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세트를 먼저 따내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그랜드 슬램 남자단식 일정상 109분 만에 끝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스트로크 기술이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했다는 뜻이다. 특히 6-0으로 끝난 3세트는 28분밖에 안 걸렸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세운 그랜드 슬램 개인 최고 기록(4라운드)을 뛰어넘고 싶은 케츠마노비치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남자 프로테니스 남자단식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우리 시각으로 22일(월) 오후 5시 15분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 호주 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라운드(16강)에서 세르비아에서 온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60위)를 1시간 49분 만에 3-0(6-4, 6-4, 6-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8강에 올라 독일의 실력자 알렉산더 즈베레프(6위)를 만나게 됐다.
1위 조코비치와의 결승 기대감 커져
다른 게임들보다 템포가 빠른 박진감 넘치는 스트로크 대결이 109분 내내 불을 뿜었다. 첫 세트와 두 번째 세트가 나란히 6-4로 끝났으니 팽팽한 균형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톱스핀이 한 수 위였고, 코트 커버 능력 또한 수준급이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첫 세트 세 번째 게임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낸 것을 바탕으로 43분 만에 첫 세트를 가져왔고, 2세트는 케츠마노비치가 서브를 넣은 일곱 번째 게임을 브레이크 해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알카라스의 스트로크 위력은 점점 더 불을 뿜었다. 케츠마노비치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반 박자 빠른 백핸드 크로스 위너가 압권이었다.
이어진 3세트는 케츠마노비치가 서브를 넣은 첫 게임부터 얼리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며 압승을 예고했다. 결국 마지막 게임이 된 여섯 번째 게임에서도 알카라스는 절묘한 포핸드 드롭샷으로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아냈고, 199km/h 속도로 떨어진 위력적인 서브 앞에 케츠마노비치는 라켓을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했다.
상대 선수가 따라가지 못하는 완벽한 포인트를 상징하는 위너 숫자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무려 43개를 기록하며 케츠마노비치의 위너(14개)를 세 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다.
이렇게 8강행 막차를 탄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2022년 US 오픈 우승, 2023년 윔블던 우승에 이어 세 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향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4강 길목에서 독일 실력자 알렉산더 즈베레프(6위)를 만나지만 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를 상대로 진정한 실력을 겨루는 순간들을 꿈꾸고 있다.
2024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4라운드 결과
(1월 22일 오후 5시 1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 - 멜버른 파크)
★ 카를로스 알카라스 3-0 (6-4, 6-4, 6-0)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
◇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알카라스 5개, 케츠마노비치 3개
더블 폴트 : 알카라스 0, 케츠마노비치 1개
첫 서브 성공률 : 알카라스 68%(47/69), 케츠마노비치 64%(54/84)
첫 서브로 포인트 성공률 : 알카라스 83%(39/47), 케츠마노비치 59%(32/54)
세컨드 서브로 포인트 성공률 : 알카라스 64%(14/22), 케츠마노비치 50%(15/30)
서브 최고 속도 : 알카라스 213km/h, 케츠마노비치 209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알카라스 183km/h, 케츠마노비치 187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알카라스 160km/h, 케츠마노비치 152m/h
위너 : 알카라스 43개, 케츠마노비치 14개
언포스드 에러 : 알카라스 19개, 케츠마노비치 17개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알카라스 56%(5/9), 케츠마노비치 0%(0/0)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알카라스 73%(16/22), 케츠마노비치 47%(7/15)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알카라스 43%(36/84), 케츠마노비치 23%(16/69)
전체 포인트 : 알카라스 90개, 케츠마노비치 63개
◇ 남자 단식 8강 대진표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 스페인) vs 알렉산더 즈베레프(6위, 독일)
다닐 메드베데프(3위, 러시아) vs 후베르트 후르카츠(9위, 폴란드)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 vs 테일러 프리츠(12위, 미국)
야니크 시너(4위, 이탈리아) vs 안드레이 루블레프(5위,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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