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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베일 벗은 '최강야구', 올해도 통할까

[리뷰] JTBC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

24.04.30 16:59최종업데이트24.04.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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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 2가 최강야구의 탄생과 성장이었다면, 2024시즌의 콘셉트는 '압도'다. 사상 최강의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했고, 그 완성을 볼 수 있는 올해의 콘셉트는 (상대를) 압도하고 완전제패하는 것이다. 올해도 목표승률은 7할이다. 우리가 누군지, 몬스터즈가 어떤 팀인지 '와, 진짜 무섭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시즌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강 몬스터즈의 2024년 라인업이 베일을 벗었다. 4월 29일 방송된 JTBC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 79회에서는 스토브리그를 마친 몬스터즈의 새로운 선수단, 제작진이 발표한 2024시즌의 목표, 그리고 장충고와의 시즌 개막전이 그려졌다.
 
스토브리그를 거치며 최강 몬스터즈는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코치로 임명된 오주원 한 명만을 제외하면 기존 선수단은 방출없이 모두 2024시즌 재계약이 확정됐다. 성적만 놓고봤을 때 유력한 방출후보로 꼽히던 이홍구, 정의윤, 유희관, 선성권, 송승준, 장원삼 등에게 모두 1년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트라이아웃을 거쳐 발탁된 신규 멤버들의 정체도 드디어 공개됐다. 이미 누리꾼들의 스포일러를 통해 알려진대로 더스틴 니퍼트(전 두산 베어스)가 최강 몬스터즈 사상 최초의 외국인 투수로 합류가 확정됐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 레전드로 꼽히는 니퍼트는 두산과 KT에서 선수생활을 보내며 외인으로는 리그 최초로 100승(통산 102승)을 돌파했다.
 
이미 한국문화에도 완벽히 정착한 니퍼트는 외국인임에도 벌써 몬스터즈 멤버들에게 나이와 서열 순으로 확실히 기강을 잡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투수조 막내인 선성권에게 손짓 한번으로 자리를 비킬 것을 요구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이는가 하면, 불과 1살 동생인 정근우가 반말로 말을 거자마자 곧바로 한국말로 "내가 형이야"라고 강조하며 정근우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설마 꼰대는 아니죠?"라고 질문하는 제작진에게 니퍼트는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꼰대 맞다"고 응수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니퍼트는 서툴지만 한국어로"선수로 다시와서 너무 행복하다. 몸을 잘 만들어서 투수로서 잘할 수 있다"고 입단 소감을 전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니퍼트와 함께 트라이아웃을 거쳐 새롭게 입단한 선수로는 투수 이용헌(성균관대), 포수 고대한(중앙대), 유격수 임상우(단국대), 외야수 국해성(전 롯데)과 윤상혁(중앙대)이 합류했다.
 
지난 시즌에 비정규직 알바생으로 뛰었던 류태웅(동의대)와 문교원(인하대)은 정식선수가 되어 재합류가 확정됐다. 선성권(연천 미라클)은 지난 해에 이어 다시한번 육성선수 신분으로 몬스터즈의 유니폼을 입게됐다.
 
이로서 2024시즌 몬스터즈의 선수단은 총 2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김성근 감독과 이광길 코치, 오세훈 트레이너, 정용검 캐스터와 김선우 해설위원도 변함없이 몬스터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올시즌의 목표는 지난 두 시즌과 마찬가지로 '7할(21승 9패)'로 발표됐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번외 직관경기로 치러진 단국대전 승리를 새 시즌 승률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몬스터즈는 1승을 안은채로 시작하면서 2024시즌 일정은 총 29게임을 소화하게 된다.
 
단장인 장시원 PD는 올시즌의 콘셉트를 '압도'로 제시하며 "지난 두 시즌의 성장을 바탕으로 최강의 야구팀을 만들겠다. 타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몬스터즈가 목표를 달성하면 포상으로 21승은 제주도, 22승은 오키나와, 23승은 괌, 24승은 하와이, 25승은 라스베이거스로 시즌 후에 선수단이 함께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이 돌연 "30승(전승)을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돌발질문을 던졌다. 김 감독은 "나는 프로 감독을 할 때도 시즌을 시작할 때는 항상 전승을 목표로 했다"고 밝히며 " 지난 시즌에 아쉽게 패한 경기가 많았다. 이제 멤버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이기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거니까. 선수들 전체가 그런(전승 도전) 의식 속에서 올해 시즌을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에 장 PD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공감하며 "우리의 목표는 전승이고 압도하는 시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장PD는 정말로 전승을 거둔다면 김성근 감독이 원하는 대로 제안을 들어보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강 몬스터즈의 2024시즌 개막전 첫 상대는 장충고였다. 장 PD는 2023시즌 장충고의 1승 1패로 우열을 가리지못한 것을 두고 '리벤지 매치'로 정의하며 "이번엔 스윕(2연승) 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몬스터즈의 개막전 라인업은 1번부터 정근우(2루수)-최수현(중견수)-박용택(지명타자)-이대호(1루수)-정의윤(좌익수)-김문호(우익수)- 박재욱(포수)-정성훈(3루수)-임상우(유격수)로 정해졌다. 선발에는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대은이 낙점됐다. 마침 장충고와의 개막전 날, 정의윤은 쌍둥이 아이를 얻는 경사를 누리며 다소 늦게 경기장에 합류했다.
 
