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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도 쓰레기 치웠는데"... '무인도의 디바' 민폐 논란이 아쉽다

[주장] 제작사 측의 석연치 않은 해명... 엔터테인먼트 업계 의지 중요

23.11.15 12:21최종업데이트23.11.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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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가 소품으로 사용한 돌을 해안가에 방치하고 관련 허가도 받지 않고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제주의소리>는 14일 tvN '무인도의 디바' 촬영팀이 서귀포시 안덕면 황우치해변에 돌무더기를 방치하고, 촬영을 위한 공유수면 점·사용도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방치된 돌무더기는 극 중 주인공 '서목하'가(박은빈 분) 무인도에서 구조 신호를 위해 사용된 것으로 촬영 후 해변 한 귀퉁이 쌓아 놓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측은 "올해 여름 촬영 후 추가 촬영 가능성이 있어 마을 관계자와 협의 후 돌을 한 곳에 모아두고 갔다"며 "마을이장에게는 촬영 협조를 받았으나 행정 절차를 잘 알지 못해 행정시 협조는 받지는 못했다. 빠른 시일 내에 원상 복구하겠다"고 해명했다. 
 

tvN ‘무인도의 디바'에서 극 중 주인공 서목하(박은빈 분)가 돌로 구조신호를 만드는 모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작사 측의 석연치 않은 해명 

제작사 측은 마을 관계자와 협의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취재 결과 책임이나 권한이 있는 사람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제작사 측에서는 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이가 '돌을 쌓아둬야 좋다'고 말해 놔두고 갔다고 했지만 그가 정확히 누군지는 알지 못했다. 

또한 '행정 절차를 잘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제주에는 육지에서 오는 촬영팀의 편의를 돕기 위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하 영상진흥원)이 있다. 촬영 장비 대여나 알선, 로케이션 정보도 제공하고 공유재산 지역 사용에 대한 비용과 촬영 허가 절차도 안내한다.  

영상진흥원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팀이나 섭외팀이 오면 충분히 설명을 한다고 밝혔다. 다만 촬영 허가를 영상진흥원을 통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강제할 수 없어 제작사가 직접 해당 부서에 허가를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영상진흥원 관계자는 돌무더기 방치 논란이 터지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곳에 온 제작팀이 서울에서도 민원이 한 번 나왔던 터라 우리가 중간에 답사까지 가서 확인을 했다"면서 "박은빈 배우도 신경을 써서 (촬영지 이외) 주변 쓰레기까지 치운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할 때는 신경 쓴다고 해서 우리도 안심을 했는데 돌무더기를 그렇게 처리를 해서 안타깝다"며 "주무부서도 아니고 허가나 권한이 없는 사람의 말만 듣고 돌을 방치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폐 촬영 논란, 엔터테인먼트 업계 의지가 중요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의 민폐 촬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5일에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금모래해변에서도 < Mr.플랑크톤 > 드라마팀이 촬영 후 쓰레기를 무단 투기해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드라마나 영화 제작 과정에서 '민폐'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 제작은 촬영팀, 미술팀, 섭외팀, 조명팀, 등 다양한 부서가 함께 일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같은 제작사에 속한 직원이 아니라 별개의 업체들이다. 자신들의 업무만 끝나면 촬영 현장을 떠난다. 그러다 보니 제작사가 관리 감독을 조금만 소홀해도 환경 훼손이나 쓰레기 투기, 민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민폐 드라마, 촬영지 환경 훼손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근본 원인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정책국장은 "봉오동 전투 환경 훼손 논란 이후 업계에서는 반성을 하고 예방에 힘쓰겠다고 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 똑같았다"면서 "제작사 차원에서 조금 더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 제작사가 한 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에 업계라든지 협회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자율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도심지는 물론 야외에서 촬영을 하려고 해도 허가를 꼭 받아야 한다. 자유로운 촬영은 허용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되는 환경 훼손이나 사고 등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드라마와 영화는 다시 촬영할 수 있지만 한 번 훼손된 자연은 복구가 어렵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무인도의디바 민폐드라마 박은빈 제주도 환경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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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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