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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의 홀로서기, 르노의 변신 "새롭고 담대한 도전 시작"

[현장] 르노코리아, 이름-엠블럼 바꾸고 새출발... "인간중심의 전동화 기술 선보일 것"

등록 2024.04.03 18:49수정 2024.04.0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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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대표이사 스테판 드블레즈)가 3일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르노 성수’에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 전략과 신차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르노코리아' 사명 변경과 함께 공식 엠블럼도 다이아몬드 형상의 ‘로장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 김종철

 
도전. 말 그대로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25년 만이다. 그들 스스로 '새로운 도전'이라고 했다. '르노삼성'에서 '르노코리아'로, '태풍' 엠블럼도 '다이아몬드'로 바뀐다. 125년 역사속 프랑스를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회사인 르노의 한국 시장 '진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옮겨가는 산업의 전환시대에, 현대기아차가 시장을 석권하는 한국에서 르노의 도전은 성공할까. 

3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르노 성수' 매장. 1995년에 지어진 옛 르노삼성의 성수전시장은 완전히 다른 얼굴로 탈바꿈했다. 프랑스 본사 르노 디자인팀이 직접 참여해, 건물 외부뿐 아니라 내부까지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서울 성수는 매우 특별한 곳"이라며 "인간성과 혁신 등 르노의 정체성을 매장 곳곳에서 볼수 있는 르노 최초의 하이브리드 플래그 스토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지난 2000년 삼성과 함께 국내 자동차시장에 첫발을 내딘 르노그룹 역시 일본 닛산자동차 등과의 합병 등 수많은 경영상의 변화를 겪어왔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태풍' 엠블럼을 바탕으로, 초기 중형세단 에스엠(SM)5를 비롯해 준중형(SM3)과 대형세단(SM7) 등을 선보였다. 또 스포츠다목적자동차(SUV)인 엑스엠(XM)3, 큐엠(QM)6 등을 만들었다. 2000년대 초 SM 시리즈는 내구성과 탄탄한 차량 품질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었고, SUV 차량 등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르노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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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의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가 3일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르노 성수’에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 전략과 신차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부산공장은 전 세계 르노공장들 가운데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곳"이라며 "700명 이상 근무하는 용인의 디자인센터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과 인력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불안정한 공급망속에 신차 부재와 전동화 속도에서 경쟁 업체들에게 밀리면서, 르노코리아의 입지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돌파구가 필요했고, 과감한 도전이 준비했다.

새로운 엠블럼과 새로운 이름의 자동차가 필요했다. 회사와 자동차 이름을 바꿨고, 엠블럼도 바꿨다. '르노' 이름을 맨 앞에 내세웠고, 다이아몬드 모양의 '로장주' 엠블럼을 붙였다.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XM3가 대표적이다. 차량 앞쪽에 커다란 새 엠블럼과 함께 글로벌 모델 이름인 '아르카나(Arkana)'가 새겨져 있었다. 대신 국내 시장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은 QM6는 엠블럼만 바꿔 달았다. SM6는 아예 모델명과 엠블럼 모두 그대로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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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는 3일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르노 성수’에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 전략과 신차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가운데)과 함께 아르노 벨로니(Arnaud Belloni) 르노 브랜드 마케팅 총괄 부사장, 질 비달(Gilles Vidal) 르노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오른쪽) 등 프랑스 르노 본사의 주요 임원들도 참석했다. ⓒ 르노코리아

 
이날 한국을 찾은 르노 본사 고위임원들은 '르노'의 브랜드와 가치를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르노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해 온 아르노 벨로니 부사장은 기자들에게 "르노는 무엇인가"라며 되물으며, "인간적이고, 따뜻하고, 현대적인 감성으로 '매일 일상을 함께하는 자동차'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동화 시대로의 전환을 두고 "전 세계 자동차 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대중적인 전기차를 개발한 회사가 르노"라면서 "미국의 테슬라보다 훨씬 앞선 15년 전 부터 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 르노 순수전기차인 세닉 이트로닉스를 두고, "지난 제네바모터쇼에서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고 소개하며 "올 하반기에 공개될 하이브리드 신차에 이어 세닉 등을 통해 르노의 전동화 기술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이름-엠블럼 바꾸고... "인간중심의 전동화 기술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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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의 순수전기차 세닉 E-Tech. 내년에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된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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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의 순수전기차 세닉 E-Tech 내부. ⓒ 김종철

 
르노 전기차 세닉의 디자인을 맡았던 질 비달 르노 디자인 총괄부사장은 "최근 전 세계는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많은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르노 디자인은 인간 중심적인 공감 능력이 뛰어난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디자인은 무엇인가'라며 반문하면서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수 있도록, 특별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닉의 내외관 디자인 등을 설명하면서, '창의적' '혁신적'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비달 부사장은 "디자인에서 전체적인 비율과 소재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디테일'이 차이를 만든다"면서 "세닉의 경우 아주 단순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르노만의 고유한 브랜드 전통을 유지하면서, 좀 더 대담하고 특별한 디테일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르노코리아 향후 브랜드와 신차 투자 전략도 공개됐다. 일렉트로 팝(Electro Pop)'이라 불리는 브랜드 전략은 르노를 대표하는 세 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우선 모터스포츠 에프1(F1) 기술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및 순수전기차 이-테크(E-Tech) 전동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나가고, 르노의 첨단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기술과 소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그램 등이 중심이다.

25년 만의 홀로서기... "새롭고 담대한 도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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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가 3일 서울시 성동구에서 공식 오픈한 플래십 매장 '르노 성수' 내부 모습 ⓒ 김종철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올해 하반기 프랑스의 최신 디자인 감성과 혁신 기술이 담긴 새로운 하이브리드 중형 SUV(프로젝트 오로라 1)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오늘 첫선을 보인 순수 전기차 세닉도 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닉'의 부산공장 생산 여부에 대해, 그는 "부산공장에선 오로라 1, 2 등과 함께 (볼보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 생산이 계획돼 있다"면서 "세닉의 국내 생산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블레즈 사장은 "오는 2026년까지 3년동안 부산공장에 신차 생산 등을 위해 5억유로를 투자할 것"이라며 "향후 추가로 전기차 생산 등을 위해 최대 10억 유로를 투자할 방침이며, 부산시와도 (투자와 관련해)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는 6월에 예정된 부산모빌리티쇼에 프랑스 본사에서 많은 임직원들이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또 르노그룹 차원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위상과 관심이 매우 높다면서, 그는 "새롭고 담대한 도전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르노코리아는 '진짜' 도전에 나섰다. 25년만에 홀로서기다. '르노'라는 브랜드와 새 자동차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쉽지않은 도전이다. 그럼에도 '인간적인 감성과 혁신'을 앞세운 그들의 도전은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올 하반기 새 자동차 '오로라' 프로젝트가 첫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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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의 서울 성동 플래그십 매장. ⓒ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스테판드블레즈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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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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