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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돌아온 GS,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자배구] 25일 기업은행전 풀타임 활약으로 3-0 승리 견인, GS 4연패 탈출

24.02.26 09:59최종업데이트24.02.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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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안방에서 기업은행을 꺾고 봄 배구의 꿈을 이어갔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25일 서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3,25-19,25-22)으로 승리했다. 5라운드에서 1승5패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게 내주고 봄 배구 진출이 위태로워졌던 GS칼텍스는 6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며 정관장과의 승점 차이를 5점으로 좁혔다(17승14패).

GS칼텍스는 주포 지젤 실바가 60%의 성공률로 28득점을 폭발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토종에이스 강소휘도 1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GS칼텍스 합류 후 두 번째 경기를 치른 아시아쿼터 다린 핀수완도 블로킹 3개와 함께 9득점을 올리며 V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차상현 감독을 기쁘게 했던 선수는 이번 시즌 어깨부상으로 시즌 중반까지 출전하지 못하다가 복귀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안혜진 세터였다.

차상현 감독 특유의 더블세터 시스템
 

GS칼텍스 트레블의 주역이었던 안혜진 세터는 어깨수술을 받으며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 한국배구연맹

 
현역은퇴 후 남자부의 LG화재 그레이터스(현 KB손해보험 스타즈)와 상무배구단에서 코치를 역임한 차상현 감독은 2016년 12월 이선구 감독의 후임으로 GS칼텍스의 감독에 부임했다. 세대교체와 체질개선을 목표로 삼은 차상현 감독은 2017-2018 시즌이 끝난 후 팀의 주전세터로 활약하던 이나연(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을 기업은행의 백업세터였던 이고은(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과 맞트레이드됐다.

당시 이고은은 기업은행에서 2016-2017 시즌 챔프전 우승, 2017-2018 시즌 준우승에 기여했던 떠오르는 젊은 세터였지만 GS칼텍스 이적 후에도 붙박이 주전세터가 되지 못했다. 차상현 감독이 2016년에 입단한 젊은 세터 안혜진과 주전경쟁을 시켰기 때문이다. 이고은과 안혜진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2019-2020 시즌까지 번갈아가며 코트에 투입돼 젊은 선수들이 많은 GS칼텍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2020년 5월에는 이효희 세터(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코치)의 은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로공사가 이고은과 한송희를 데려오고 이원정(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과 유서연을 GS칼텍스에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안혜진으로서는 주전경쟁자 이고은이 떠나면서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할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안혜진 세터에게 의존하지 않고 이원정 세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GS칼텍스의 '트레블'을 견인했다.

GS칼텍스는 2020-2021 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김지원이라는 또 한 명의 유망주 세터가 입단했다. 김지원은 2022년 컵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기대주임을 입증했다. 2021-2022 시즌까지 안혜진과 이원정으로 세터진을 꾸리던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안혜진의 어깨통증으로 김지원 세터가 주전으로 출전하는 경기가 늘었다. 김지원의 잠재력을 확인한 GS칼텍스는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이원정 세터를 흥국생명으로 보냈다.

하지만 작년 7월 안혜진 세터가 어깨수술을 받으면서 GS칼텍스의 세터진에 구멍이 뚫렸다. GS칼텍스는 아시아쿼터를 두 번이나 교체하면서 안혜진 세터의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태국 출신 소라야 폼라는 팀 합류 직전 임신을 했고 필리핀 출신 아이리스 툴레나다는 기량미달이었다. 결국 차상현 감독은 자신의 세터운영 철학과는 다르게 안혜진 세터가 복귀하기 전까지 김지원 세터를 풀타임으로 활용하며 많은 부담을 짊어지게 할 수밖에 없었다. 

복귀 후 첫 풀타임 활약으로 연패탈출 견인
 

GS칼텍스는 안혜진이 복귀하면서 봄 배구를 향한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 GS칼텍스 KIXX

 
안혜진 세터는 강릉여고 시절 지민경, 유서연 등이 이끄는 여고부 최강 선명여고를 꺾고 태백산배 우승과 함께 세터상을 수상하며 2016-2017 시즌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했다. 입단 초기 이나연의 백업으로 활약하던 안혜진 세터는 이고은 세터 가세 후 상대적으로 좋은 신장과 고교 시절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했던 좋은 운동능력을 앞세워 이고은과 함께 출전시간을 나눠 가졌다.

이고은 세터가 팀을 떠난 2020-2021 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은 안혜진 세터는 컵대회와 정규리그, 챔프전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 멤버로 활약했다. 시즌이 끝난 후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된 안혜진 세터는 염혜선 세터(정관장)의 백업으로 활약했다. 특히 한일전에서는 5세트 후반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돼 특유의 까다로운 무회전 서브로 한국이 극적인 역전승을 따내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고질적으로 어깨가 좋지 않았던 안혜진은 지난 시즌 초·중반에는 이원정 세터, 중·후반에는 김지원 세터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는 경우가 늘어났고 결국 작년 7월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당시엔 이번 시즌 복귀가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안혜진 세터는 지난 14일 도로공사전을 통해 코트에 복귀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안혜진 세터 복귀 후에도 3연패를 당하며 정관장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어느덧 정관장과의 승점 차이가 8점으로 벌어진 채 25일 6라운드 첫 경기에서 기업은행을 만난 GS칼텍스는 안혜진 세터가 선발로 출전했다. 그리고 안혜진 세터는 복귀 후 4경기 만에 처음으로 한 번도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고 하나의 서브득점을 포함해 세트당 13.67개의 세트를 성공시키며 GS칼텍스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경기가 잘 풀리면서 안혜진 세터 역시 경쾌한 움직임과 밝은 표정으로 팀을 이끌었다.

최근 팀의부진한 성적 때문에 크게 부각되지 못했지만 GS칼텍스는 안혜진 세터가 복귀하면서 아시아쿼터를 아웃사이드히터 다린 핀수완으로 교체할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정관장과 5점의 승점 차이가 있는 만큼 잔여경기에서 승점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GS칼텍스는 두 시즌 연속 봄 배구가 무산될 수 있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안혜진의 복귀로 인해 시즌 끝까지 봄 배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동기부여가 생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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