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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없었다면 2002년 성공 없었을 것" 박항서 울린 히딩크

[TV 리뷰] JTBC <뭉쳐야 찬다 3>

24.01.15 14:19최종업데이트24.01.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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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뭉쳐야 찬다 3>의 한 장면. ⓒ JTBC

 
2002년 영광의 주역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과 박항서 코치, 안정환-김남일이 네덜란드에서 재회하며 오랜만에 사제의 정을 나누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1월 14일 방송된 JTBC <뭉쳐야 찬다 3> 14회에서는 '어쩌다벤져스'의 조기축구 A매치 해외원정 프로젝트 2탄 네덜란드 편의 첫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거스 히딩크와의 재회와 네덜란드 현지팀과의 첫 대결이 펼쳐졌다.
 
네덜란드에 도착한 어쩌다벤져스는 히딩크 감독의 초청으로 PSV 에인트호번의 홈구장을 찾았다. 네덜란드 축구를 대표하는 PSV는 1부리그 우승만 24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모두 석권한 최고의 명문이자, 루드 굴리트, 루드 판 니스텔루이, 아르연 로번, 숱한 슈퍼스타들을 배출한 레전드의 산실이기도 하다. 또한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시절에는 박지성, 이영표 등이 선수로 활약하며 한국축구와도 인연이 깊은 구단이기도 하다.

히딩크 감독은 관중석에 기다리고 있다가 그라운드에 들어선 어쩌다벤져스를 반갑게 맞이했다. 히딩크를 보고 놀라는 멤버들 앞에서 머플러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리는 장난을 치며 칠순의 나이에도 여전한 쇼맨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쩌다벤져스 멤버들은 환호하며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고, 히딩크 감독은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포즈를 취해줬다.
 
안정환은 가장 먼저 히딩크에 다가가 포옹을 나누며 오랜만에 사제의 정을 나눴다. 안정환은 다리가 불편한 히딩크 감독이 계단을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손을 꼭잡고 부축해주는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 히딩크는 또 한 명의 제자인 김남일에게는 또렷한 한국식 발음으로 '남일이'이라고 부르며 장난스럽게 머리를 툭 치면서 친근감을 드러냈다.
 
히딩크는 '제자의 제자들'이 된 어쩌다벤져스 선수단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뭉찬>을 챙겨봤다는 히딩크는 "나도 알고 있다. 다들 멋진 스포츠맨들이더라"라고 칭찬하여 어쩌다벤져스 멤버들의 본 종목과 축구 포지션까지 파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단의 단체인사를 받은 히딩크는 2002년 때 선보인 추억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센스있게 화답하며 다시한번 멤버들의 환호를 받았다.
 
히딩크 만난 박항서의 눈물

 

JTBC <뭉쳐야 찬다 3>의 한 장면. ⓒ JTBC

 
어쩌다벤져스 멤버들은 히딩크의 배려로 특별히 PSV의 라커룸으로 들어가 대화를 나눴다. 히딩크는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다. 첫 번째로 안정환과 김남일은 내게 아주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라며 제자들과의 재회를 반겼다.
 
네덜란드에서 히딩크와 만난 것은 처음이라는 안정환은 "저희는 항상 감독님을 '파더'라고 부른다. 항상 만날 때마다 긴장도 되고, 지구 반대편이 있는 아버지를 만난 기분"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히딩크는 "안정환과 김남일이 감독으로서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 그들의 커리어가 축구로 이어진 것이 자랑스럽다"라면서도 "엔터테이너로서도"라는 농담을 덧붙이며 축구를 넘어 예능까지 진출한 제자들의 행보를 칭찬했다. 이에 MC 김용만은 "안정환은 감독이 맞고, 김남일은 계약직이다"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한동안 제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히딩크는 문득 코칭스태프들에 대한 추억을 꺼냈다. 2002년의 영광을 히딩크와 함께한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라 코치진도 있었다. 히딩크는 박항서, 김현태, 정해성 등 대표팀의 4강신화에 기여했던 한국인 코치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2002년에도 나만의 코치진이 있었다. 그들이 누구보다 큰 힘이 되어줬다. 내가 그들을 선택했던 이유"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안정환은 히딩크를 위하여 한국에서 준비해왔다는 '깜짝 선물'을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쌀딩크'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코치로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신화를 함께했던 오른팔이었다. 박 감독은 이후로도 히딩크 감독을 롤모델로 꼽으며 존경심을 드러냈고, 60대의 나이에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맡아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며 뒤늦게 축구인생의 전성기를 열었다.
 

