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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싱가포르 독점 공연, '외교 갈등'으로 번졌다

싱가포르 총리, 보조금 지원 인정... "적대행위 아냐" 항변도

24.03.05 13:55최종업데이트24.03.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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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독점 공연 논란을 보도하는 AP통신 ⓒ AP

 
싱가포르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독점 공연이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5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호주 특별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스위프트와 동남아 독점 공연 계약을 맺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스위프트 측과 동남아에서는 싱가포르에서만 공연하도록 합의했다"라며 "매우 성공적인 협상이었으며, 이를 주변국에 대한 적대 행위라고 여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독점 공연에 주변국들 '불만'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스위프트는 2∼9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한다. 티켓 30만 장은 일찌감치 매진됐으며,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노린 암표 판매와 사기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다.

스위프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몰려든 팬들로 싱가포르 여행 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에 스위프트가 이번 월드투어 중 동남아에서는 싱가포르에서만 공연하기로 하면서 주변국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스위프트의 공연 독점을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공연당 200만∼300만 달러(약 26억7천 만∼40억 원)의 재정을 지원했다고 폭로하며 논란을 촉발했고, 필리핀의 한 국회의원도 "좋은 이웃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고 싱가포르를 비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공연 주최사인 AEG와 협의해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나 동남아 독점 공연 조건 포함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에드윈 통 싱가포르 문화부 장관은 "보조금 규모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로 높지 않다"라며 "스위프트 공연 덕분에 싱가포르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보조금 지급 규모보다 훨씬 크다"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총리 "어디서 공연할지는 스위프트가 결정"

리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몰린 싱가포르 관광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설립한 정부 지금으로 스위프트 측에 재정 지원을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싱가포르가 만약 독점 공연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동남아의 다른 나라가 했을 수도 있다"라면서 "싱가포르에서만 공연할지, 아니면 동남아의 다른 나라에서도 공연할지는 전적으로 스위프트가 결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른 나라로부터 스위프트 독점 공연에 대한 불만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스위프트는 가는 곳마다 엄청난 경제 파급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여행협회는 지난해 북미 지역 팬들이 스위프트 공연을 따라다니며 지불한 호텔, 식사, 쇼핑 비용이 1인당 평균 1300달러(약 173만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고, 이번 동남아 공연을 위해 여러 국가들이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싱가포르가 독점 계약을 따냈다.

싱가포르 CNA방송은 스위프트의 외조부모가 1960년대 싱가포르로 이주했으며, 그의 어머니도 싱가포르에서 자랐던 사실을 전하면서 스위프트와 싱가포르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스위프트도 지난 2일 공연에서 "(가족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싱가포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다"라며 "이곳에서 공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스위프트 싱가포르 동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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