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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승부차기... 카타르 우즈벡 꺾고 4강행

[2023 AFC 아시안컵 8강] 카타르 1-1(PSO 3-2) 우즈베키스탄

24.02.04 10:51최종업데이트24.02.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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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이 몰려든 카타르의 2번 키커와 3번 키커가 모두 실패했을 때 더이상 희망이 없는 줄 알았지만 우즈베키스탄의 4번 키커와 5번 키커 또한 승부차기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 두 팀의 운명은 갈렸다.

바르톨로메 마르케스 로페스(스페인) 감독이 이끌고 있는 카타르 남자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4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 코르에 있는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 토너먼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긴 뒤 연장 30분 이후 벌어진 승부차기에서 3-2로 겨우 이기고 4강에 올라 강팀 이란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겨루게 됐다.

빈틈 여러 곳 드러낸 카타르의 3-5-2 포메이션

게임 시작 후 27분만에 뜻하지 않은 자책골이 나와 개최국 카타르가 앞서가기 시작했다. 카타르의 간판 미드필더 하산 알 하이도스가 오른쪽 끝줄에서 크로스한 공이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아슈르마토프 발에 맞고 방향이 살짝 바뀌어 골키퍼 글러브에 맞고 그대로 골 라인 안에 떨어진 것이다. 공식 기록으로는 우트키르 유수포프 골키퍼의 자책골이었다.

운도 따라준 첫 골로 기세가 오른 카타르는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적극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곳에서 휘청거렸다. 36분에는 우즈베키스탄의 동점골이 나오는 줄 알았다. 우루노프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투르군보예프가 반대쪽에서 결정적인 왼발 슛을 날렸지만 카타르 왼쪽 윙백 모함메드 와드의 슈퍼 태클로 겨우 막아낸 것이다.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개최국 카타르는 2선과 3선의 간격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쓰리백 뒤쪽 측면 공간을 자주 내줬고, 페널티 에어리어 반원 부근에서 아찔한 중거리슛을 여러 차례 허용하는 등 수비쪽 문제점을 드러냈다.

결국 카타르는 58분에 위험 지역에서 세컨드 볼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지며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카타르 쓰리백 뒤로 세컨드 볼을 확보하여 몰고 들어간 오딜존 함로베코프가 중심을 잃으면서도 왼발 슛을 정확하게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은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의 동점골 이후에도 카타르 수비는 계속 흔들렸다. 후반 추가 시간 11분에 카타르 간판 골잡이 아크람 아피프의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가 우즈베키스탄 골문 오른쪽 모서리 밖으로 날아갔고, 116분에는 알모에즈 알리가 과감하게 우즈베키스탄 골문 가까이까지 공을 몰고 들어가서 오른발 슛을 날리기도 했다. 이런 공격에도 결국 두 팀은 승부차기로 넘어가야 했다.

여기서 급격한 상황 변화가 나타났다. 양 팀 두 번째 키커 모두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상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걸린 것이다. K리그 광주 FC, 강원 FC 유니폼을 입고 수비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아슈르마토프가 우즈베키스탄 2번 키커로 나와 굳은 표정을 지어야 했다. 카타르 골키퍼 바르샴이 아슈르마토프의 오른발 킥 방향을 읽고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낸 것이다.

곧바로 나온 카타르의 2번 키커 알모에즈 알리도 오른발로 급하게 찬 공이 우즈베키스탄 유수포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카타르 3번 키커 알마흐디 알리의 오른발 슛도 힘이 많이 들어가는 바람에 골문을 넘어 관중석 쪽으로 날아갔다. 이 정도면 디펜딩 챔피언이 8강에서 탈락하는 시나리오였다.

승부차기의 극심한 압박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에게도 연결된 듯 보였다. 곧바로 나온 우즈베키스탄 4번 키커 자파르무로드 압디라흐마토프의 오른발 킥을 카타르 골키퍼 바르샴이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냈다. 골키퍼 바르샴이 수렁에 빠진 팀을 끌어올린 것이다.

바르샴은 우즈베키스탄 5번 키커로 나온 잘로리딘 마샤리포프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 순간에 한쪽으로 몸을 쓰지 않고 기다린 보람을 찾은 듯 비교적 느리게 굴러오는 공을 쉽게 막아냈다. 승리의 기운이 우즈베키스탄 쪽에서 카타르 쪽으로 넘어온 것이다.

카타르의 마지막 키커로 나온 페드로 미겔은 자신감 넘치는 오른발 슛을 시원하게 꽂아넣고는 달려오는 동료들과 뒤엉켜 극적인 4강 진출 감격을 누렸다.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4강행 막차를 탄 카타르는 우리 시각으로 오는 7일(수) 밤 12시 도하에 있는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일본을 이긴 이란과 만나 결승 진출 티켓 1장을 놓고 실력을 겨룬다.

2023 AFC 아시안컵 8강 결과
(2월 4일 오전 0시 30분, 알 바이트 스타디움 - 알 코르)

카타르 1-1(PSO 3-2) 우즈베키스탄 [골-도움 기록 : 우트키르 유수포프(27분,자책골) / 오딜존 함로베코프(58분)]

카타르 (3-5-2 포메이션)
FW : 아크람 아피프, 알모에즈 알리
AF : 모함메드 와드(108분↔술탄 알 브레이크), 하산 알 하이도스(53분↔칼리드 무니르), 아흐메드 파티(103분↔모스타파 메샬), 자셈 가베르(80분↔압둘아지즈 하템), 페드로 미겔
DF : 루카스 멘데스, 타레크 살만(91분↔이스마엘 모함마드), 알마흐디 알리
GK : 메샬 바르샴

4강 일정
한국 vs 요르단 (2월 6일 밤 12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알 라얀)
이란 vs 카타르 (2월 7일 밤 12시, 알 투마마 스타디움 -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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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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