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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전 승리' 현대건설,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여자배구]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세트스코어 3-1 역전승으로 챔프전 직행

24.03.17 09:41최종업데이트24.03.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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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많은 우여곡절 끝에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25-15,26-24,25-19)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현대건설은 1세트 패배를 극복하고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역전극을 연출하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26승10패).

현대건설은 41.55%의 점유율을 책임진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54.24%의 성공률로 35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목디스크로 고전하고 있는 양효진도 블로킹 5개를 포함해 23득점을 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두 번이나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가 시즌이 중단되는 불운을 경험했던 현대건설은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10-2011 시즌 이후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직행의 기쁨을 누렸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최종전 역전승으로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코로나19로 두 번이나 놓친 정규리그 우승

1977년에 창단한 현대건설은 실업배구 시절 10번의 겨울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명문구단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로 여자 실업팀이 차례로 해체됐을 때 현대건설은 한일합섬의 구민정과 SK케미칼의 강혜미, 장소연(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동시에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거물 이적생들과 대형신인 정대영(GS칼텍스 KIXX),한유미로 이어지는 '슈퍼팀'을 결성한 현대건설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겨울리그 5연패를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프로 출범 후 김연경의 흥국생명에 밀려 좀처럼 챔프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2010년 최고의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를 영입하면서 2010-2011 시즌 프로 출범 후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5-2016 시즌에는 17승13패로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한 후 플레이오프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2연승, 챔프전에서는 IBK기업은행 알토스에게 3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를 거두며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5-2016 시즌의 두 번째 우승은 현재까지 현대건설이 차지한 마지막 우승이 됐다. 현대건설은 이도희 감독(SBS 스포츠 해설위원) 시절이던 2019-2020 시즌 27경기에서 20승7패를 기록하며 2위 GS칼텍스에게 승점 1점 차이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즌이 중단됐고 끝내 시즌이 재개되지 못한 채 마무리되면서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우승'이 아닌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렇게 9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기회를 놓친 현대건설은 2020-2021 시즌 튀르키예리그 베스트7에 선정됐던 외국인 선수 헬렌 루소를 거느리고도 2007-2008 시즌에 이어 13년 만에 최하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시즌이 끝나고 이도희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현대건설은 여자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폴란드 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던 강성형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과거 KB손해보험 스타즈를 이끌었던 강성형 감독은 여자팀을 처음 지도한다는 이유로 의심의 시선을 받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대건설은 강성형 감독 부임 첫 시즌 31경기에서 28승3패를 기록하며 사실상 정규리그 1위를 예약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야속한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덮쳤고 현대건설은 2019-2020 시즌에 이어 또 다시 정규리그 1위라는 수식어에 만족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최종전 역전승으로 정규리그 우승 달성
 

현대건설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토종 아웃사이드히터 정지윤(왼쪽)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 한국배구연맹

 
지난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 현대건설은 개막 15연승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독주체제를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페퍼저축은행)의 부상 이탈 이후 흔들리기 시작한 현대건설은 시즌 막판 흥국생명에게 역전을 허용했고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현대건설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리그 3위 도로공사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최종성적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야스민에서 모마로 교체했고 아웃사이드히터 황민경(기업은행)이 FA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아시아쿼터로 태국 국가대표 출신 위파위 시통이 합류했지만 174cm의 위파위가 전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였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4승4패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시즌 초반 주춤하던 위파위가 V리그 적응을 마치면서 현대건설의 도약이 시작됐다.

작년 11월 16일 기업은행전부터 12월 20일 흥국생명전까지 9연승을 기록하며 선두로 올라선 현대건설은 4라운드에서도 전승을 거두며 여유 있는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현대건설은 5라운드 6경기와 6라운드 5경기에서 6승5패로 주춤하면서 외국인 선수 교체 후 상승세를 탄 흥국생명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였다. 그리고  양 팀은 16일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최종전을 통해 정규리그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현대건설은 1세트를 23-25로 내주고 말았다. 한 세트만 더 빼앗기면 최다승 원칙에서 흥국생명에 밀려 정규리그 우승을 내줄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하지만 현대건설은 2세트부터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세트스코어 3-1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던 2015-2016 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밟게 된 것이다.

13년 만에 감격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현대건설의 최종목표는 역시 챔프전 우승이다. 6라운드를 3승3패로 마친 현대건설에게는 이번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뒤진 흥국생명은 물론이고 최근 11경기에서 9승2패를 기록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역시 대단히 부담스러운 상대다. 현대건설은 챔프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부진했던 아웃사이드히터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려 최상의 전력을 꾸릴 수 있도록 철저히 챔프전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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