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스위프트는 성 소수자, 커밍아웃해야" NYT 칼럼에 역풍

성 정체성 추측하는 칼럼에 비판 쏟아져

24.01.10 09:24최종업데이트24.01.10 09:24
원고료로 응원

테일러 스위프트의 성 정체성을 추측해 논란이 된 <뉴욕타임스> 칼럼 ⓒ 뉴욕타임스

 
미국 유력 신문 <뉴욕타임스(NYT)>가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성 정체성을 추측하는 칼럼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NYT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일 '우리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하도록 만든 일을 보라'는 칼럼에서 스위프트가 자신이 성 소수자라는 것을 시사해 왔다고 주장했다. 

칼럼을 쓴 아나 마크스는 "스위프트가 데뷔할 때부터 노래와 공연, 의상, 그리고 여러 행동으로 자신이 성 소수자임을 비밀리에 알리려는 '신호'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그는 스위프트가 공연 중 머리핀을 여러 번 떨어뜨렸다며 "별 의미 없는 행동일 수 있지만, 이는 성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은밀한 방법"이라 강조했다. 미국에서 '머리핀 떨어뜨리기(hair pin drop)'는 자신이 성 소수자라는 것을 알리는 뜻으로 여겨진다. 

또한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에서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물감을 뒤집어쓴 여성이 한 남자의 청혼을 거절하는 대신 고양이와 결혼하는 장면이 나오고, 무지개색 의상이나 소품을 자주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머리핀 떨어뜨렸으니 성 소수자? 커밍아웃 종용하기도 
 

콘서트 '디 에라스'에서 공연하는 테일러 스위프트 ⓒ 테일러 스위프트 소셜미디어

 
스위프트는 성 소수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스타로 유명하다. 자신의 콘서트가 성 소수자들에게 "안전한 공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자신은 성 소수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혀왔다. 

지난 2019년 9월 <보그> 인터뷰에서 스위프트는 "나는 내가 속하지 않은 커뮤니티를 옹호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시스젠더(생물학적 성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백인 남성을 제외한 사람들의 인권이 박탈 당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마크스는 "스위프트가 홀로 벽장 안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라고 추측했다. 미국에서 벽장 안에 있다는 표현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긴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마크스는 "스위프트가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커밍아웃(자신이 성 소수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하면 어떻겠냐"라며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나는 스위프트가 자신만이 알 수 있을 성 정체성을 어떻게 생각하든, 그녀의 작품이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에 대해 암시한다는 가능성을 인정하기로 했다"라고 결론 내기도 했다. 

다만 논란을 의식한 듯 "공식적으로 커밍아웃하기 전에 한 사람의 성 정체성에 대해 말하는 것이 외설적이고 험담으로 들릴 수도 있다"면서 "작품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칼럼은 곧바로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특히 NYT처럼 공신력있고 영향력이 큰 신문이 누군가의 성 정체성에 대해 섣불리 추측하는 글을 실은 것이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스위프트 측 "어떤 저널리스트들, 선 안 지킨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성 정체성을 추측한 <뉴욕타임스> 칼럼 논란을 보도하는 미국 CNN방송 ⓒ CNN

 
미국 CNN 방송은 7일 "NYT처럼 저명한 언론사가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스스로 의혹을 부인했던 사람의 성 정체성을 추측하는 글을 싣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런 글은 부적절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독자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스위프트의 한 측근은 이 칼럼에 대해 "어떤 저널리스트들은 스위프트에 관해 쓸 때 선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것이 얼마나 부적절한지는 상관없이 모두 '의견'이라는 보호망 아래서 그렇게 쓴다"라고 반발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도 8일 "사람들은 누군가의 명성과 성공을 험담하고 싶은 충동을 정당화한다"라며 "마치 그것이 우리에게 그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기회를 주는 것으로 착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개인의 성 정체성을 말하기보다는 한 개인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라며 "우리가 스위프트의 성 정체성에 대해 알아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마크스는 과거에도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성 정체성을 추측하는 칼럼을 쓴 바 있다. 한편, NYT는 스위프트에 대한 칼럼에 논평을 거부했다. 

2006년 데뷔한 스위프트는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는 팝스타다. 지난해 글로벌 투어 콘서트 '디 에라스'(The eras)와 음반 수익으로 18억 20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며 새로운 경제 현상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연예 활동을 한 개인으로는 처음으로 스위프트를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테일러스위프트 뉴욕타임스 성소수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