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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 아내가 리조트 쿠폰 넉넉히 받았다"

[이병한 선임기자의 이슈와 사람] 처남댁 강미정씨, 그는 왜 이정섭 검사를 쏘았나 ②

등록 2024.02.28 07:07수정 2024.03.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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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차장검사의 처남댁 강미정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접대 의혹에 대해 여러가지를 밝혔다. 그의 증언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그는 이 내용들을 "검찰에서도 다 진술했다"고 말했다. ⓒ 권우성

 
직무정지 상태인 이정섭 차장검사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중 위장전입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일반인 전과 기록 무단 열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는 혐의는 처남 마약 사건 무마 의혹과 함께 기업 접대 의혹이다. 강미정씨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다른 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의 증언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 강촌 엘리시안 건 말고, 다른 접대 사례도 있는가.

"고모부가 A그룹과는 친하다. 사석에서도 자주 만나는 사이다. C호텔과 거제에 있는 리조트에 초대를 받았던 것도 이와 관련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 거제 리조트는 언제 갔는가.

"첫째 아이만 있을 때도 갔고, 둘째 태어나고 얼마 안돼서도 갔다. 2019년에 리뉴얼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조각 작품과 그림들이 새로 많이 들어왔다고 해서 갔을 때는 사진도 있다."

- 가족들과 놀러 갈 수도 있는데, 그게 접대였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엘리시안 강촌이랑 비슷하다. 체크인은 하는데, 나올 때 결제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리조트 내 푸드코트를 이용할 때에도 쿠폰을 썼다."


- 쿠폰?

"밥도 먹고 안에 있는 여러 시설물도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이더라. 나도 그건 처음 봤다."

- 그 쿠폰을 받았다는 건가.

"그렇다."

- 누가?

"(이정섭 검사의 아내인) 큰 시누이가."

- 누구로부터?

"B 아저씨로부터."

강씨 가족들은 B씨를 '아저씨'로 호칭한다고 했다. B씨는 A그룹 임원으로, 2020년 12월 크리스마스 강촌 엘리시안 접대 의혹 사진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 직접 받는 걸 봤는가.

"그렇다. 푸드코트에서 받았다."

- 쿠폰 양이 어느 정도였나.

"2019년에 2박 3일인가 묵었는데, 다 못 쓰고 왔다."

- 그 자리에 이정섭 검사도 있었나.

"따로 후발대로 왔다."

- 그럼 쿠폰을 받을 때는 이 검사는 없을 때인가.

"그렇다. 그런데 큰 시누이가 '아저씨가 이렇게 주셨어' 하고 고모부한테 자랑을 했다. 너무 감사하다고. 그 자리에는 이 검사 가족과 우리 가족 뿐 아니라 남편의 생부와 어머니, 둘째 시누이도 있었다."

- B씨와 이 검사는 어떤 관계인가.

"굉장히 친한 관계다. 나이 차이가 꽤 있는데도 고모부(이정섭 검사)가 형이라고 부른다."

호텔 칠순잔치와 불꽃놀이 크루즈 티켓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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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1일 C호텔에서 열린 강미정씨 시아버지 칠순 잔치 현장 사진. 이 검사 측은 참석자가 10~20여 명이었고 200여만 원을 계산했다고 했는데, 강미정씨는 참석자가 그보다 훨씬 많았으며 계산서에는 100만 원만 찍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진에 찍힌 인원만 어린 아이까지 포함해 20명인데, 강씨는 사진에 포함되지 않은 테이블도 있다고 했다. 사진 왼쪽 상단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흰색 상의를 입은 사람이 이정섭 검사다. ⓒ 강미정 제공

 
- C호텔 건은 무엇인가.

"그때는 고모부가 결제를 했다. 금액이 작아서 그렇지."

강씨에 따르면, 2018년 4월 21일 C호텔에서 시아버지(생부)의 칠순 잔치가 있었다. 이 검사가 '계산은 사위인 내가 하겠다'고 했고, 식사를 하고 있을 때 호텔 직원이 영수증을 가져와 이 검사에게 주었는데 100만 원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그때 바로 옆자리에 있던 강미정씨가 영수증을 보고 '나중에 저도 이렇게 계산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 그러니까 그날 비용이 100만 원은 터무니 없이 작았다는 건가. 

"그렇다. 전체 비용을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욕심 나는 금액이다."

