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황당하지만 mRNA 백신 독자적으로 못 갖게 될 듯"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록 2023.12.19 18:44수정 2023.12.20 10:19
0
원고료로 응원
a

7일 광주 북구보건소에서 열린 올바른 손씻기 교실에 참가한 북구청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예방을 위한 손씻기 방법을 배우고 있다. 2023.12.7 ⓒ 광주 북구

 
최근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대유행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최근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신종 감염병이 아니라 3~4년 간격으로 주로 소아 청소년들에게 발병되는 병이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안일하게 대처하면 소아 진료에 대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3~4년 간격으로 유행한다지만 낯설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어떤 병인지 들어보고자 지난 18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엄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쭉 있어 왔는데 왜 이번에 알려졌냐 하면

-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라는 게 중국에서 유행하고 한국에서도 걸린 환자가 기승을 부리는 것 같은데 현재 상황 어떤가요?
"일단 중국은 확실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유행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특히 중국의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어린이 중심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이게 우리나라는 한 4년에 한 번씩 유행하거든요. 마지막 유행이 2019년도예요. 코로나가 시작되고 3년 반 정도 지났는데 그 사이는 원래도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 많이 안 할 때였죠. 사회적 거리 두기 하면서 환자 발생이 더 없었어요.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그만두면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유행 시기와 맞춰서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예요. 근데 과거 유행했던 거와 비교해 보면 환자 수가 많은 건 아니예요.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병하고 감별해야 하는 문제가 있긴 있지만 우려할 정도라거나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유행하는 건 아닙니다."

-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어떤 건지 설명해 주세요.
"마이코플라스마라는 세균이 있어요. 마이코플라스마 세균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마이크로플라즈마 뉴모니라는 세균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일으키는 균이거든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일으키는 이 균주가 감염되면 실제로 여러 가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또 경우에 따라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세균성 폐렴이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쉽게 좋아지지 않는 형태로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이게 주로 학교에 다니는 연령대에 많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이 아이들 중심으로 이것도 마찬가지로 기침할 때 비말 형태로 전파되고요. 보통은 학교나 기숙사 아니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밀집된 군대, 훈련소 같은 데서 많이 유행하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 아까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3~4년 간격으로 유행했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왜 저는 처음 듣는 것 같죠?
"4년 정도 간격으로 유행하는데 그게 아이들 일부에서만 걸리고 유행은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의료 체계 내에서 감당 못 할 정도로 심각한 유행을 일으킨 적은 없어요. 그다음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기존의 항생제 요법 등으로 치료가 잘 되기 때문에 중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니 의사들은 알고 또 아이들 키우는 학부모들은 아이가 아프면서 들어볼 기회가 있지만 일반 국민은 들어보거나 경험해 볼 일이 별로 없는 거죠. 그래서 잘 알려지지 않은 거죠."

- 그러면 왜 이번에 알려진 건가요?
"이번에 중국에서 크게 유행한다는 보도와 함께 우리가 코로나19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을 많이 했잖아요. 중국에서 뭔가 새로운 병이 돈다고 하는데 마이코플라스마라고 하고 그게 생소하다 보니까 좀 더 언론이나 일반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아동이나 청소년이 감염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성인은 안 걸리나요?
"마이크로플라즈마 폐렴은 성인 환자가 많지 않아요. 그러니까 안 걸리는 건 아닌데 성인에서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이 진단된 경우는 굉장히 드물죠."

- 그렇게 위험한 건 아닌가 봐요?
"일단 애들이 감염되면 폐렴이니까 열나고 기침하고 전신 쇠약감 같은 게 생기고 이런 것 때문에 학교 빠져야 할 정도로 고생하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진단이 되고 나면 항생제 치료하면서 대부분 잘 회복이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병의 강도에 비해 마치 심하지 않은 병처럼 돼버린 거죠. 만약 항생제 요법을 할 수가 없게 되고 또 빨리 진단할 수 없게 되면 이것도 중환자가 생길 수 있는 병입니다."

