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조별리그 졸전' 클린스만호, 중동 강호 사우디 넘고 8강 오를까

E조 2위로 자존심 상처... 경기력 부진 만회 노린다

24.01.30 09:19최종업데이트24.01.30 09:19
원고료로 응원

▲ 맞대결 펼치는 아시안컵 연봉 1,2위 감독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안컵 16강전을 하루 앞둔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한국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사우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각각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만치니 감독의 연봉은 최대 435억으로 추정되며 감독 중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의 클린스만 감독은 연봉 28억으로 감독 중 2위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이제부터 패배하는 즉시 탈락이다. 매 경기 승리해야만 아시안컵 우승으로 갈 수 있다. 클린스만호가 중동의 강호 사우디 아라비아를 꺾고, 16강 관문을 넘어 8강에 오를 수 있을까.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클린스만호, 조별리그서 연이은 졸전

E조에서 가뿐하게 1위로 통과할 것이란 예상이 완전히 어긋났다. 3경기 내내 연이은 졸전 끝에 1승 2무를 기록,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자존심을 구겼다.

역대급 스쿼드를 갖췄다는 기대와는 다르게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8득점으로 조별리그 24개 참가국 가운데 일본, 이라크와 더불어 공동 1위에 오른 반면에 16강 진출 팀 중 최다실점(6실점) 공동 1위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피파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에서 주전 자원을 가동하고도 3-3으로 비기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은 급격하게 비관적으로 바꼈다.

넓은 공수 간격, 수비 불안, 공격 지역에서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자유도를 부여함에 따라 여러가지 문제점이 동시 다발적으로 노출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험 지역에서 공을 빼앗겨 상대의 역습에 실점하는 장면이 많았다.

조별리그 상대보다 더 수준이 높은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는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기보단 더욱 체계적이고 디테일한 전술이 요구되고 있다.

만치니 이끄는 사우디, 스리백 전환 후 꾸준한 상승세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상대전적에서 5승 8무 5패로 호각세다. 하지만 최근 5경기 전적은 3승 2무로 앞선다. 마지막 패배는 2005년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었다. 이후 18년째 패가 없다. 

아시안컵에서는 언제나 한국의 발목을 잡은 사우디 아라비아다. 1988 아시안컵 결승과 2000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히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7년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최성국의 선제골을 지키는 데 실패하며 1-1로 비겼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피파랭킹 56위로 한국(23위)보다 크게 낮지만 중동의 대표적인 강호로 손꼽힌다. 아시안컵 우승 3회, 준우승 3회를 차지했으며,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대이변을 연출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난해 9월 맨체스터 시티와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을 경험한 바 있는 세계적인 명장인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다. 만치니는 이번 아시안컵 24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만치니 감독은 9월과 10월 A매치 기간 4번의 경기에서 포백을 시험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이에 11월부터 스리백으로 바꾸며 새롭게 팀을 재편한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파키스탄, 요르단에 승리한 데 이어 레바논과의 최종 평가전마저 이기고, 아시안컵 본선에 돌입했다. 오만, 키르기스스탄을 제압하며 일찌감치 2연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마지막 태국전(0-0 무)에서는 로테이션을 가동해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했다.

3-5-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좌우 윙백을 활용한 측면 공격에 의존하며, 크로스를 올리는 패턴을 구사한다. 또, 공을 빼앗길시 수비 전환이 매우 빠르다.

아르헨티나전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살렘 알 도사리는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뛰어난 개인기와 중거리 슈팅 능력을 갖춘 공격수로 윙어 위치에서도 뛸 수 있다. 이밖에 장신 중앙 미드필더 칸노도 주목할 만하다.

'정상 컨디션 회복' 황희찬-김진수, 16강전 히든카드될까

한국은 지난해 9월 사우디 아라비아에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클린스만호는 출범 이후 5경기 연속 무승으로 주춤했으나 사우디 아라비아전 승리를 기점으로 파죽지세의 연승을 내달렸다. 한 차례 맞붙어 승리한 경험은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선 조별리그 3경기 모두 현지 시각으로 오후에 열린 바 있다. 아무래도 무더운 날씨와 사투를 벌어야 했다. 이번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에 진행된다. 이에 조별리그 때와 같은 흐름을 만들기 위해 훈련 시작 시간도 오후 4시로 변경했다.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풀백 운용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16강 토너먼트부터는 주축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게 될 전망이다. 팀 내 비중이 비교적 낮은 문선민의 햄스트링 부상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전력 누수가 없다. 주전 레프트백 이기제가 부상 회복 후 훈련에 참가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무엇보다 앞선 3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황희찬과 김진수는 토너먼트 단계에서 히든 카드가 될 수 있다. 벤투호 시절 왼쪽 라인에서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말레이시아전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두 명의 가세로 주전 라인업은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정통 공격수 조규성의 부진과 맞물려 말레이시아전에서 전방 공격수로 뛴 황희찬의 선발 출전이 유력시된다.

황희찬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랭킹 상위권에 오르며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대회 직전 팀 훈련 도중 부상으로 1, 2차전에 결장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 맞서 황희찬의 과감한 돌파 부재가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전방, 2선 왼쪽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최종 선택은 클린스만 감독의 몫이다. 김진수가 주전 레프트백으로 나설 경우 오른쪽은 설영우와 김태환의 경쟁이 예상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아시안컵 사우디 클린스만 황희찬 김진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