-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 검사는 참석자가 10~20여명이었고 아내가 200만 원 넘게 결제했다며 황당한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내가 고모부에 대한 악감정이 많지 않다. 그런데 그동안 늘 부인을 했다. 위장전입 말고는 다 아니라고. 근데 시간이 지나 밝혀지는 상황을 보면 내가 했던 말에 거짓은 없었다."

- 그날 참석자가 얼마나 됐나.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8명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10개 정도는 됐던 걸로 기억한다. 다 앉았다면 80명? 그랜드볼룸이었다. 호텔에서 제일 큰, 그리고 뷰도 제일 좋은. 동영상도 있고 단체 사진도 있다. 칠순이었으니까."

- 그때는 B씨를 본 기억은 없는가.

"없다."

- A그룹과 관련해 또 있나. 

"가을에 한강 불꽃놀이 축제를 할 때 보통은 선착순으로 자리배정을 받거나 좀더 편안하게 보고 싶은 사람들은 호텔을 예약해서 보는데, 우리가 받은 티켓은 크루즈를 탈 수 있는 표였다. 밑에 뷔페가 있고, 카페도 있고, 저녁이 되면 선상에 올라가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 언제 받았나?

"매해 받았다. 굉장히 넉넉하게 받은 걸로 알고 있다. 미처 사용하지 못할 것 같은 티켓은 둘째 시누이가 중고 마켓에서 한 장당 50만 원에 판 걸로 알고 있다."

- 누가 받았나.

"나에게 준 것은 큰 시누이다."

- 미정씨가 간 적은 언제인가.

"2019년 10월 5일이다. 남편과 나, 아이 둘, 그리고 큰 시누이와 딸, 그리고 지인들, 한 8명이 갔다."

- 그때 이정섭 검사는 같이 가지 않았나.

"없었다."

- 둘째 시누이가 중고 마켓에서 장당 50만원에 파는 걸 봤는가.

"2020년 남편이, 너랑 나랑 싸우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자신의 잘못을 그냥 덮고 넘어갔다면 올해도 불꽃놀이 갈 수 있었을텐데, 우리 대신 둘째 누나가 받아서 한 장당 50만 원에 팔았다고 이야기했다."

- 그 티켓을 이 검사가 A그룹으로부터 받았다고 보는가.

"왜냐하면 큰 시누이는 현재 주부다. 왜 그에게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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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5일 한강에서 열린 세계불꽃놀이축제에 갔을 때 찍은 거라며 강미정씨가 보내온 사진이다. 당시 아이들을 포함해 8명이 갔는데, 사진의 오른쪽이 강씨이고 왼쪽이 남편이다. 강씨는 이정섭 검사 측이 매년 A 그룹으로부터 임원에게 제공되는 불꽃축제 크루즈 티켓을 넉넉히 받았다고 주장했다. ⓒ 강미정 제공

           
부산 기장 별장과 호텔 프라이빗 풀 의혹

다른 기업은 없느냐는 질문에 강씨는 D기업 E회장의 별장을 이야기했다. D기업은 중견 IT 회사로 올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방문하기도 했다. 강씨는 2019년 6월 자신의 가족 4명, 이 검사 가족 3명, 둘째 시누이, 강씨의 어머니, 총 9명이 부산 기장에 있는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SRT를 타고 갔는데, 회장님이 보내준 기사분이 승합차로 대기하고 있었다. 그 별장이 좋다. 앞에 바다까지 다 보이고. 거기서 사흘간 찬모님이 식사를 차려줬고, 같은 기사님이 승합차로 명소를 데리고 다녔다. 찬모님이 식사를 계속 차려주니 친청 어머니가 미안해서 사례를 얼마 드리려고 했는데, 그분이 회사에서 월급을 많이 받아서 안 주셔도 된다고 했다."

- 리조트나 호텔은 아니고 개인 별장 같은데, 좀 쓰라고 빌려줬을 수도 있지 않은가.

"회사 소유일 거다. 직원들 연수 받고 하는. 그리고 그때 저녁에 회장님이 따로 왔다. 지하에 큰 와인 셀러가 있었는데 추천해주는 와인 가져다가 먹고, 또 비 오는데 소나무 보면서 운치 있게 먹자며 마당에 천막도 쳐주고 그랬다. 따로 저녁도 사주고."

