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는 40여 년 가까이 스웨덴을 이겨보지 못했다. 이번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 징크스를 깨나 싶었지만 종료 직전 라르손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처럼 축구에서 '되풀이 되는 기록'이란 무섭다.이탈리아는 5일 새벽 4시(이하 한국 시각) 독일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경기장에서 펼쳐진 2006 독일 월드컵 독일과의 4강전에서 연장 후반 14분과 16분에 터진 그로소와 델 피에로의 연속골로 2-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양팀 선발 라인업
ⓒ 김정혁

관련사진보기


이탈리아는 이번 승리로 월드컵에서 독일에 패하지 않는 기록을 이어간 반면, 독일은 71년간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경기장에서 대표팀이 져본 적이 없는 기록이 깨졌다.도르트문트는 약속의 땅!= 독일은 지난 1935년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이후 독일 도르트문트 경기장에서 벌어진 A매치에서 14경기 연속 무패(13승)을 기록했다. 또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루디 푈러 감독이 이 경기장에서 우크라이나에 4-1로 이겨 월드컵행 열차에 올라 결승까지 오르기도 했다.한마디로 도르트문트는 독일 축구 대표팀에 기회의 땅이었던 셈이었다.
 82년 스페인 월드컵 결승에서 이탈리아가 독일에 3-1 승리
ⓒ FIFAworldcup.com

관련사진보기

월드컵에선 독일에 지지 않아!= 이탈리아는 월드컵에서 62, 70, 78, 82년 등 모두 네 차례 독일과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이탈리아가 2승2무로 절대적인 우세다. 62년 칠레 월드컵 예선에서는 0-0 무승부를 거뒀고, 70년 멕시코 월드컵 준결승에서는 이탈리아가 4-3으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양팀은 0-0 무승부를 거뒀고, 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선 결승에서 만나 이탈리아가 3-1 완승을 거뒀다. 또 독일이 도르트문트에서 71년간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듯이, 이탈리아 리피 감독도 독일 도르트문트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지난 95년 이탈리아 유벤투스 팀을 이끌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치른 UEFA컵 준결승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뒀고 몇 달 뒤 열린 리벤지 매치에서도 3-1 완승을 거둔 것.독일, 도르트문트 무패 신화 깨져
 이탈리아 첫 골 상황. 연장 후반 14분. 델 피에로의 코너킥,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피를로가 그로소에게 땅볼 침투패스 넣어줌. 그로소 논스톱 왼발 슈팅
ⓒ 김정혁

관련사진보기

5일 이탈리아는 연장 후반까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부차기에서 결과가 결정되는 듯 보였다. 이탈리아로서는 승부차기가 절대 달가울 리 없었다. 독일은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4번 모두 승리한 반면, 이탈리아는 3번 모두 패했다. 특히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로베르토 바지오의 실축은 이탈리아인들에겐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이 사실을 알고 있는 이탈리아 선수들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까지 골을 넣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였을까. 연장 후반 종료 2분 전 극적인 선취골이 그로소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왼쪽 윙백으로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인 그로소는 델 피에로의 코너킥을 이어받은 피를로가 절묘한 땅볼 침투패스를 자신에게 찔러주자, 논스톱으로 왼발슛을 날렸다.
 이탈리아 추가골 상황. 연장 후반 16분 질라르디노가 드리블 돌파 후 뒤에서 침투하는 델 피에로에게 연결, 델 피에로 오른발 감아차는 슈팅으로 골 성공
ⓒ 김정혁

관련사진보기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독일 오른쪽 골 네트를 뒤흔들었다.뜻밖의 실점에 당황한 독일은 파상 공세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탈리아에 역습을 허용하며 델 피에로에게 추가골마저 내줘 추격의지가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이탈리아의 2-0 승리. 눈 깜짝할 사이에 승부가 결정난 것이다.이탈리아는 독일을 꺾으면서 월드컵 대독일전 승리 행진을 계속 이어간 반면, 독일은 '약속의 땅' 도르트문트에서 이탈리아에 0-2로 패해 도르트문트 무패 신화가 무너져 버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