히카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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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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