장충고는 195cm의 압도적인 피지컬에 150km대의 광속구를 자랑하는 2학년 문서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문서준은 1회부터 첫 타자 정근우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실점위기에서 몬스터즈의 중심타선인 박용택과 이대호를 모두 정면승부 끝에 범타로 돌려세우며 강한을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몬스터즈는 2회 박재욱의 안타와 정성훈의 땅볼 때 장충고의 실책으로 다시 2사 1,3루의 기회를 잡았다.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고 첫 데뷔전에서 선발출장한 임상우가 센터 라인을 가르는 적시타를 뽑아내며 첫 안타와 타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임상우는 1-0으로 앞서가던 4회초 장충고의 공격에서는 1사 1.2루의 위기에서 안정적인 병살플레이를 만들어내며 수비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4회말 2사 1.2루의 찬스에서 장충고의 두 번째 투수 손민서에게 안타성 타구를 때려냈으나 장충고의 호수비에 막혀 추가 타점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몬스터즈 선발 이대은은 4회 심판의 볼 판정에 잠시 흔들리며 위기를 맞이했기도 했으나 에이스답게 삼진 5개를 뽑아내며 4이닝까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김성근 감독은 이대은의 투구수를 확인하고 불펜 가동을 준비시키며 오랜만에 좌완 장원삼의 등판을 예고했다.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최강야구>는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정통 리얼리티 야구 예능을 표방하며, 재미와 메시지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 속에서 순항중이다. 시청률 조시가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이번주 방송은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3.6%. 2049 타깃 시청률 2.0%로 모두 동시간대 1위를 기록,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입증하고 있다.
 
몬스터즈는 올시즌을 앞두고 니퍼트와 국해성, 임상우, 고대한 등 은퇴한 프로와 아마추어 유망주를 잇달아 보강하며 지난 시즌부터 전력이 더욱 두터워졌다. 류현인, 윤준호, 황영묵, 정현수 등 프로 지명 선수들을 잇달아 배출한 몬스터즈에서 올시즌에는 또 어떤 새로운 영건들이 스타로 등장할지도 관심사다.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는 니퍼트는 은퇴한지 6년이 지났고 4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로, 기존의 에이스인 이대은-신재영을 제치고 몬스터즈의 올시즌 에이스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음회 예고편에서는 니퍼트의 몬스터즈 데뷔전을 예고하며 전광판에서 148km라는 역대 몬스터저 투수 최고 구속을 기록한 모습을 알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제작진이 공개한 스토브리그에서의 행보는 평가가 엇갈린다.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방송 제작진이 야구단 프런트의 역할까지 겸하다보니 실제 프로야구단이라면 철저히 냉정하게 결정되었을 선수단 개편과 정리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도자 업무에 전념하가 위하여 스스로 하차한 오주원을 제외하고 방출자는 단 한명도 나오지않 았다. 장시원 PD의 표현대로 "세월이 최대의 적"인 몬스터즈인데, 이미 은퇴한 노장들은 1살을 더 먹었다.
 
지난주 방송된 첫 회에서 신재영, 정의윤, 이홍구 등을 대상으로 한 제작진의 방출통보를 가장한 '몰래카메라'는 굳이 불필요했다는 지적이 많다. 성적상 방출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후보들에게 어느 정도 경각심을 주려던 의도도 있겠지만, 이미 현역 시절 프로야구단에서 방출의 아픔을 실제로 경험했던 선수들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장난을 친 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국 나간 선수는 없는데 새로운 선수들은 무려 6명이나 합류하면서 선수단 규모는 지나치게 방만해졌다.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우, 원소속팀 일정과 겹쳐서 종종 몬스터즈 경기에 결장해야하는 경우가 있고, 프로 지명으로 하차하는 경우까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전문 3루수는 최고참급인 정성훈 한 명뿐인 반면, 포수와 유격수는 각 3명, 외야수는 무려 7명에 이른다. 투수진 역시 믿을만한 투수가 우완에 편중되어 있고, 좌완은 정현수와 오주원이 이탈하면서 지난 시즌 그리 중용되지 못했던 유희관과 장원삼만이 남았다. 치러야 할 경기수나 선수단 규모에 비하면 포지션 불균형이 심각하다.
 
김성근 감독의 경기운영이나, 제작진이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하는 연출이 늘어난 것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최강야구> 제작진은 지난해 이승엽 감독이 두산 사령탑으로 떠나고 김성근 감독이 2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로는 사실상 그를 방송 서사의 '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직접 지옥의 펑고와 특타를 진지휘하며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훈련시키고, 베테랑 은퇴 선수들이나 상대팀 감독들조차 깍듯하게 만드는 카리스마 등, 방송은 김성근 감독을 단지 야구 감독을 넘어서 '존경받을만한 스승이자 어른'의 캐릭터로 그려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방송은 김성근 감독의 단점이나 실수, 그로 인하여 몬스터즈가 위기에 몰리게 된 상황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조명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막판에 몬스터즈가 부진에 빠지며 한때 폐지 위기까지 몰린 것은, 김성근 감독 특유의 매번 쓰는 선수만 계속 쓰는 뻔한 투수운용과 경기패턴이 상대팀들에게 완전히 분석당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또한 비시즌에는 공식훈련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비공식훈련을 표방하며 추운 날씨에 선수들을 반강제로 소집해놓고 굳이 훈련의 의미도 크지않고 부상 위험만 높아지는 한겨울 야외 러닝을 무한 반복해서 시키기도 했다. 또한 선수들 고유의 타격이나 투구폼을 김성근 감독의 입맛대로 수정하게 하기도 한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선수들이 여전히 진지하게 야구를 사랑하면서 승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이 매력포인트로 꼽힌다. 하지만 여기에 지나치게 작위적인 연출이나 과도한 비장미, 감성적인 미화 등이 들어가게 되면 오히려 본연의 자연스러운 리얼리티를 훼손하게 될 수도 있다. 올해는 7할승률을 넘어서 내용 면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진정한 <최강야구>를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야망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최강야구 니퍼트 장충고 임상우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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