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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울고 싶지 않다" 데뷔 30주년 홍진경의 진심

[TV 리뷰] KBS 2TV <홍김동전>,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어준 홍진경의 예능 인생 30년

23.12.08 15:18최종업데이트23.12.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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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홍김동전' ⓒ KBS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이 지난주와 이번주, 조금은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올해로 연예계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멤버 홍진경을 축하하는 특집을 준비한 것이다. 1993년 17살 어린 나이에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해 패션모델로서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했던 홍진경은 이후 각종 코미디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독특한 캐릭터를 마련하고 한결 같은 웃음을 선사해왔다.  

이와 같은 노고를 치하하고자 <홍김동전>은 '홍진경 데뷔 30주년 디너쇼'라는 이름의 축하 파티를 개최했다. 한 주 전 '깜짝 카메라'로 간단하게 몸을 푼 데 이어 이번 시간에는 동료 멤버들의 각종 개인기와 노래방 무대, 그리고 시청자들의 가슴 뭉클한 응원 메시지를 담아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내용으로 꾸몄다.  

늘 그래왔지만 어디 고분고분하게 홍진경의 30주년을 기념해줄 제작진, 멤버들이 아니었다. 늘 서로에 대한 불신, 이기주의(?)로 <홍김동전> 만의 웃음 세계를 꾸며준 이들답게 독한 개그, 호흡 곤란 몸개그 등으로 주인공 홍진경을 쉴 틈 없이 웃게 만들었다, 곧이어 그녀를 응원해준 많은 시청자들의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로 가슴 뭉클한 시간을 마련하는 등 <홍김동전>은 '관록의 예능인' 홍진경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멤버들의 개인기와 몸 개그 대향연
 

KBS '홍김동전' ⓒ KBS

 
언제나 동전의 앞뒤 선택을 통해 운명을 정했던 <홍김동전>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호화로운 식사를 비롯해서 제법 파티다운 분위기를 꾸며 주인공 홍진경을 비롯한 멤버들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물론 독한 맛 웃음이 결코 빠질 리 만무했다. 그동안 홍진경이 맹활약했던 각종 예능 속 명장면에 붙은 재치 넘치는 댓글을 맞추는 퀴즈를 비롯해서 과거 MBC <무한도전> '바보 전쟁: 순수의 시대' 당시 홍진경이 내놓았던 기상천외한 답을 함께 풀어보면서 본격적인 디녀쇼의 출발을 알렸다.  

파티에는 축하 공연이 빠질 수 없지 않겠는가? 이번에는 멤버들이 준비된 소품들을 십분 활용해서 웃음 만발 노래쇼를 마련했다. 대학교 코미디학과 재학때 배웠다는 저글링, 판토마임 쇼를 선배 김숙과 함께 콤비로 소화해낸 조세호는 탈진에 가까운 몸놀림으로 홍진경의 웃음 기대치에 부응했다. ​

비록 "자기들 노래방 놀러 온거 아니냐?"라는 이날 주인공의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멤버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선배이자 동료 예능인의 특별한 날을 축하해줬다. 이에 화답한 홍진경 역시 네 번에 걸친 시도 끝에 어렵게 아이유 원곡 '좋은 날'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제작진의 깜짝 선물... 팬들의 응원 메시지​
 

KBS '홍김동전' ⓒ KBS

 
마지막 순서로 제작진은 고깔모자를 쓴 채 비밀의 방에서 라디오를 찾아 힌트를 찾아 달라는 내용의 게임을 제안한다. 이에 첫번째로 나선 사람은 다름 아닌 홍진경이었다. 별다른 의심 없이 얼굴에 고깔을 쓰고 라디오를 발견한 홍진경은 이내 전원을 켰고 이윽고 들려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웅크리고 앉아 경청하기에 이른다.  

​사실 이 게임은 홍진경을 위한 또 다른 '깜짝 카메라'였다. 오랜 기간 응원해왔고 그녀가 만든 웃음 덕분에 위로 받은 수많은 시청자들이 30주년을 축하하는 감사의 메시지를 녹음해둔 것이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오랜 기간 방송에서 홍진경을 지켜봐왔던 우리들의 마음이기도 했다.  

곧이어 제작진은 또 다른 이벤트를 준비했다. 레드카펫을 차려놓고 후배 패션모델들이 지난 30년 홍진경의 일생을 위킹으로 보여주는 시간을 꾸몄다. 이영자와 더불어 찰떡 호흡을 맞췄던 '영자의 전성시대', '금촌댁네 사람들'을 비롯해서 '언니들의 슬램덩크', '무한도전' 등의 각종 예능 속 그녀의 활약상을 표현한 것이다.  

누군가의 용기가 되어준 웃음 30년​
 

KBS '홍김동전' ⓒ KBS

 
지난 2016년 방송된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홍진경은 "원래 꿈은 이 길은 아니었어요"라고 말한 바 있다. 때론 자갈밭만 있고 가시밭길만 있는 줄 알았다고 토로할 만큼 어린 나이에 뛰어든 홍진경의 연예계 활동은 어려움의 연속이기도 했을 터. 하지만 당시 홍진경은 "그곳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고 시원한 약수물도 있고 좋은 친구들도 있었던 거예요"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그녀가 부침 심한 연예계에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원동력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였다.

​그 결과 오늘날의 홍진경은 또 다른 누군가의 용기가 되어줬다.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 이전에 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일에 매진해온 그녀는 독한 분장도 자청해서 할 만큼 예능을 위해 진심을 다해준 인물이었다. <홍김동전> 제작진과 동료들이 준비한 이벤트를 보고 "지금은 울고 싶지 않아요"라면서 애써 마음을 다잡은 홍진경에겐 이 순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철부지 말괄량이 소녀에서 이제는 <홍김동전>을 비롯한 각종 예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홍진경의 30주년은 그래서 더욱 우리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준다. 분명 부족함도 지녔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최선을 다해준 그녀의 활약에 박수를 보낸다. 언제나 홍진경은 우리들 마음 속 영원한 '웃음 대상' 주인공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홍김동전 홍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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