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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 소멸하나' 칼럼에 달린, 갑론을박 댓글 수백개

한국 인구감소 문제 분석... "뒤처진 이들의 삶 암울"... "미국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

등록 2023.12.04 16:56수정 2023.12.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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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출산율 감소를 분석한 <뉴욕타임스> 칼럼 ⓒ 뉴욕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줄어든 출산율에 대해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에까지 비유하며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로스 다우서트 NYT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각)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인구 감소 문제를 겪는 선진국 가운데서도 놀라운 사례 연구 대상국"이라고 소개했다.

통계청이 지난 11월 29일 한국의 2023년 3분기 합계 출산율이 0.7명이라고 발표한 것을 소개하며 "이런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 70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유럽보다 더 많은 이민자 받아들일 수도"

다우서트는 "이 같은 인구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왔던 때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추가로 한 세대가 더 교체되는 실험에서는 원래 200명이었던 인구는 25명 밑으로 떨어지고, 한 세대가 더 교체되면 스티븐 킹 소설 '더 스탠드'에서 나오는 가상의 슈퍼독감으로 인한 급속한 인구 붕괴 수준이 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낮은 한국의 출산율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는 낙관론을 언급하면서도 2060년대 한국 인구가 35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통계청 인구 추계를 인용하며 "이 정도 인구 감소 만으로도 한국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기 충분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령 피라미드가 역전되면 한국은 급격한 경제 쇠퇴와 유럽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이민자보다 더 많은 규모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 중에서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노인 세대의 방치, 광활한 유령도시와 폐허가 된 고층빌딩, 고령층 부양 부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해외 이민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이 유능한 야전군을 유지하려고 고군분투한다면 합계 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선가 남침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저출산의 원인으로 한 가정을 지옥으로 만들 정도로 잔인한 입시 경쟁 문화, 전통적인 사회 관습에 따른 저조한 혼외 출산율, 페미니스트들의 반란과 그에 반발해 나타난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미국 문화와 대비된다기보다는 미국도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 과장되게 나타난 것으로 읽힌다"라며 "현재 한국의 상황은 단순히 암울하고 놀라운 현상을 넘어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출산율 감소, 한국 만의 문제 아냐" 독자들 반론도 

이 칼럼은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칼럼에 수백 개의 댓글을 달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많은 사람이 '외부인'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한국만 해도 임시 이주 근로자에게 비자를 내주지만, 외국인이 완전한 한국 시민이 되기는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청년들이 자녀를 원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라며 암울한 임금 수준과 고용 시장, 감당하기 어려운 집값과 생활비, 계층 간 이동의 어려움과 승자 독식주의, 여성에게 육아와 가사 부담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문화 등을 지적했다.

또 다른 댓글도 "한국은 극소수 대기업만이 유일한 희망이고, 이것이 한국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뒤처진 이들의 삶은 암울하다"라며 "이는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에 출산율 감소가 한국을 넘어 선진국들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 댓글은 "칼럼니스트는 양육에 대한 부담을 떠나서 단순히 자녀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거에 출산율이 증가한 이유는 애매모호한 종교적 사상과 자녀가 없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이었다"라며 "고맙게도 그런 시절은 오래전에 끝났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댓글도 "과거와 달리 자녀를 원하는 커플도 1명 또는 2명 정도의 자녀를 선호하고, 자녀를 원하지 않는 커플도 크게 늘었다"라며 "삶의 만족을 위해 더 이상 자녀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임금이나 생활비 등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면 빈곤한 사람들은 자녀를 덜 낳아야 한다"라면서 "여성이 경제적 독립을 향해 나아가는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썼다.
#한국 #출산율 #인구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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