-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증상이 독감과 비슷하다던데 어떻게 구분하나요?
"일단 병의 경과가 조금 달라요. 독감의 특징은 어제까지 멀쩡했는데 자고 나서 보니까 고열 나고 온몸이 깨지는 것처럼 아프고 목도 찢어질 것처럼 아프고 굉장히 짧은 시간에 아주 강한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마이코플라스마에 의한 기관지염이나 폐렴 같은 경우 애매모호하게 시작이 됩니다. 열도 고열이 처음부터 나는 건 아니고 열이 제법 나다가 치료를 안 하면 점점 올라가는 양상이죠. 그러니까 서서히 나빠져요. 비교적 우리가 흔히 걸어 다닐 수 있는 폐렴이라고 말할 정도의 폐렴이긴 하지만 증상이나 임상 경과의 강도가 아주 세지 않은 특징이 있습니다."

- 그러면 치명적이지 않은 건가요?
"우리나라 정도의 의료 접근성이 좋은 나라에서는 사망자 발생이 거의 없어요. 얼마 전에 마이코플라스마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아이 1명이 사망한 걸로 보고는 되었는데 실제로 사망 사례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 혹시 후유증 같은 건 있나요?
"아주 심하게 앓다 보면 마이코플라스마 때문에 뇌염 같은 게 올 수도 있고요. 그다음에 유독 증후군이라고 해서 햄버거병이라고 그러죠. 혈액 투석하게 되는 용혈성 빈혈 같은 게 생기기도 하고요. 그다음 콩팥 기능이 나빠지거나 피부 질환이 일어나는 합병증 같은 게 생길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 그래도 치료하면 완치 가능한 거죠?
"가능한 빨리 진단해서 항생제를 적절하게 쓰면 잘 치료가 되는데요. 문제는 최근 마이코플라스마가 치료 항생제의 일부에 내성이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1차 치료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경우는 주의를 해야 하겠죠."

-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대한 의료계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이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주로 걸려요. 그러니까 12살 이하의 아이들을 진료하려면 소아과 의사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이 소아청소년과 의사 숫자가 더 늘지 않고 오히려 약간 감소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얘기가 나오는 것처럼 이런 아이들이 있을 때 적절하게 진단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 소아청소년과가 점점 기피 과로 되지 않나요?
"오늘도 이런저런 기사 보면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어린이들 치료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소송에 걸리게 되고 그러면 몇억 단위 배상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죠. 이런 문제 때문에 이게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생기지 않으면 안 하겠죠. 수련이 힘들고 개원한 다음에 돈 못 벌고 이런 건 두 번째치고라도 소신 있게 진료했는데 의사가 100%는 아니잖아요. 소신 있게 진료했는데 그 소신과 근거 가진 대응이 결과를 나쁘게 했을 때 이게 형사적 처벌 받는다든지 아니면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배상하라고 하면 사실 진료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젊은 의사들은 없겠죠."

"mRNA 백신 사업단 해체... 심각한 문제"

- 얼마 전 미국 전역에서 개 호흡기 질환이 유행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이건 뭔가요?
"이것도 미국이나 우리나라 또 유럽 등의 나라들이 다 비슷하게 경험하는 건데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또 사회적인 경제적인 활동이 감소하면서 유행이 줄었던 여러 가지 병들이 있거든요. 이런 병들이 다시 예전의 그 유행 양상을 찾아가는 과정인 거죠. 그래서 미국도 인플루엔자 유행이 꽤 많이 생기고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나 호흡기 세균과 관련된 병들이 생기고 이런 것들이죠. 유럽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그동안 유행 패턴을 벗어났던 병들이 다시 자리를 찾아오고 있다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신종 병은 아닌가요?
"신종 감염병은 아닙니다."

- 그러면 우리나라는 아직 안 들어왔나요?
"이간 아직 확인 과정인데요. 강아지도 인플루엔자에 걸리거든요. 그런 비슷한 상황이 생긴 거고, 이제 이걸 가지고 검체를 얻어서 유전물질 같은 걸 발견하고 분석 중인데 바이러스보다는 세균에 더 가깝다는 정도의 의견만 있고 아직은 정확하게 어떤 바이러스인지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걸로 그걸 제가 마지막으로 알고 있거든요. 인체 감염은 아직 확인 안 됐습니다."

