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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소주' 영상 삭제 이어 <돌발영상> 팀 개편도 논란

[민간방송사, YTN 잔혹기⑧] 프리랜서 작가가 제작 담당... "핵심업무서 PD 배제된 것"

등록 2024.05.17 15:33수정 2024.05.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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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2월 YTN의 대주주가 유진기업으로 바뀌면서 수십년간 이어져온 YTN의 공적소유 체제는 막을 내렸다. 유진 측은 과거 대량 해직사태 주범인 김백 사장을 임명했다. '민영방송 YTN 잔혹기'는 김백 사장 이후 YTN의 모습을 생생히 기록한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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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후 삭제된 윤 대통령 소주 발언 관련 YTN 돌발영상 ⓒ YTN

  
윤석열 대통령의 '소주' 발언을 담았다 삭제돼 논란이 된 YTN <돌발영상>과 관련해 기존에 제작 PD가 맡았던 영상 구성과 자막 등 업무를 프리랜서 작가가 맡게 돼 우려가 나온다. YTN 구성원이 제작 핵심 업무에서 배제돼 윗선 개입이 용이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돌발영상 핵심 업무, 제작PD에서 작가로 이전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YTN 보도제작국은 이번주 돌발영상 전담 작가를 신규 채용했다. 지난 16일부터 출근한 전담 작가는 앞으로 돌발영상 구성과 자막, 기사 작성 등 영상 구성에 필요한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전까지 돌발영상은 PD 4명, 2개 팀(팀당 2명)에서 제작했지만, 앞으로는 작가 1명, PD 2명 체제로 바뀌었다. PD는 작가의 구성안대로 영상을 편집하는 편집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를 놓고 YTN 구성원들은 제작PD들이 핵심 업무에서 배제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도제작국 사정에 밝은 YTN 한 관계자는 "영상 편집을 담당하는 PD가 있기는 하지만 돌발영상 제작의 주요 역할을 작가가 맡게 되는 것"이라며 "돌발영상 제작의 핵심 업무에서 YTN 구성원이 배제되는 건 처음 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 B씨는 "프리랜서 작가가 돌발영상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데, 고용 형태상 취약한 위치이고 윗선 개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면서 "구성원들은 돌발영상 제작이 윗선의 영향력이 미치는 구조로 바뀌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YTN 사측은 "(구성원들을 핵심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만을 밝혔다. 

김백 취임 후 돌발영상 '불방'만 두 차례... "상상 못할 일"

김백 사장 취임 후 <돌발영상>은 시련기를 맞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돌발영상이 YTN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비공개 전환)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행보'라며 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되겠나"고 발언한 내용을 담은 돌발영상이었다. 당일 오후 4시쯤 영상제작팀장의 비공개 지시가 내려왔고, 담당 PD들은 명확한 사유를 듣지 못한 채 영상을 비공개 전환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부 비판 발언이 담긴 돌발영상이 방송되지 못하는 등 '김백 체제' 한 달 반 만에 돌발영상은 두 차례 불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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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후 삭제된 윤 대통령 소주 발언 관련 YTN 돌발영상 ⓒ YTN

 

추후 돌발영상 제작팀에는 '돌발영상 쇼츠와 썸네일을 이미지 파일로 변환해 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삭제된 돌발영상 섬네일에는 대통령 옆에 소주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에 따른 조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는 지난 16일 성명에서 "YTN 방송편성규약 위반은 물론 방송법까지 위반한 것으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면서 "해당 돌발영상은 데스킹 과정에서 수정되거나 불방 결정된 것이 아니라, 방송되고 나서 삭제됐다, 이번 건은 YTN 내부가 아닌, 외부의 누군가가 뒤늦게 보고 불쾌해 문제 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돌발영상 쇼츠와 섬네일을 이미지로 보고하라는 지시와 관련해 YTN 지부는 "바로 옆에서 작업하는 데 직접 보면 될 것을 굳이 이미지 파일로 요구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군사 독재 시절 검열이 2024년 YTN에서 자행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YTN 구성원 C씨는 "사측이 구성원과 아무런 상의 없이 돌발영상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고 주요 업무에서 구성원도 배제된 것인데, 언론인 입장에서 모욕적인 일"이라면서 "오랜 기간 YTN에 있었지만,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YTN 사측은 "썸네일에서 라인야후 사태로 인한 한일 관계 문제를 다루면서 본질과 무관한 대통령 소주 발언과 소주병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 내부 논의 결과 옳은 지적이라고 판단했으며 이미 방송이 완료된 상황이었기에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돌발영상 비공개 처리 등과 관련한 어떠한 압력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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