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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망신' 클린스만호, 130위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

[2023 아시안컵 E조 3차전] 한국 3-3 말레이시아

24.01.25 22:58최종업데이트24.01.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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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워하는 손흥민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3:3 무승부로 끝나자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말레이시아와 비기며 최악의 망신을 당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1승 2무(승점 5)을 기록한 한국은 바레인(승점 6)에 이어 E조 2위로 마감했다.

[전반전] 좌우 풀백 이용한 측면 공격으로 경기 지배
 

▲ 정우영의 선제 헤더골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에서 전반 정우영이 헤더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조규성이 최전방에 위치하고, 정우영-황인범-이재성-이강인이 미드필드에 포진했다. 포백은 설영우-김영권-김민재-김태환,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초반 원하는 대로 경기를 컨트롤하며 앞선 2경기와 비교해 좀더 활력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재성과 황인범이 많은 활동량으로 중원에서 볼 순환을 돕고, 오른쪽 풀백 김태환의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또, 빠른 좌우 전환 패스로 공간을 창출했다.

전반 14분 손흥민이 정우영과 원투 패스로 미드필드 압박을 벗겨냈다. 이어 수비 2명을 제치고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손에 걸렸다.

좋은 흐름을 유지하던 한국은 전반 21분 리드를 잡았다. 왼쪽에서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정우영이 헤더로 연결한 공이 골키퍼에 막힌 듯 보였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골 라인 안쪽으로 들어간 공을 골키퍼가 쳐낸 것으로 확인돼 득점으로 선언됐다.

말레이시아는 이후에도 공격다운 공격을 펼치지 못한 채 줄곧 소유권을 한국에게 내줬다. 한국은 좌우 측면으로 균형감 있는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43분 왼쪽으로 올라선 설영우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돌려놨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은 말레이시아에게 한 개의 슈팅도 내주지 않은 채 한국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후반전] 재역전승 앞둔 한국, 종료 직전 충격의 실점으로 무승부
 

▲ 이강인 '동점 프리킥!'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후반전. 대표팀 이강인이 동점 프리킥을 차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후반 6분 예상치 못한 실점을 내줬다. 황인범이 수비 진영에서 록에게 공을 빼앗긴 것이 화근이었다. 박스 안으로 들어간 할림이 슈팅하려는 과정에서 김민재에게 저지 당하면서 공이 옆으로 흘렀다. 할림이 재빠르게 달려가 절묘한 터닝슛을 시도했고 공은 조현우와 김민재 사이로 통과해 골문으로 들어갔다.

경기 흐름은 순식간에 말레이시아로 넘어갔다. 역습 상황에서 왼쪽 크로스를 받은 아이만이 슈팅하기 직전 설영우가 파울을 범한 것이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후반 16분 키커로 나선 아이만이 성공시키며 점수가 역전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7분 조규성, 황인범 대신 황희찬, 홍현석을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황희찬은 들어오자마자 두 차례 슈팅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그러나 선수비 후역습의 기조를 유지한 말레이시아는 기세가 올랐다. 후반 21분 아이만과 할림이 빠른 카운터 어택으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30분 설영우, 정우영 대신 김진수, 오현규를 투입했다. 오현규-황희찬 투톱, 손흥민이 왼쪽에 포진하는 4-4-2 포메이션은 그대로 유지됐다. 후반 33분 김진수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총력전으로 나섰다. 

해결사는 역시 이강인이었다. 후반 38분 페널티 박스와 다소 떨어진 중앙 지점에서 이강인이 시도한 왼발 프리킥이 골키퍼의 손과 골대에 맞고 튕긴 뒤 다시 손에 맞으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 페널티킥 성공시킨 손흥민 손흥민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에서 후반 페널티킥을 성공 시킨 뒤 축하받고 있다. ⓒ 연합뉴스

 
후반 45분에는 박스 안에서 슈팅을 위해 쇄도하던 오현규가 상대의 다리에 걸려넘어졌고, VAR에 의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49분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골문 왼쪽 하단으로 강하게 차넣으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승리로 끝날 듯한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추가시간 15분으로 접어든 105분 로멜 모랄레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며,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피파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에 굴욕적인 무승부

지난 조별리그 2경기에서 보여준 클린스만호의 경기력은 희망보단 절망에 가까웠다. 2연승이 아닌 1승 1무라는 결과보다도 실망스러웠던 점은 넓은 공수 간격과 짜임새 없는 빌드업 체계였다.

대회 본선을 앞두고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온 수비진마저 조별리그에서 연속 실점을 헌납하는 등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7명의 경고 트러블 이외에도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훈련 중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귀국길에 올랐고, 황희찬, 김진수, 이기제, 김태환이 부상에 시달렸다.

물론 말레이시아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은 확정됐지만 토너먼트에 앞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시원한 승리가 필요했다.
 

▲ 마음 급해진 클린스만 감독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역전 이후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로테이션이 아닌 정공법을 택했다. 정승현, 박용우를 벤치에 앉히고 가용할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기제의 부상으로 인해 좌우 풀백으로 설영우, 김태환을 포진하는 전략도 눈에 띄었다. 바레인, 요르단전에서 후반 교체 전술로 재미를 봤던 구성이었다.

전반에는 8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앞서갔지만 후반 초반 말레이시아의 역습에 휘둘리며 1-2로 역전 당하고 말았다. 

지난 바레인전에서 멀티골로 원맨쇼 활약을 선보인 이강인의 발 끝이 아니었다면 최악의 참사를 맞이할 뻔했다.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패배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오현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성공시키며 재역전을 만들었다.

만약 3-2로 경기가 끝나더라도 많은 비판이 따라올 경기였는데, 심지어 마지막을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다. 피파랭킹 130위의 약체인 말레이시아와의 무승부는 역사에 남을 치욕적인 경기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만 무려 6실점이다. 심지어 3경기 모두 1-0 리드 이후 집중력 부족으로 동점골을 내준 데 이어 말레이시아전에서는 종료 직전 실점하며 다 이긴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쉽게 올라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빨리 개선하고 16강 토너먼트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3 AFC 아시안컵 E조 3차전
(알자누브 스타디움, 카타르 알와크라 - 2024년 1월 25일)
한국 3 - 정우영(도움:이강인) 21' 이강인 83' 손흥민(PK) 94+'
말레이시아 3 - 할림 51' 아이만(PK) 61' 모랄레스 105+'

선수 명단
한국 4-4-2 : GK 조현우 - 김태환, 김민재, 김영권, 설영우(75'김진수) - 이강인, 이재성(101+'박용우), 황인범(62'홍현석), 정우영(75'오현규) - 조규성(62'황희찬),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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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정우영 이강인 말레이시아 클린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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