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 KBO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오심 은폐 논란' 심판들을 중징계했다.
KBO는 19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중 ABS(자동 투구 판정시스템) 판정 관련 실수 및 부적절한 언행으로 리그 공정성을 훼손한 심판 3명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그러면서 "이민호 심판위원과의 계약을 해지한다"라고 발표했다. KBO가 심판에게 해고 징계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이어 "문승훈 심판위원은 규정이 정한 정직 기간 최대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하며, 정직이 종료되면 추가로 인사 조치한다"라며 "추평호 심판은 정직 기간 최대 기간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한다"라고 알렸다.
아울러 "KBO는 이번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해 인사위원회를 개최했고, 이같이 징계를 확정했다"라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 KBO '오심 은폐 논란' 심판들 직무 배제... 인사위 회부).
기계가 '스트라이크' 판정한 공에 '볼' 외친 심판
문승훈 주심은 사건의 발단이 된 14일 경기 3회말 삼성 이재현의 타석에서 NC 투수 이재학의 2구째 직구에 '볼'을 선언했다. 그러나 ABS는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KBO가 올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ABS는 기계가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하고, 인이어를 낀 주심에게 결과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판독 오류'가 생길 때가 아니라면 심판은 ABS의 판정 결과를 따라야 하지만, 문승훈 주심은 다른 판정을 내렸다.
ABS 판정을 확인할 수 있는 더그아웃 태블릿PC를 통해 이재학의 2구째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한 NC는 항의했다.
문승훈 주심을 비롯한 심판 4명은 NC의 항의를 받아들일지 논의했고, 곧이어 이민호 심판 조장은 장내 마이크를 잡고 "(이재학의 2구째가)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하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NC가 항의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시작하기 전에 항의해야 한다"라며 항의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원심인 '볼'을 유지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프로야구 초유의 '오심 은폐' 논란... 심판 '퇴출'
하지만 심판들이 논의 과정에서 나눈 대화가 TV 중계를 통해 전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민호 심판 조장은 문승훈 주심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라"라며 "우리가 빠져나려면 그것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심판들이 잘못된 판단을 기계 오류의 책임으로 은폐하려는 의도로 들렸고,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KBO는 해당 심판들을 즉각 직무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내렸다.
한국프로야구는 처음으로 정규리그에 ABS를 도입하며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심판의 권위와 신뢰가 큰 타격을 입었고, 리그 공정성도 훼손이 불가피하다.
KBO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리그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양 팀 더그아웃에서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기로 하는 등 수습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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