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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출전 결국 독이었나... 반전 기회 놓쳐버린 김민재

하이덴하임 1846과 경기에서 패배... 주 원인 제공해

24.04.07 09:38최종업데이트24.04.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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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만의 선발 복귀는 오히려 최악의 재앙이 됐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모처럼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팀의 충격적인 패배에 본인도 부진을 면치 못하며 앞으로의 주전 경쟁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웠다.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4월 6일(한국시각) 독일 하이덴하임의 포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FC 하이덴하임 1846과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김민재는 선발로 출전하여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민재는 올시즌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독일 바이에른으로 이적한 이후,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국가대표 차출 기간을 제외하면, 리그 22라운드까지는 혹사 논란에 시달릴 정도로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에다가 수비진 추가 보강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자, 결국 겨울 이적시장에서 에릭 다이어를 임대 영입했다.
 
토트넘에서 전력외로 분류되었던 다이어였기에 빅클럽인 바이에른에서는 그저 백업 수비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다이어가 초반 바이에른에서 기대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그가 출전했을 때 팀도 승률이 높아지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독일 언론의 저평가에 시달리던 김민재와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결국 다이어는 23라운드 RB라이프치히전부터 김민재를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평가받았던 김민재와, 잉글랜드 중상위권 팀인 토트넘에서도 주전경쟁에서 밀렸던 다이어의 기막한 대반전이었다. 김민재의 파트너였던 다요 우파메카노 역시 덩달아 벤치로 밀려났다.
 
김민재는 최근 리그 5경기 연속으로 결장했다.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도 기회를 얻지못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김민재가 한 시즌만에 바이에른에서 방출될수 있다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에게도 반전의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바이에른은 지난 3월 31일 도르트문트와의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도르트문트에 0-2로 완패했다. 특히 다이어는 이날 느린 발과 패스 실수를 남발하여 그동안 가려졌던 약점들이 드러났다. 투헬 감독은 이날 패배로 인하여 사실상 리그 우승 경쟁이 끝났음을 인정하며 "1위팀 레버쿠젠의 우승을 미리 축하한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편 도르트문트전 패배의 여파는 김민재의 선발 복귀와도 관련이 있었다. 사실상 리그 우승이 멀어진 바이에른으로서는 이제 유일하게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투헬 감독이 그동안 벤치를 지키던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모처럼 선발로 기용한 의미는, 주전으로서의 복귀라기보다는 사흘 뒤에 열리는 아스널과의 UCL 8강 1차전(4월 10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원정경기를 대비한 '로테이션 테스트'의 성격이 더 짙다.
 
김민재는 오랜만에 출격해 전반까지는 특유의 빌드업 능력을 보여주며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바이에른도 해리 케인과 세르쥬 그나브리의 연속골로 전반에만 2-0으로 앞서며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는듯했다.
 
그러나 후반들어 바이에른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후반 5분과 6분 사이에 내리 두골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고, 34분에는 역전골까지 내주며 거짓말같은 대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세 골 모두 실점 과정에서 김민재의 지분이 있었다는게 더 뼈아팠다.
 
첫 실점 상황에서 김민재가 헤더 경합에서 공이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른 것이 케빈 세사의 만회골로 이어졌다. 또한 2번째와 3번째 실점은 모두 김민재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들을 완벽하게 놓친 데서 비롯했다. 물론 김민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파트너였던 우파메카노 역시 위치선정과 커버플레이에서 최악의 모습만 연발한 것이 김민재의 부담을 더 가중시켰다.
 
라이벌 도르트문트 전 패배에 이어 이번엔 승격팀인 하이덴하임에게 당한 연패는 바이에른에게 치명적이다. 이날 패배로 19승 3무 6패(승점 60)를 기록한 바이에른은 선두 레버쿠젠(24승 4무, 승점 76)과의 승점차이가 16점까지 벌어졌다. 오히려 한 경기를 덜치른 3위 슈투트가르트(승점 57)에게 3점차로 추격당하며 이제는 2위 수성도 장담할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민재에게 내내 박한 평가를 내렸던 독일 언론들은 이번에도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빌트>는 김민재에게 팀내 최저인 평점 6점을 부여했다. 빌트의 평점은 숫자가 작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는 김민재와 센터백으로 콤비를 이룬 우파메카노가 받은 5점보다 더 높으며 바이에른의 베스트11중 6점을 받은 선수는 김민재가 유일했다.
 
경쟁자인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지난 도르트문트전에서 약점을 극명히 드러낸 만큼, 비록 로테이션 출장이라도 김민재가 이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향후 주전경쟁에서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민재 역시 약팀을 상대로도 경기력에서 신뢰를 주지 못하면서 남은 시즌동안 반전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해외진출 이후 가는 곳마다 계속 승승장구를 거듭해왔던 김민재에게는 유난히 가혹한 한 시즌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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