-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가 뭘까요?
"일단 바이러스는 유전자 구조하고 이 유전자 구조를 싸고 있는 일종의 구조로만 되어 있죠. 그렇다 보니까 바이러스는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해요. 그리고 스스로 분화하지도 못하고요. 그래서 사람과 같은 숙주 또는 다른 동‧식물 통해 들어가서 그 사람이나 동물의 DNA나 RNA 같은 유전자를 이용해서 본인이 증식하는 방법 택해서 전파되고 복제되거든요.

근데 세균은 본인이 복제할 수도 있고 본인이 에너지를 만들어내요. 그래서 자연 환경에서 유지되는 경우도 있고 사람에게 넘어가더라도 바이러스처럼 직접 사람의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복제하는 그런 과정보다 감염된 장기의 조직이나 점막 같은 데서 실제 직접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양상으로 가기 때문에 조금 다르죠."

- 개 호흡기 질환이 코로나19처럼 사람에게 넘어올 가능성도 있나요?
"일단 이게 과연 어떤 바이러스 또는 세균이냐에 대한 분석이 정말로 중요하고요. 이게 어떤 건지 확실하게 유전자 같은 것들이 확인되고 그다음에 조사해야 될 게 이게 과연 인체 감염이 가능한 것이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겠죠. 사실 개는 아시다시피 사람하고 굉장히 가깝게 살아가는 동물이잖아요. 인체 감염이 만약 가능하다고 보면 그다음부터는 얘기가 달라지죠."

- 코로나19 상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는 양성자 감시체계에서 표본 감시체계로 바뀔 예정이어서 과거와 비교하기는 굉장히 어려운데요. 지금 환자는 전반적으로 좀 줄어드는 추이예요. 저희 병원도 한 3~4주 전에는 매일 30명 가까이 입원했었는데 이번 주 들어서는 한 7명~9명 입원하거든요.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코로나는 감소하고 인플루엔자는 늘어나고 마이코플라스마는 아이들에서 일부 유행을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죠."

- 예년엔 지금 유행할 시기 아니었나요?
"우리가 지난 8~9월에 유행했기 때문에 지금 가라앉은 상황인데 그때를 기점으로 하면 3개월에서 4개월 정도 지나야지 환자가 다시 증가할 때가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지금 백신 접종을 한 40% 정도밖에 못 해서 이전하고 비슷한 양상이에요. 그렇게 따지면 내년 1~2월쯤 하니까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 mRNA 백신 사업단이 예산 삭감으로 해체됐다던데 어떻게 된 건가요?
"잘 모르겠어요. 복지부에서 예산을 안 올린 건 아니고 복지부에서 백신 사업단 2차 연도 예산을 올렸는데 기재부에서 다 인정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 문제 아닌가요?
"심각한 문제죠. 우리나라는 mRNA 백신을 독자적으로 못 갖게 될 거예요. 황당하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다시 사람을 모아서 다시 플랫폼을 만들려면 돈을 더 써도 쉽지 않을 겁니다."

- 의료계에서도 말이 많겠네요?
"관심 있는 사람들한테나 말이 많죠. 이런 거죠. 어떤 증거도 없지만 지금 이렇게 백신 사업과 관련된 걸 연구비를 줄인 것도 아니고 아예 0원으로 만들어버린 건 정상적이지 않거든요. 결국 이런 코로나19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업이 전 정권의 업적이라고 생각하고 지우려는 건가란 오해를 충분히 할 정도로 너무 황당한 결정했거든요. 근데 이거는 근거가 없고 제 개인적으로 다른 이유를 찾지 못하다 보니까 그런 게 아닌가 생각했다는 거죠."
 
a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엄중식

  
덧붙이는 글 '전북의소리'에 중복게재합니다.
#엄중식 #마이코플라스마폐렴 #중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구순 넘긴 시아버지와 외식... 이게 신기한 일인가요?
  2. 2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대전 유흥주점 간 정준호 집행위원장
  3. 3 주목할 만한 재벌 총수 발언... 윤석열 정부, 또 우스워졌다
  4. 4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KBS와 MBC의 엇갈린 평가
  5. 5 청보리와 작약꽃을 한번에, 여기로 가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