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점심이 늘 고민인 요즘, 이렇게 합니다

은퇴 이후 혼자 먹는 게 잦아졌지만... 건강 생각해서 다양한 메뉴로 준비

등록 2024.02.21 17:54수정 2024.02.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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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를 퇴직한 교사다. 그래도 기간제 교사로, 지난 1월 10일까지는 출근을 했기에 점심 걱정이 없었다. 가끔 늦어서 아침을 못 먹어도 학교에 가면 점심에 급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급식이 맛이 없다고 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난 늘 따뜻한 밥과 따뜻한 국을 주는 급식이 고마웠다. 매일 식단도 바꿔주고 집에서 먹지 못하는 다양한 요리를 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퇴직하고 가장 아쉬운 것이 급식을 못 먹는 것이다.


퇴직하고 집에 있기에 요즘 늘 점심을 혼자 먹는다. 가끔 모임이 있어서 외출하면 먹고 오지만, 집에 있을 때는 혼자 먹어야 한다. 습관이란 게 참 무섭다. 늦게 일어나는 날은 두 끼만 먹어도 되는데 오랜 시간 세끼를 먹어서인지 꼭 세끼를 먹게 된다. 꼭 밥으로 세끼를 먹는 건 아니다.

요즘 오른 음식값에 직장인들도 점심 먹는 일이 부담스럽다는 기사를 보았다. 짜장면 한 그릇도 비빔밥 한 그릇도 선뜻 먹을 수 없는 요즘이라고 한다. 혼자서 식당에 밥 먹으러 가는 것도 힘들어서 집에서 종류를 바꾸어서 먹고 있다. 분식을 좋아하기에 주로 분식을 먹지만, 혼자 먹는 점심은 늘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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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아침 식사 아침은 늘 간단하게 빵이나 떡과 커피 한잔이다. 기분에 따라서 믹스 커피나 블랙 커피를 마신다. ⓒ 유영숙

   
아침에는 빵이나 떡을 커피와 마신다. 커피는 기분에 따라서 블랙으로 마시거나 가끔 피곤할 때는 믹스 커피를 마신다. 아침이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 10시든 11시든 처음 먹는 식사는 아침이 된다. 아침에 밥을 먹는 경우는 설날 같은 명절에 가족이 모일 때를 제외하곤 없다. 남편도 평소에 아침을 안 먹기에 주말에도 밥을 먹는 일은 거의 없다. 1년 365일 중 추석과 설날을 제외한 363일은 떡이나 빵, 고구마 같은 간편식이다.

우리 집에는 냉동실에 늘 떡이 있다. 비상식량이라고 할 수 있다. 남편이 내가 빵을 좋아하니 퇴근하며 가끔 빵을 사 온다. 혼자 밥 먹는 내가 걱정되는 모양이다. 어제도 아파트 상가에서 내가 좋아하는 밤 식빵을 사 왔다. 아마 며칠 동안 나의 아침 식사가 될 거다. 나는 빵에 물린 적이 없어서 같은 빵을 며칠 먹어도 싫지 않다.
    
혼자 먹는 점심이지만 메뉴는 매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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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식사 남편이 사온 밤 식빵과 커피를 마셨다. 요즘 불면증이 있어서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다. ⓒ 유영숙


점심은 과일을 먹거나 수제 요플레에 견과류와 과일을 넣어 먹기도 한다. 1월에 친구 모임 갔다가 친구가 준 요플레 종균으로 요즘 수제 요플레를 만들어서 매일 먹는다. 요플레 종균을 모임 지인에게도 나눠 주고 설에 온 두 며느리에게도 나눠 주었다. 신기하게 우유에 넣어주고 저어서 상온에 하루만 두면 요플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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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먹는 수제 요플레 가끔 요플레에 견과류와 과일, 매실액을 넣어 먹는다. ⓒ 유영숙

 
어제는 냉동실에 있는 새싹 냉면 사리를 꺼냈다. 작년 여름에 주문해서 잘 먹었는데 다른 물건 틈에 두 개가 남아 있었다. 오이가 있으면 좋은데, 없어서 아쉬운 대로 동치미 국물을 넣고 동치미를 작게 썰어서 넣어 먹었는데 생각보다 시원하고 맛있었다. 예전에 갔던 강원 양양의 유명한 동치미 막국수 집 맛이 생각났다.
   
오늘 점심은 호박 고구마를 에어프라이에 구워서 동치미와 먹었다. 그러고 보면 동치미가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린다. 동치미 담그길 잘했다. 흰 떡을 구워서 함께 먹어도 맛있고, 누룽지와 먹어도 맛있다. 점심에 가끔 누룽지를 끓여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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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먹은 국수 점심에 국수도 먹는다. 오늘은 동치미 냉면을 만들어 먹었다. ⓒ 유영숙


나는 김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부러 김밥을 사 먹은 적이 없다. 남편은 김밥을 좋아해서 가끔 김밥을 사 온다. 가끔 먹다 남은 김밥을 냉장고에 넣어두는데 냉장고에 넣어둔 김밥은 김밥 전을 하면 그건 맛있다. 김밥에 달걀물을 입혀서 김밥 전을 만드는데, 이건 남편이 나보다 잘한다. 토요일 같은 날 남편과 같이 점심 먹을 때 가끔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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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먹는 김밥 전 먹다 남은 김밥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김밥 전을 만들어 먹는다. ⓒ 유영숙

 
여자인 나도 매일 점심 챙겨 먹는 일이 힘든데 남성분들은 더 귀찮을 것 같다. 그래도 건강을 지키려면 먹어야 하니 쉬운 방법으로 점심 해결할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라면을 끓여 먹는 방법도 있겠지만, 매일 먹을 수는 없으니 요리에 재미를 들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남자분들도 요리하기 좋은 시대이니 퇴직하고 점심을 혼자 드신다면 꼭 요리에 도전해 보시기 바란다.

요즘 TV에서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한다. 남편도 TV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보다가 요리에 재미를 붙였다. 스스로 서 세프라고 하며 요리를 즐겨한다. 점심은 혼자 먹지만, 저녁은 밥을 해서 남편과 같이 먹는다. 저녁을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함께 먹는 식사가 저녁뿐이라서 늘 진수성찬으로 차려 먹는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고 하니 저녁이라도 함께 맛있게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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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저녁 밥 남편과 함께 먹는 저녁은 잘 차려 먹는다. 밥도 다양한 잡곡을 넣어 영양밥을 지어 먹는다. ⓒ 유영숙

 
내일도 모레도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걱정되겠지만, 혼자 있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익숙해지리라 믿는다. 오는 3월부터는 노인 복지관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다. 수강하는 날은 고민하지 말고 복지관에서 점심을 먹고 와야겠다. 한 끼에 3,500원이라고 하니 급식 먹는 것처럼 먹으면 될 것 같다. 뭘 하든 가장 중요한 게 건강일 것이다.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끼니를 잘 챙겨 먹어야겠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예정입니다.
#점심 #은퇴 #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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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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