- 비용을 계산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일단 계산하는 걸 못봤고, 거기는 결제하는 곳도 없다. 그냥 다 제공 받은 거다. 그리고 나는 한번 갔지만, 고모부네는 매해 갔다."

- E 회장과 이정섭 검사는 어떤 사이인가.

"회장님은 고모부뿐만 아니라 용인 아버님하고도 친분이 두텁다. 누가 먼저 친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 또 다른 곳도 있는가.

"회원제로 운영되는 F 호텔 수영장의 6인용, 8인용, 12인용 프라이빗 풀은 금액대가 다르다. 성수기가 되면 예약이 극히 힘든데, 큰 시누이는 주에 한두번씩은 갔다."

- 비용을 내고 갔을 수 있지 않은가.

"아니다. 예약 내역을 보면 알 것이다. 나는 날짜를 특정할 수 있고, 그 날짜에 결제 내역이 없을 거다. 한번은 큰 시누이와 친구들이 다 만취해서 내가 대리운전을 불러 보냈다. 거기서 음식과 샴페인을 그 정도 먹으면 수백만 원 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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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 아내가 "즐거운 여행"이라며 자신의 SNS에 올렸던 사진이다. 왼쪽이 이 검사다. 강미정씨는 부산 기장에 있는 D 기업 회장의 별장에 이 검사 부부가 거의 매년 갔는데, 이 사진이 그 별장이라고 말했다. 이 사진은 2022년 5월로 보이는데, 강씨는 2019년에 같이 갔다고 했다. 현재 이 SNS는 폐쇄되어 있다. ⓒ 강미정 제공

 
"검찰에 사진도 내고 날짜 특정도 다 했다"

- 여러가지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접대였다는 물증이 혹시 있는가.

"일단 사진이 있다. 그곳에서 찍었던. 그러면 그때 그곳에 갔던 건 증명이 되고. 그리고 카드 내역을 보면, 서울 거주지인 사람들이 갑자기 그 근방에서 휴게소 들르고 편의점 가고 주유소 간 내역이 있다, 그런데 숙박시설 비용이나 식사 비용이 없다, 그러면 이상한 거 아닌가. 편의점 이용하려고 그곳에 가지는 않았을 테니까.

저쪽 이혼 소송 서류를 받아보니 내가 '과소비했다' 이런 내용이 있길래 너무 억울해서 10년치 카드 내역서와 계좌 거래 내역을 다 뽑아놨다. 휴게소에서 조카들 뭐 사준 내용들이 있더라."

- 그러니까 사진이 있으니 날짜와 참석자가 특정이 되고, 당시 카드 내역 같은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

"그렇다. 내 거는 있으니까, 다른 사람 것도. 만약 정말 적극적으로 수사를 할 거라면, 나도 불렀는데, 그분들은 왜 배제가 돼야 하는가. 나는 전자기기도 내라고 했다. 나에 대해서만 적극 수사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면 공정하게 그 자리에 같이 있던 분들에 대한 조사도 하면 될 것 같다."

- 오늘 말했던 내용을 검찰 조사받을 때도 다 진술했나.

"그렇다."

- 날짜도 특정하고?

"그렇다."

- 증거도 냈는가. 사진 같은 거.

"그렇다."

- 단순 접대였는지, 아니면 검찰이 하는 수사와 관련이 있는지, 혹시 아는 게 있나.

"구체적으로 아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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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받은 티켓은 크루즈를 탈 수 있는 표였다. 밑에 뷔페가 있고, 카페도 있고, 저녁이 되면 선상에 올라가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 권우성

 
이정섭 검사 측, 반론 취재에 응하지 않아

<오마이뉴스>는 인터뷰 이후 26~27일 이틀동안 이정섭 검사 측 반론을 위한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 검사 측은 응하지 않았다. 이 검사는 "변호인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문자만 남기고 기자들의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탄핵심판에서 이 검사를 대리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취재에 응하지 않은 채 문을 닫았으며, 다른 변호사는 "이 사안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 검사의 부인(강미정씨의 큰 시누이)은 기자 신분을 밝히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오마이뉴스>는 보도 이후라도 이 검사 측에서 반론을 해올 경우 반영할 의향이 있음을 밝힌다.

강미정씨 인터뷰 ③편으로 이어집니다 - "남편 휴대전화가 버닝썬 내용이어서 안준다고 했다" ]
#이정섭 #강미정 #탄핵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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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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