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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패배는 토트넘? 맨시티 천적 손흥민이 있다

23.12.03 11:55최종업데이트23.12.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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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의 리그 4연패 저지와 득점왕 경쟁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걸린 맨체스터 시티 사냥에 나선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12월 4일 오전 1시 30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2023-202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개막 이후 구단 신기록인 10경기 연속 무패(8승 2무) 행진을 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3연패로 주춤하며 순위가 어느덧 5위(승점 26)까지 떨어졌다. 손흥민 역시 연패기간 동안 득점포가 침묵하며 부진했다.
 
하필 어려운 상황에서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트레블(3관왕)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맨시티, 그것도 원정경기다. 현재 맨시티는 선두 아스널(승점 33)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리그 2위(승점 29)에 올라있다. 여기에 홈에서는 지난해 11월 12일 2022-23시즌 리그 16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에 1-2로 패한 이후로는 홈 27경기 연속 무패 행진중이다.

반면 맨시티전을 앞둔 토트넘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첼시-울버햄튼-아스톤빌라에게 3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했다. 여기에 부상 선수들까지 속출했다.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더펜, 로드리고 벤탄쿠르도 모두 장기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이전 경기의 다이렉트 퇴장 여파로 맨시티전까지 결장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빠진 주전급 선수만 무려 9명에 이른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리그 13경기 33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전체 팀득점 1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득점왕이자 올시즌도 손흥민과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간판공격수 엘링 홀란드는 벌써 14골을 터뜨리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풀백 자원을 센터백으로 돌려야할 만큼 선수 부족에 시달리고있는 토트넘이 맨시티의 강력한 화력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맨시티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토트넘의 믿을 구석은 결국 손흥민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3경기에 나서 8골-1도움을 기록하며 홀란-모하메드 살라(10골, 리버풀)에 이어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상당히 강했다. 공식전에서 맨시티를 17번 만나 7골 3도움으로 맹활약하며 두 자리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맨시티보다 항상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열세로 평가받았지만 손흥민이 뛰었던 경기에서는 9승 1무 7패로 오히려 우세를 점했다.
 
맨시티는 2016년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로 EPL과 유럽을 지배하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토트넘은 그런 '펩시티'를 상대로만 6승을 거뒀다. 같은 기간 토트넘보다 펩의 맨시티를 상대로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은 없었고,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맨시티가 '골리앗'이라면, 손흥민은 차포를 뗀 상황에서 혼자 거함을 무너뜨려야하는 '다윗'의 입장인 셈이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완벽하게 부활하는 듯했던 손흥민은 팀이 최근 3연패에 빠진 기간동안 득점포가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직전 경기였던 아스톤빌라와의 홈경기에서는 골망을 세 번이나 가르고도 오프사이드로 인하여 득점이 번번이 취소되며 오프사이드 헤트트릭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도 손흥민의 부진에 혹평을 내렸을 정도다.
 
비록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럴때일수록 활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슈퍼스타의 역할이다. 손흥민은 아스톤 빌라전 이후 "팬들에게 죄송하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분발을 다짐한 바 있다.
 
맨시티전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변화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전임 감독들과는 달리, 라인을 끌어올려 과감한 공격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토트넘이 시즌 초반 무패행진을 달릴 때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이 적중했다.
 
하지만 현재는 손흥민을 제외하고 핵심 플레이메이커와 2선 자원, 센터백들이 모두 이탈한 상황에서 전력누수가 막심하다. 특히 다음 상대인 맨시티는 리그에서 가장 독보적인 화력과 점유율 축구를 자랑하는 팀으로, 정면에서 맞불을 놓는 것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무리뉴, 누누, 콘테 등 전임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했던 경기를 보면, 정면대결보다는 선수비 후역습 위주의 전술로 점유율이나 내용에서는 뒤지고도 카운터어택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은 경우가 많았다. 하물며 현재 부상병동인 토트넘의 전력은 손흥민의 입단 이후 역대 맨시티전 사상 최약체 라인업에 가깝다.
 
영국 BBC와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도 토트넘의 최근 3연패 기간 보여준 전력과 맨시티전을 분석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맨시티전에서도 똑같은 방식의 경기를 고집하다가 큰 점수차로 대패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과연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꺼내들 수 있는 최선의 라인업은 무엇일까. 일단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좌우측면에는 빌라전에 이어 다시 한번 쿨루셉스키와 브레넌 존슨 조합으로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중원은 파페 사르와 이브 비수마의 더블 볼란치에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지오나비 로 셀소가 출전하여 메디슨의 공백을 메우고 손흥민의 득점을 지원할 것이 예상된다.
 
관건은 수비진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빌라전에서 에메르송 로얄과 벤 데이비스를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장신 공격수 홀란이 있는 맨시티전에서는 높이를 고려하여 에릭 다이어의 선발 복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다이어는 현재 토트넘 1군에서 기용 가능한 유일한 센터백이지만 문제는 최근 몇 년간 경기력이 극도로 저하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물론 토트넘 팬들조차도 대부분이 토트넘의 패배를 예상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뻔한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 축구의 진정한 매력이기도 하다. 과연 토트넘이 손흥민을 앞세워 이번에도 맨시티를 상대로 또 한번의 기적을 이뤄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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