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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숨진 채 발견된 '사건 브로커 연루' 전직 치안감, 하루 전 영장 발부

재임시절 경찰 인사비리 의혹... 구속된 사건 브로커, 로비 명목으로 18억 챙긴 혐의

등록 2023.11.15 10:31수정 2023.12.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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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경찰청 전경 ⓒ 전라남도경찰청

  [기사 보강 : 15일 오후 5시 20분]

경기도 하남의 한 야산에서 15일 오전 숨진 채로 발견된 전직 치안감 A씨는 하루 앞선 실종 신고 당시 법원에 의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가 재임 당시 이른바 '사건 브로커'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경찰 인사권을 부당하게 행사한 혐의를 적용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영장 집행이 초읽기에 접어든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실종 신고, 그리고 곧이어 사망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경찰청장을 지낸 치안감 A씨는 이날 오전 경기도 하남 검단산 일원에서 주검 상태로 수색 중이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14일 오전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A씨에 대한 수색 작업에 나섰다.

경찰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한 결과, A씨의 휴대전화 신호는 경기도 하남 검단산 일원에서 마지막으로 잡혔다.


전직 치안감 A씨는 전남경찰청장 재임 시절 경찰 인사와 관련해 최근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구속 기소된 브로커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A씨가 전남경찰청장 재임 당시 경정 이하 경찰관 인사를 부당하게 처리한 혐의(뇌물 수수 혐의 등)를 적용해 그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였다.

이에 앞서 A씨를 겨눈 수사 과정에서 경감으로 퇴직한 전남지역 전직 경찰관 1명을 구속하고, 현직 목포경찰서 간부(경정)를 압수수색한 뒤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또한 A씨가 청장으로 재임하던 시기를 포함한 최근 3년치 전남경찰청 인사 자료도 검찰은 확보해둔 상태였다.

검찰 "압수수색 영장 발부 받았으나, 집행 전 단계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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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검찰청·광주고등검찰청 ⓒ 안현주


검찰은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영장 집행 전 단계에서 수사 대상자가 사망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수사 대상 전직 치안감의 사망 사건이 강제 수사 전 단계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혹시모를  '거친 수사'라는 비판을 비켜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검찰 수사는 A씨 사망으로 일시적으로는 제동이 걸리겠지만, 사건 브로커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 연루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해 9월 관련 첩보 접수 이후 1년에 걸쳐 확보한 수사 결과물이 워낙 방대한 데다, 일부 연루자의 경우 그 의혹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드러난 혐의를 검찰 스스로 덮는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1년에 걸쳐 방대한 수사 자료 확보한 검찰, 수사 계속될 듯

검찰 관계자 역시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수사팀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존 수사에서 큰틀의 변화를 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광주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김진호)는 지난해 9월부터 광주와 전남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사건브로커 성아무개(62)씨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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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구속된 ‘사건 브로커’ A(62·사진)씨는 자신의 SNS에 고위 경찰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을 게시해왔으나 최근 돌연 사진을 삭제했다. 그와 친분이 깊은 검경 관계자들은 대체로 골프 모임을 통해 만남을 지속해왔다. ⓒ 독자 제공

 
성씨는 코인 투자 사기 피의자 측으로부터 검경 수사 로비 명목 등으로 고가 외제차를 비롯해 18억원 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공범 1명과 함께 지난 8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성씨를 둘러싼 경찰 인사 개입, 검경 수사 로비, 지자체 수주 비리, 여야 정치인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이다.

다수의 전현직 경찰과 검찰 관계자, 여야 정치인 등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치안감 #전남경찰청장 #광주지검 #사건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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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통신 기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보와 제휴·광고 문의는 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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