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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이런 곳 있었어요?"... 팔현습지의 찬란한 봄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구지부, 새봄 팔현습지 찾아 탐방하고 플로깅까지

등록 2024.04.01 11:52수정 2024.04.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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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구지부 회원들이 팔현습지를 찾아 각자 써온 피켓을 들고 팔현습지의 명물인 오래된 왕버들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난 3월 31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아래 건약) 대구지부 소속 회원들과 약대 학생들로 이뤄진 '팔현습지 탐방단'이 금호강 팔현습지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팔현습지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플로깅까지 하면서 팔현습지의 새봄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팔현습지는 새봄을 맞아 그야말로 역동적으로 만개하고 있었다. 습지의 봄 하면 뭐니뭐니해도 연초록으로 물들어가는 각종 버드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빼놓을 수 없다. 버드나무마다 약간 다른 개화시기를 가진 지라 순차적으로 초록으로 물들어가지만 이날은 거의 모든 버드나무들이 초록을 일제히 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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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동하는 팔현습지의 새봄. 아침 떠오르는 태양빛으로 더욱 아름다움을 더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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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으로 물들어가는 팔현습지의 찬란한 봄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연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팔현습지의 찬란한 봄

선버들, 능수버들, 왕버들까지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팔현습지의 봄은 찬란하고 황홀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건약 회원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팔현습지가 이렇게 아름다울줄 몰랐어요", "대구 도심 가까이에 이런 아름다운 습지가 있다니 너무 놀라워요"라고 반응했다.

20여 명으로 이뤄진 탐방팀은 강촌햇살교를 건너 팔현습지의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하천숲을 거닐었다. 또한 팔현습지의 터줏대감이자 이곳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수리부엉이 부부를 만나고 오래된 숲인 왕버들군락지까지 돌아봤다. 그리고 하식애 앞으로 가서는 절벽인 바위산에 붙어서 어렵게 기생하는 '절벽 식물'도 관찰했다.

전날(3월 30일) 내린 많은 비로 강물은 불어나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습지 곳곳엔 물웅덩이가 만들어지고 물이 그득했다. 그 모습은 그대로 한폭의 그림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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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하천숲을 거닐고 있는 건약 회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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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의 찬란한 봄이라는 한폭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 건약 회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금호강이나 거의 모든 강은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새봄을 맞아 약동하는 강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록으로 물들어가며 생명력을 맘껏 발산하는 강과 습지의 아름다움을 팔현습지에서 목격한 것이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들은 먼저 필자가 강 안으로 들어가 꺼내 보여준 민물조개의 모습을 보고 다들 놀라워했다. 강에도 이렇게 큰 조개가 산다는 자체를 신기해했다. 

그러고는 수억 년 전 형성된 금호강 하상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자연 호안 구간을 지나 하천숲으로 들고 하식애 절벽 앞에서 수리부엉이를 목격하고 최소 150년 이상 된 오래된 숲인 왕버들군락지까지 돌아봤다. 그곳에서부터는 곳곳에 떠밀려온 하천 쓰레기들을 주워담는 '플로깅'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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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50년 이상 된 오래돈 왕버들숲에서 플로깅을 진행하는 건약 회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새봄을 맞아 약동하는 초록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 초록을 더욱 맑고 밝게 하는 행위가 더없이 아름다웠다. 쓰레기를 주운 건약 회원들은 왕버들숲에서 함께 외쳤다.


"금호강은 야생동물의 집이다, 금호강 팔현습지 삽질을 멈춰라!"
"지키자 팔현습지!, 함께살자 팔현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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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자 팔현습지! 함께살자 팔현습지! ⓒ 정수근

   
인간과 야생의 진정한 공존을 희망하며

새봄을 맞아 비록 철새들은 많이 떠나가 팔현습지에 약간의 상실감이 없지 않았지만 여백을 연초록빛 찬란한 아름다움이 채워주고 있었다.

수리부엉이까지 다시 한 번씩 만나보고 이날 탐방을 모두 마쳤다. 팔현습지를 처음 찾은 이들은 팔현습지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게 됐을까? 이들은 탐방을 마무리하면서 짧지만 인상적인 소감을 남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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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의 찬란한 봄 속으로! 팔현습지와 하나가 된 건약 회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날 경북대와 계명대 약학대학 학생들도 몇몇 참여했는데 경북대 약대에서 온 한 학생은 "사실 오늘 처음에 온 것도 쓰레기 주우러 한번 가봐야지 약간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왔었는데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오늘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너무 좋고 이 공간이 좀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계명대에 온 학생 또한 "혼자서 텀블러도 들고 소소하게 (환경보호) 활동하다가 이렇게 어른들이 나서서 활동하고 실천하시는 모습 보니까 상당히 자랑스럽고 뿌듯했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참여한 전국 건약 전경림 대표는 다음과 같은 다짐의 말을 남겼다.

"사실 건너편처럼 저렇게 잘 정비돼 있는 곳이 우리가 걷기 좋고 먼지도 덜 묻고 이런 느낌이 있다. 근데 반대쪽인 이곳처럼 이렇게 자연환경이 잘 지켜진 곳은 그대로 지킬 수 있는 환경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생각한다. 그러니 앞으로 집에서도 늘 청원도 하고 이런 소식도 나누고 하는, 그런 활동들도 우리가 각자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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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의 갯수를 세보고 있는 회원들. 딱따구리 아파트 되겟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대해 필자는 팔현습지 탐방 안내자로서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희망'을 말했다.

"환경부가 이번에 새로 내려 하는 길을 저 산지 앞으로 높이 8m에 길이 1.5km의 교량형 보도교로 놓아 저 제방에서부터 동촌유원지까지 연결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저기 우리가 건너온 강촌햇살교를 다시 건너가면 건너편으로 정말 잘 정비된 길이 있고 그 길로 가면 동촌유원지로 갈 수 있다. 그러니 조금만 돌아가면 새로운 길이 굳이 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이런 걸 보고 '지나친 욕심' '인간의 탐욕'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사업을 탐욕의 개발사업이라 하는 거다. 그리고 밤에 이곳에 와서 보면 건너 동촌 쪽은 불야성이다. 아파트 단지이기 때문에 근데 반대편인 이곳은 깜깜하다. 그러니까 여기서 야생동물들이 살 수가 있는 거다.

그래서 강 우안인 오른쪽은 인간의 공간으로, 왼쪽인 좌안은 야생의 공간으로 이렇게 구분하면 인간과 야생이 공존할 수 있다. 산과 강을 단절시키는 새로운 길만 내지 않으면. 그래서 이번 공사를 잘 막아내면 인간과 야생이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모델도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이번 환경부발 토건 삽질 공사를 막는 데 함께해달라. 함께하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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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식애 앞에서 수리부엉이 망원경으로 관찰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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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식애 깊숙한 곳에 앉아 잠을 청하고 있는 수리부엉이 수컷 팔이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금호강팔현습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수리부엉이 #새봄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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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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