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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 '자드송' 기적의 오버헤드킥 극장골, 산둥 타이산 8강행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가와사키 프론탈레 2-4 산둥 타이산

24.02.21 09:48최종업데이트24.02.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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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가 골을 넣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기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밖에 없는 극장 결승골이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 7분에 들어간 이 골이 산둥 타이산 FC의 8강 진출을 결정한 것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최강희 감독이 두 게임 연속으로 내린 과감한 결단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산둥 타이산 FC(중국)가 20일 오후 5시 일본 가와사키에 있는 토도로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두 번째 게임에서 홈 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를 4-2로 물리치고 두 게임 합산 점수 6-5로 8강에 올랐다.

두 게임 합계 11골 좌충우돌

일주일 전 중국 지난에서 열린 첫 게임만 해도 펠레 스코어가 찍혔으니 이번에도 여러 골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더 풍성한 골잔치가 이어졌다. 묘하게도 어웨이 팀이 이겼는데 산둥 타이산 FC가 가와사키에서 한 골을 더 넣으며 좀처럼 믿기 힘든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두 번째 게임 어웨이 팀 산둥 타이산 FC는 볼 점유율이 33.8%로 홈 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에게 밀렸고, 패스 성공률(가와사키 프론탈레 83.5%, 산둥 타이산 69.5%)도 모자랐지만 실속을 챙기는 축구가 무엇인가를 잘 가르쳐준 셈이다.

지난에서의 첫 게임을 2-3으로 진 산둥 타이산 FC는 최강희 감독이 전북 현대를 지휘하던 시절처럼 닥공 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게임 시작 후 8분만에 가와사키 프론탈레 센터백 오미나미 다쿠마의 드리블 실수를 놓치지 않고 리 유안이의 빠른 왼발 크로스를 간판 골잡이 크리장이 헤더로 꽂아넣은 것이다.

첫 게임 2-3 점수판 뒤집기에 자신감을 얻은 산둥 타이산 FC는 내친김에 멋진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비교적 일찍 합산 점수판을 뒤집었다. 25분에 만든 역습 기회를 울산 현대(한국)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코가 절묘한 오른발 아웃사이드 얼리 크로스로 골을 도운 것이다. 이 타이밍을 믿고 달려든 가오 준이가 미끄러지며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홈 팀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5분 뒤에 1골을 바로 따라잡으며 다시 합산 점수판을 같은 숫자로 만들어놓았다. 미드필더 야마모토 유키의 정확한 스루패스를 받은 미우라 소타가 날카로운 왼발 대각선 골을 오른쪽 구석에 꽂아넣은 것이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만회골을 도운 야마모토 유키가 감각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산둥 타이산 FC를 주저앉힐 수 있었지만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바람에 탄식을 내뱉고 말았다. 그런데 58분에 홈 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2-2 동점골이 터졌다. 마르시뉴의 오른발 발리슛이 왼쪽 기둥에 맞고 나온 것을 에르손이 왼발로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렇게 다시 합산 점수 1골 차로 달아난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전반처럼 산둥 타이산 FC 골잡이 크리장에게 한 방을 더 얻어맞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 73분, 바코의 짧은 패스를 받은 크리장이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공을 몰고 들어올 때 홈 팀 수비수들이 하나 둘씩 떨어져나가더니 크리장의 낮게 깔린 오른발 중거리슛을 정성룡 골키퍼도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합산 점수판이 5-5가 되고 6분 뒤에 산둥 타이산 FC 골문 앞에서 아찔한 휘슬 소리가 들렸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골잡이 에리손이 좋은 스루패스를 받아 빠져나가는 순간 산둥 타이산 FC 왕 달레이 골키퍼가 걸기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이에 아흐메드 알 알리(쿠웨이트) 주심이 곧바로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VAR 시스템 확인 결과 왕 달레이 골키퍼의 반칙보다 에리손의 오프 사이드 반칙이 먼저 일어난 것이었다. 이에 퇴장 명령은 취소되고 산둥 타이산 FC가 간접 프리킥을 얻으며 가슴을 쓸어내린 것이다.

이 반전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처럼 산둥 타이산 FC에게 후반 추가 시간도 다 끝난 시점에 코너킥 세트 피스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추가시간 7분도 다 된 시점에 산둥 타이산 FC 센터백 자드송이 골문 바로 앞에서 가슴 트래핑으로 공을 처리한 다음 오른발 오버헤드킥을 꽂아넣은 것이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수비수들이 그 앞에 많았고 정성룡 골키퍼도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기적이나 다름없는 극장 골은 그렇게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골 넣는 수비수 자드송은 지난 주 2-3으로 진 첫 게임에서도 85분에 공격수로 변신하여 헤더 골을 터뜨렸는데 합산 점수가 말해주듯 가장 결정적인 갈림길을 만들어낸 주인공이 된 것이다.

산둥 타이산 FC는 주요 공격 지표에서 홈 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밀렸지만 슛 기록 하나만큼은 실리 축구를 대변하듯 슛 정확도 38.1%(전체 슛 21개, 유효슛 8개)로 산둥 타이산 FC가 가와사키 프론탈레(정확도 35.1%, 슛 19개, 유효슛 6개)를 앞섰다는 것을 두 번째 게임 4-2 최종 스코어로 분명하게 말한 것이다.

이렇게 놀라운 승리를 거둔 산둥 타이산 FC는 8강에 가장 먼저 올라 다음 달 6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vs 방콕 유나이티드(태국)' 게임 승리 팀과 홈에서 먼저 만나게 됐다.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두 번째 게임 결과
(2월 20일 오후 5시, 토도로키 스타디움 - 가와사키)

가와사키 프론탈레 2-4 산둥 타이산 [골-도움 기록 : 미우라 소타(30분,도움-야마모토 유키), 에리손(58분) / 크리장(8분,도움-리 유안이), 가오 준이(25분,도움-바코 카자이쉬빌리), 크리장(73분,도움-바코 카자이쉬빌리), 자드송(90+7분)]
- 두 게임 합산 5-6으로 산둥 타이산 8강 진출!

가와사키 프론탈레 선수들(4-1-3-2 포메이션)
FW : 마르시뉴(84분↔세가와 유스케), 에리손(84분↔야마다 신)
AMF : 야마모토 유키(84분↔바페팀비 고미스), 와키자카 야스토, 이에나가 아키히로
DMF : 다치바나다 켄토
DF : 미우라 소타, 마루야마 유이치, 오미나미 다쿠마, 사사키 아사히
GK : 정성룡

산둥 타이산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크리장
AMF : 바코 카자이쉬빌리, 리 유안이, 시에 웬넝(46분↔페이 난두오)
DMF : 정 청(46분↔마테우스 파투), 펑 신리
DF : 리우 양, 쉬 커, 자드송, 가오 준이
GK : 왕 달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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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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