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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정섭 검사 처남 마약 고발장에 김앤장 변호사 '공범' 적시

부유층 인사 4명... 강미정씨 "남편과 함께 대마 흡입"... 당사자들 혐의 부인

등록 2023.12.08 07:17수정 2023.12.0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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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의 처남인 남편의 마약 혐의를 고발한 강미정씨가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정섭 검사의 처남 조아무개씨가 아내 강미정씨에 의해 마약 혐의로 고발된 고발장에 대형 로펌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공범 중 한 명으로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외 부유층 인사가 다수 공범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조씨를 넘어 이들로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이 사건과 관련한 이정섭 검사의 각종 비위 혐의를, 서울수서경찰서는 조씨 측이 강씨를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사건을 수사중이다. 이 검사의 마약 수사 무마나 강씨의 무고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조씨와 이들의 마약 의혹을 들여다 볼 수밖에 없다.

강미정씨는 지난 2월 28일 경찰에 남편 조씨를 대마흡연 및 소지 혐의로 고발하면서 고발장에 공범이라며 네명(A, B, C, D)의 이름을 적어 휴대폰 연락처와 함께 제출했다. <오마이뉴스>는 이 고발장을 입수했는데, 확인 결과 그중 세번째 인물 C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외국변호사로서 현재 김앤장 소속으로 활동중이다. 고발장 본문에는 C씨의 성씨가 잘못 적혀 있었다.

나머지 A씨는 미국시민권자로서 국내 대형서점 사돈집의 아들이고, B씨는 국내 독점 건설자재업체 대표의 아들, D씨는 연예인 홍보·마케팅 회사 대표로 알려졌다.

강씨는 이들의 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된 화면 형태로 고발장에 첨부했는데, 이름이 "○○브로", "△브로", "브로 □□□" 형태로 되어 있다. '브로'는 '형제'를 뜻하는 'Brother'의 줄임말로, 영어권에서 친한 남자들 사이의 호칭으로 쓰인다. 이들은 모두 조씨가 미국 유학 당시 인연을 맺은 오래 된 사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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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정씨가 지난 2월 28일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첨부된 '공범'들의 연락처 사진. 휴대폰에 저장된 화면 형태인데 이름이 "○○브로", "△브로", "브로 □□□" 형태로 되어 있다. ⓒ 오마이뉴스

 
조씨와 미국 유학 시절 인연... 연락처에 "~브로" 저장

고발장에 따르면, 조씨와 이들은 함께 대마를 흡입했을 뿐 아니라 한 명이 대마를 매수하면 서로 나눠 사용했다. 특히 D씨에 대해서는 "과거 통장으로 마약대금이 들어온 사실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적혀있다. 고발장을 작성한 강씨 측 변호인은 "피고발인(조씨)의 집에 보관하고 있는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대화내용을 보면, 피고발인과 공범들이 어떤 경로로 대마를 구입하여 나누어서 흡입하였는지 상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피고발인의 휴대폰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강씨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상황을 밝혔다. 그는 공범들 중 한 명을 지목하며 "그 사람이 마약 공급책인데, 건대 쪽에 혼자 사는 그의 집에서 항상 모였다"면서 "그가 독립해서 이사할 때 나도 그 집에 가봤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 번은 이 사람이 누구는 약을 주고 누구는 안 주고 한 것 때문에 이들 내부에서 분란이 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씨는 이정섭 검사의 아내인 조씨 큰누나를 포함한 두 시누이가 이 상황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시누이들에게) '언니, (남편이) 다른 오빠들이랑 만나면 항상 약을 합니다, 안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시누이들이) '미정아, 그걸 안 하게 하기 위해서는 얘네들을 다 결혼시켜야 돼, 소개팅 주선해봐' 이렇게 말했다"면서 "그게 말이 되나 싶었지만 각자 가정이 꾸려지면 남편을 안 부를 거라는데 어쩌겠나, 어쨌든 가정을 지켜보려고 모두 소개팅을 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이정섭 검사 처남 마약, 누나들은 알고 있었다 https://omn.kr/26kbk ).

하지만 지난 2월 이 고발장을 접수받은 경찰은 6월 21일 공범들은커녕 조씨의 마약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정했다. 경찰은 현재 진행중인 수사와 별개로 당시 수사 과정에 대해 감찰을 벌이고 있다.

강씨는 조씨가 이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일부 확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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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씨가 촬영한 남편 조씨의 휴대폰 화면. 강씨는 고발장에서 조씨의 마약 투약·소지 혐의에 공범을 적시했는데, 조씨와 이들의 카카오톡 대화 화면에는 "잘먹어", "근데 자꾸 새~팟에서 기계로" 등 마약 투약 관련으로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사자들 "그런 고발장 접수 자체도 처음 듣는 소리" 전면 부인

<오마이뉴스>와 연락이 닿은 공범으로 지목된 이들은 모두 마약 혐의를 부인했다.

김앤장 변호사인 C씨는 마약 의혹을 부인하면서 "그런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다"고 말했다.

D씨는 조씨와 아는 사이라면서도 마약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어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고발장 접수 사실도 몰랐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계속된 연락에도 전화기가 꺼져 있거나 받지 않았다. 수차례 확인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관련기사]
이정섭 검사 처남댁 "이상한 마약수사, 이정섭 영향력 의심" https://omn.kr/26h4s
이정섭 검사 처남 마약, 누나들은 알고 있었다 https://omn.kr/26kbk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 가결됐다... 헌재 심판까지 업무정지 https://omn.kr/26luk
- '이정섭 비위' 제보자 강미정씨 검찰 출석..."매우 불안한 상태" https://omn.kr/26o5g
 
#강미정 #이정섭 #마약 #김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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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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