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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6선 박병석 "민주당, 강서구청장 선거결과에 취하면 안돼"

"노장청 결합돼야 정치발전" 강조... 김포-서울 편입론 두고 "수도권은 넘쳐서 문제" 일침

등록 2023.11.06 10:01수정 2023.11.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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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전 국회의장 "내년 총선 불출마"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일 국회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대체 : 6일 오전 11시 50분]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6선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이 6일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상호 의원(4선. 서대문갑)·오영환 의원(초선. 경기 의정부시갑)에 이어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세 번째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이다. 당 안팎에서 총선을 앞두고 중진 다선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일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최다선인 박병석 의원의 결단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22대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제 저의 빈 자리는 시대적 소명에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갖춘 새 사람이 이어주길 염원하면서 저의 불출마 결심을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또 "김대중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6선 의원과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헌신했고 이제 국회에서의 저의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약 24년 간 이어졌던 본인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 상생과 협치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등을 22대 국회에선 완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강물(국민)은 배(정치인)를 띄우기도 하지만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란 지표를 품고 의정활동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개인보다 당이, 당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소신을 잃지 않으려 했다. 국민의 삶과 나라의 곳간을 먼저 따졌다. 당이든 국회든 갈라지고 쪼개질 위기에 놓였을 때 중재에 나섰다"면서 "'군주민수'의 경고를 가슴에 새기면서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은 건 대전시민 여러분들의 크나 큰 사랑 덕분이다. 가슴에 늘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회주의자로서 회한도 왜 없었겠나. 정치혁신의 물꼬를 본격적으로 트지 못했다. 국회가 삼권분립의 토대 위에서 상생과 협치의 길을 여는 건 아직도 먼 얘기"라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제왕적이라고 지적된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헌으로만 가능하다. 협치를 만들기 위해 어느 한 당도 전체 의석의 과반을 넘지 않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내)1당이든 2당이든 다른 한 당 이상과 합의할 때만 (법안 등을)본회의에 통과시킬 수 있도록 연합과반을 만들 선거제도가 필요하다"며 "22대 국회는 대화와 타협 속에서 상생과 협치라는 제도 개혁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특히 동료 의원들을 향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의식을 늘 가슴에 담아달라"며 "여당이건, 야당이건 당보다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고 국회의원의 모든 것이 역사에 기록된다는 두려움을 늘 간직해 달라"고 말했다.

"선수가 출마 기준 되면 안 돼... 시대적 소명 여부가 기준 돼야"

하지만 박병석 의원은 본인의 불출마 결단이 곧 '중진 용퇴 압박'으로 읽히는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본인의 불출마 사실 자체도 이재명 대표·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기자회견 20분 전 문자·전화로 소통했고 대전 지역 의원들과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사전에 상의하지 못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그는 관련 질문에 "'선수(選數)'가 출마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는 정치도 노·장·청의 결합이 가능할 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청년의 패기, 장년의 추진력, 노장의 경륜과 지혜가 함께 어우러질 때 그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장·청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할 것이냐는 시대상황에 따라 조절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국회의원 각자가 모두 독립적 헌법기관"이라며 "자신에게 시대적 소명이 남아있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시대적 소명을 지역구민과 국민이 동의하는지가 (출마 여부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의 결정은 제 자신의 결정이지, 누구의 권유가 아니라는 점도 다시 말한다. 다만 (불출마) 발표 시점을 국정감사 직후로 하느냐, 또는 정기국회가 끝난 시점에 하느냐에 대한 검토는 있었다. 여러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되는 시점이라 지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불출마를 결단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잘 판단해야죠. 아직 저에게 희망이 남아있고 박수가 남아있을 때"라며 "제가 300명 국회의원 중 유일한 6선이고 제 지역구가 소위 민주당의 험지인데 거기서 연속 6번 낙선 없이 선택을 받았고, 국회의정을 총괄하는 국회의장을 했으면 국회에서의 할 일은 다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답했다.

내년 총선에 직접 나서진 않더라도 민주개혁진영의 의회진출에 본인 역할이 꼭 필요하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아울러 "(첫 출마 때) 당선만 생각했다면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을 택했겠지만 지역감정,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게 제 시대적 소명이라 생각해 대전에서 민주당 깃발을 올렸다"면서 본인이 차후 역할을 한다하더라도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신당과 연관되진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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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일 국회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앞두고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을 향한 마지막 조언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취하지 말라'였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제일 먼저 이뤄야 할 혁신은 뭐냐"는 질문에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선거결과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가 민주당이 잘해서인지,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득인지 냉철한 판단을 하고 빨리 잊어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당을 향해서도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선거결과, 그 민심의 핵심부터 접근하는 게 바람직한 순서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메가서울' 국힘 향한 일침... "부울경 메가시티나 충청권 메가시티부터"

한편, 박병석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국가균형발전을 제 정치의 중요한 화두로 세워왔다"면서 본인의 의정활동 당시 가장 큰 성과를 '여야 합의로 국회세종의사당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꼽았다.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이전이 결과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의 획기적 이정표가 될 것이란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 국민의힘의 '메가 서울' 추진에 대해서는 따로 질문이 없었는데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울의 경쟁력과 서울시민의 삶의 질은 서울을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데서 오는 것이다. 수도권은 넘쳐서 문제고 지방은 모자라서 문제"라며 "국토 전체 면적의 11.8% 밖에 안 되는 수도권 지역에 전체 인구 50.6%가 살고 모든 돈과 사람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구역 개편을 하려면 국가 전체의 큰 틀을 세운 뒤에 추진하는 게 옳다"면서 "지금까지 논의가 진행됐던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충청권 메가시티 이런 것들이 최소한 같이 가거나 아니면 지방이 먼저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병석 #총선불출마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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