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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강도 낮아지는 우중타설 등 부실공사 제보 쏟아져"

건설노조, 부실공사119 신고센터 운영 현황 발표... '숙련공 양성' 등 대책 제시

등록 2024.04.04 09:22수정 2024.04.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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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6일 한 건설 현장의 우중타설. ⓒ 건설노조

 
"이전에는 집값 떨어질까봐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잇따른 부실공사 재해가 이어지면서 안전이 프리미엄이 됐다. 어떻게든 자신들의 삶터가 튼튼한 건축물이길 바라며, 눈‧비가 올 때마다 공사장을 찾아 상황을 확인하러 가는 경향이 많아졌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카카오톡 열린대화(오픈채팅)방과 휴대전화를 통해 운영했던 '부실공사119 신고센터'에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가 부실공사를 고발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는 4일 낸 자료를 통해, 건설노조가 2023년 9월부터 운영했던 신고센터에 현재까지 전국 49건의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제 제보 가운데 31건은 건설노동자, 18건은 입주예정자이거나 거주민이 했다.

고발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이 우중타설이었다. 비가 오는 데도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특히 시멘트를 넣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우중타설은 콘크리트 강도가 낮아져서 못하도록 돼 있다.

건설노조는 "우중타설시 입주예정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건물 인허가권자인 지자체였지만, 당장 어느 부서에 가서 누굴 찾아야 할지부터 막막했다"라며 "설사 민원을 넣어도 이렇다 할 답변을 듣긴 어려웠다. 입주예정자들은 답답한 마음에 '부실공사 119'를 찾아왔다"라고 전했다.

부실공사119를 통해 들어온 제보는 주로 서울 송파‧구로, 대구 수성, 강원 강릉, 경기 평택‧파주‧화성‧수원, 경북 포항‧경산, 대전 중구, 제주 서귀포, 부산 강서‧진구, 전북 남원에 있는 아파트‧지방도로 공사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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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9일, 한 건설 현장의 우중타설. ⓒ 건설노조

 
건설노동자 대상 '안전 설문조사' 결과 발표

건설노조는 지난 1월 건설노동자 2654명을 대상으로 했던 '안전 설문조사' 결과도 이날 함께 발표했다.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들은 윤석열 정권 이후 현장에 일하러 오는 노동자들 가운데 '100%가 불법도급'이라는 응답은 36.7%, '70% 이상 불법도급'이라는 응답은 35.1%로 나타났다고 했다. 불법도급, 최저가낙찰제 등이 맞물려 건설현장 노동강도가 세졌다는 63.7%, 건설경기 침체기 노조탄압이 겹치면서 건설현장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50.9%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실공사 근절을 위해서는 불법도급 근절, 최저가낙찰제 폐지를 통한 적정 공사비용, 적정 공사기간 보장, 건설사 관리감독 강화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튼튼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 숙련공이 70% 이상 투입돼야 한다고 보는 건설노동자가 79.1%에 달했다. 반면 윤석열 정권 이후 숙련공의 고용 상태가 불안하다는 응답은 88.6%였다"라고 했다.

이어 "숙련공은 도면을 이해하고, 안전시공을 인지하며, 팀원 및 사측과 소통이 원활한 노동자들이다. 반면 최근 건설현장에선 기능도가 높은 노동자보단, 장시간 시키면 시키는대로 일할 노동자를 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건설노조는 "2024년 현재 건설사 수는 건설노조 조합원수보다 많다. 지난 5년간 2만 개 가까이 늘어 2023년 9월 현재 9만 개를 넘어섰다"라며 "건설현장 착공 면접은 급감하고 있다. 착공면적은 줄고, 이윤을 보아야 할 건설사가 늘었다는 사실은 불법도급으로 이윤을 남기는 페이퍼컴퍼니가 늘었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자체는 건설현장 노동안전보건 및 품질 관리 주체이자 조례 제정 행정기관이다"라며 "지자체가 법에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부실공사 근절 및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숙련공 양성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건설노조 #우중타설 #부실공사119 #중대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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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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