JTBC <뭉쳐야 찬다 3>의 한 장면. ⓒ JTBC

 
히딩크는 박항서의 깜짝 등장에 크게 놀랐으나 이내 장난을 치며 반갑게 맞이했다. 히딩크는 박항서를 포옹하며 "My friend, Good to see you"라고 인사를 건넸다. 박항서도 화답하며 감회에 젖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오래된 부부가 재회하듯 손을 꼭 마주잡았다.
 
히딩크는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박항서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2002년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극찬하며 "빅 서프라이즈(큰 선물)"이라고 박항서와의 재회를 반겼다. 감격에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하던 박항서는 끝내 눈시울을 붉히며 "네덜란드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감독님을 뵈니까 너무 반갑다"고 화답했다.
 
안정환은 "네덜란드에 히딩크 감독님 초청을 받아 간다고 했더니 박항서 선생님도 오고 싶다고 하시더라.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 안된다고 했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에 박항서는 "히딩크 감독을 못 뵌 지 오래됐고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를 것 같아서 안정환에게 부탁했다"고 고백하며 "안정환이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더라. 그 이유는 히딩크 감독이 안정환보다는 저를 더 좋아한다는 데 시샘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응수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히딩크는 돌연 "안정환은 질투하지 않는다. 그 이유를 말해줄까?"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히딩크는 "좋은 이야기만 듣고 싶다면 그렇게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원한다면 '리얼 스토리'를 들려줄 수도 있다"며 2002년 당시의 안정환을 둘러싼 비하인드 폭로전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JTBC <뭉쳐야 찬다 3>의 한 장면. ⓒ JTBC

 
어쩌다벤져스는 네덜란드 A매치 원정 첫 상대로 121년 역사를 자랑하는 10부리그의 FC블루 화이트와 경기를 펼쳤다. 어쩌다벤져스는 네덜란드 선수들의 위협적인 피지컬에 긴장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팽팽하던 전반 초반, 이른 시간에 어쩌다벤져스의 득점 찬스에서 블루 화이트팀의 골키퍼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공을 펀칭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골키퍼는 결국 퇴장 당했고 심지어 백업 골키퍼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블루 화이트는 궁여지책으로 필드플레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껴야하는 비상 상황에 놓였다. 수적 우세를 안게 된 어쩌다벤져스는 주도권을 거머쥐며 전반 15분 만에 임남규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기세를 탄 어쩌다벤져스는 이후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블루 화이트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전반에만 무려 여섯 골을 뽑아냈다. 후반 안정환은 교체카드를 폭넓게 활용하여 여유있는 경기를 운영했다.
 
후반 중반에는 교체카드를 다 쓴 상황에서 라이트백 류한수가 근육이 올라오는 부상을 당했으나, 교체를 위하여 그 자리에 주저앉으라는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여 무릎앉기를 반복하는 의도하지 않은 몸개그로 소소한 웃음을 주기도 했다.
 
어쩌다벤져스는 후반에도 한 골을 추가하며 블루 화이트의 반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첫 경기를 7-0의 기분 좋은 대승으로 장식했다. 류은규-김현우-임남규가 모두 멀티골을 뽑아냈고 이준이도 한 골을 추가하며 공격진이 고르게 득점을 뽑아냈다.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히딩크와 박항서가 나란히 어쩌다벤져스의 일일 감독과 수석코치로 나서 2002년 한일월드컵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훈련을 진행하는 모습을 예고했다. 또한 네덜란드 7부리그팀과 두 번째 A매치 맞대결에서는 기존 코칭스태프였던 안정환과 김남일이 모처럼 선수로 깜짝 출전하는 모습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JTBC <뭉쳐야 찬다 3>의 한 장면. ⓒ JTBC

뭉쳐야찬다3 히딩크 박항서 2002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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