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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가 흡수한 '미세플라스틱', 열매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

[세상을 깨우는 발견] 한국연구재단, 토양생태계 내 미세·나노플라스틱 순환 가능성 제시

등록 2024.02.13 15:07수정 2024.02.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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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식물로부터 수확된 완두 및 후세대 식물로 전이된 나노플라스틱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어미세대의 완두로부터 수확된 완두콩과 이를 재식재한 후세대 식물에서 나노플라스틱의 녹색 형광이 확인되었다. 이는 토양환경 내에서 식물의 뿌리, 줄기 뿐 아니라 열매로까지 나노플라스틱이 전이되어 후세대 식물에도 전이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 한국연구재단 제공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에 따라 환경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양 또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식물이 토양에서 흡수한 나노플라스틱이 열매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환경으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인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1㎜ 이하로 쪼개어져 생물종에 섭취 또는 흡수되어 영향을 미치고, 종국에는 생태계 교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나노플라스틱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후세대 식물이 모체 식물을 통해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으며, 세대 전이를 통해 인간과 동물이 섭취하는 열매에 소비되어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한국연구재단(NFR, 이사장 이광복)은 13일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 연구팀이 완두를 대상으로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이동을 관찰한 결과,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에서 생산된 열매와 그 열매에서 성장한 후세대 식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재단은 안 교수 연구팀의 연구 배경에 대해 "인간과 동물의 식자원인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은 먹이망을 통해 토양생태계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식물 내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이동에 관한 연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 교수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식물이 토양환경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흡수하는 기작을 규명한 바 있다. 또한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줄기와 잎 등 식물의 상부조직까지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의 열매를 비롯해 해당 식물의 후세대로의 나노플라스틱 전이에 관한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었다.

이에 이번에 연구팀은 중요 식량자원이자 독성연구 표준시험종인 완두(Pisum sativum)를 대상 시험종으로 선정하고,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시켜 열매인 완두콩 및 다음 세대 식물로의 전이를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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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플라스틱의 식물 후세대 전이 토양 내 나노플라스틱이 식물에 노출되면, 뿌리와 줄기를 통해 열매까지 도달할 수 있다. 열매가 다시 토양에 심어지는 경우, 나노플라스틱이 식물의 뿌리와 줄기 등으로 이동하여 토양환경으로 배출될 수 있다. ⓒ 한국연구재단 제공

 
우선, 연구팀은 200nm(나노미터) 크기의 형광 폴리스티렌 미세·나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 완두를 약 60일간 노출시킨 후 완두콩을 수확했다. 그리고 수확한 완두콩을 공초점 레이저 주사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완두콩의 배아와 떡잎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확인됐다. 

또 수확한 완두콩을 미세·나노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 재식재해 14일간 배양한 뒤 관찰한 결과, 표피보다 세포간 및 세포내 공간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관찰됐다. 


이는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수확한 완두콩 내 배아와 떡잎에 분포했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식물 전체 세포로 이동하였음을 보여준다. 즉, 미세·나노플라스틱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후세대 식물도 어미세대 식물을 통해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이 전했다.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이 생산한 열매와 그 열매로부터 기인하는 후세대 식물로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순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인간과 동물이 섭취하는 열매에 전이되어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예측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및 이공분야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지난달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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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의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사진 왼쪽)와 제1저자인 김도경 휴먼앤에코케어센터 박사후연구원 ⓒ 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연구재단 #미세플라스틱 #나노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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