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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좌절 딛고, 5년 만에 메달 딴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5G',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

24.03.25 17:26최종업데이트24.03.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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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통산 세 번째 세계선수권 메달을 만든 경기도청 '5G' 선수들. 왼쪽부터 설예지·설예은·김민지·김수지·김은지 선수. ⓒ 세계컬링연맹 제공, Stephen Fisher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5G'(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가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컬링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5일(한국 시간)까지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4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경기도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최종 3위를 기록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출전 포인트 대회를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대표팀이 올림픽 진출에 한 걸음 다가갔다.  

선수들의 '한풀이'였다. 2020년 당시 세계선수권을 코앞에 두고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취소되었던 선수들은 한동안 뛰어난 기량에도 강릉시청 '팀 킴', 춘천시청 '팀 하' 등에 밀려 국가대표에도 선발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4년 만에 다시 나선 세계선수권에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최강 팀' 상대로 분전, 이탈리아에 '복수'까지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른 팀 다운 면모였다. 라운드로빈 첫 경기에서 세계선수권 '스위스 천하'를 달리고 있던 '팀 실바나 티린초니'에 7대 4로 패배하며 첫 단추를 아쉽게 꿰어야 했던 대표팀은 다음 세션에서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스위스전에서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이어 뉴질랜드, 일본, 스코틀랜드, 튀르키예와의 경기에서 다섯 점 차 이상의 완승을 거두며 5연승으로 순항했다. 물론 복병도 있었다. '유럽 최강팀'으로 떠오른 이탈리아의 '팀 스테파냐 콘스탄티니'에게 한 점 차 패배를 당하며 연승가도를 마감한 것.

이탈리아와의 스코어는 9대 10으로 한 점 차. 이탈리아의 일격에도 포기하지 않은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따냈던 스웨덴의 '팀 안나 하셀보리'를 두 점 차 승리로 잡아낸 데 이어, 노르웨이와 미국, 덴마크까지 잡아내며 다시 연승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청은 '홈 팀' 캐나다의 '팀 레이첼 호먼'과의 라운드로빈 최종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썼다. '팀 레이첼 호먼'은 이번 시즌 투어 랭킹 1위를 달린 등, 이번 시즌 '최강 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던 팀. 경기도청은 그런 캐나다를 6대 5로 누르고 라운드로빈 10승 2패를 기록, 3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다시 스웨덴의 '팀 안나 하셀보리'를 만난 대표팀은 6대 3의 스코어로 누르고 메달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4강에서 만난 캐나다의 '팀 레이첼 호먼'이 이번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캐나다에 분전했지만, 9대 7로 아쉽게 패배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갔다. 동메달 결정전의 상대 팀은 이탈리아 '팀 스테파냐 콘스탄티니'. 앞서 라운드로빈에서 패배를 안겼던 팀이기에 긴장되는 승부였다.

하지만 경기도청은 노련했다. 경기도청은 후공권을 짝수 엔드에 쥐는 '엔드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의 공격 기회를 차단했다. 마지막 엔드에는 김은지 스킵의 라스트 샷이 상대 스톤을 더블 테이크아웃하는 예술적인 샷도 나왔다. 경기도청은 최종 스코어 6대 3으로 기분 좋은 동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유례 없는 세계선수권 42연승, 대회 4연패의 기록을 이어왔던 스위스 '팀 실바나 티린초니'의 독주 체제가 깨졌다. 캐나다의 '팀 레이첼 호먼'이 라운드로빈에서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저지한 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 여자 컬링의 '스위스 천하'를 매조지었다.

'막내 서드' 김민지, 세계선수권 두 번째 메달 품었다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낸 경기도청의 (왼쪽부터)설예지·김수지·김민지 선수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Stephen Fisher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막내 서드' 김민지 선수였다. 리드와 세컨드 샷에서는 언니들과 함께 스위핑에 나서고, 스킵 샷에서는 '맏언니' 김은지 선수의 길라잡이 노릇을 했던 김민지 선수는 이번 대회 내내 물오른 샷 감각을 펼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세계선수권 메달을 만들어 냈다.

김민지 선수는 한국 컬링 선수들 중 유일하게 두 개의 세계선수권 메달을 보유한 선수라는 기록도 써냈다. 춘천시청에 속했던 2019년 당시 스킵으로 나서 동메달을 따냈던 김민지는 서드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다시 동메달을 따내며 5년 만에 다시 메달을 품에 안았다.

특히 경기도청으로 합류한 뒤 두 번째 시즌을 보낸 김민지 선수는 이번 시즌 언니들과 함께 한국 최초의 그랜드슬램 우승 기록을 만드는가 하면, 한국 유일의 '멀티 메달리스트'라는 대기록도 달성했다.

선수들은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후 4월 다시 캐나다에서 열리는 그랜드슬램 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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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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