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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바다가 절경인 하도리 해안

[제주올레 21코스 ②] 걷기 여행자에게 주는 자연의 선물

등록 2024.04.08 17:47수정 2024.04.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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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항포 종달리와 하도리 사이의 포구, 둑벌을 쌍아 다리를 건설했다. ⓒ 문운주

 
제주 용항포는 종달리와 하도리 사이에 있는 포구다. 용의 목과 같은 포구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둑방을 막아 해안도로가 건설되었다. 포구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잔잔하고 깨끗한 하도리의 아름다운 해안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달 7일 오전, 종달리의 밭길을 지나 맑고 투명한 호수를 만났다. 흰색과 파란색 물감으로 그려놓은 한 폭의 그림이다.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인다. 발을 담그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오른쪽으로는 흰모래벌판이 길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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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항포 해변 흰 모래 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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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항포 해변 모래밭과 현무암등이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 문운주

     
흰모래밭과 수평선 너머 구름, 듬성듬성 깔린 검은 바위들이 절경이다. '해맞이 해안로' 아래로는 소나무 산책로다. 멀리 우도가 아스라이 보인다. 하도리 아름다운 해안 경관은 여행자에게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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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 포구 일원 돌을 둥글게 쌓아 만든 담들이 신비스럽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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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 하도어촌계 공동 창고와 해녀들 ⓒ 문운주

   
'일출 해안로'를 따라 쪽빛 바다가 끝없이 이어진다. 한 30여 분 걸었을까. 하도 어촌계 공동 창고 앞이다. 포구에는 해녀를 나르는 배인 듯 소형 배가 정박해 있다. 돌로 쌓은 둥근 담들... 원담일까. 


둥글게 쌓아 놓은 모습이 신기하여 가까이 다가갔다. 마을회관 쪽에는 해녀 분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 50여 년 물질을 했다는 할머니, 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찬 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아졌다. 이런 추운 날씨에도 물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여쭤봤더니 일상이다고 웃으신다. "사진 한번 찍으면 안 될까요?", 양해를 구했다. 손사래를 치신다. 멀리 있는 모습만 한 컷 찍었다. '해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걷기를 계속한다. 한 1km 가다 보면 '하도 환해장성'에 이른다. 환해장성은 제주특별자치도 해안선 300여 리(약 120km)에 쌓은 석성이다. 이곳에서 50여 m 떨어진 섬이 '제주토끼섬 문주란 자생지'다. 문주란이 섬 가득히 하얗게 피면, 마치 그 모습이 토끼 같아서 토끼섬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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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당 해녀와 어부의 무사 안녕과 안전한 해산물 채취를 기원하는 당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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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담길 한국 중요농업 유산에 등재 ⓒ 문운주

 
각시당을 거쳐 별방진으로 향한다. 각시당은 해녀와 어부의 무사 안녕과 안전한 해산물 채취를 기원하는 당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우리 민속문화다. 당산제나 토속신앙을 접한 세대에 속하는 나로서는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각시당에서 한 5분 여를 걷다가 해안길을 벗어나 밭담길로 들어선다. 제주 밭담길은 한국 중요 농업유산으로 선정된 곳이다.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토양에서 골라낸 돌로 밭담을 쌓았다. 제주의 돌이 만들어준 소중한 농업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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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방진 1973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 보호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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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방진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1973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 보호 ⓒ 문운주


조선 중중 5년에 장림 목사가 왜선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을 쌓고, 김녕방호소를 이곳으로 옮겨 별방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현재의 성둘레는 950m, 남쪽이 높고 북쪽의 낮은 지형을 이용해 쌓았다.  별방진은 1973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1994~2006 년경 둘레 약 1km 중 65%인 650m를 보원했다. 현재 미복원 된 남서쪽 부근의 옛 흔적 등을 볼 수 있다. 웰컴투 드라마 촬영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별방진을 지나 올레길 걷기 여행의 종점(시작점)으로 향한다.


아침 9시에 출발한 제주올레 21코스 걷기 여행, 해녀박물관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4시다. 세화포구를 둘러보는 것으로 오늘 여정을 마무리했다. 소요시간 8시간에 2만 5천 보를 걸었다. 쉬며, 놀며, 걷기 여행은 건강과 즐거움을 준다.

주요 지리정보

#제주도 #별방진 #올레21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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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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