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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남자축구 대표팀, 흥분 가라앉혀야 금메달 보인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2-1 승리

23.10.05 09:23최종업데이트23.10.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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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대표팀 황재원(2)과 정우영(7)이 우즈베키스탄 루스란베크 지야노프를 막아내고 있다. 2023.10.4 ⓒ 연합뉴스

 
황선홍호가 까다로운 고비를 넘어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전반전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은 좋았다. 하지만 후반전 상대 수비수 부리에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이후 추가 시간이 끝날 때까지 약 22분간 게임 운영은 매끄럽지 못했다.

쐐기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찾아왔지만 침착함과 냉정함 없이 흥분 상태로 임했으니 더 쉽게 끝내지 못했던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거친 파울들 때문이었지만 1골 차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진 것이다. 이런 흥분 상태가 라이벌 일본과의 결승전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 9시 항저우에 있는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 게임을 2-1로 짜릿하게 끝내 결승에 올라 토요일 밤 9시 같은 장소에서 라이벌 일본과 만나게 됐다.

정우영의 2골로 한숨 돌렸지만...

게임 시작 후 3분 55초만에 놀라운 첫 골이 나왔다. 이강인이 짧게 처리한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우영이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다.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엄원상이 반 박자 빠르게 찔러준 발리 크로스 타이밍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저항이 거세게 밀려왔다. 24분 58초에 직접 프리킥 골을 얻어맞은 것이다. 주장 완장을 찬 우즈베키스탄 에이스 얄로리디노프가 왼발로 낮게 감아찬 프리킥 볼이 스크럼 옆에서 수비하던 한국 주장 백승호 머리에 맞고 방향이 살짝 바뀌어 빨려들어간 것이다. 이번 실점도 주장 백승호를 따라다니는 불길한 기운처럼 느껴졌을 정도다. 당연히 그의 의도와는 무관하지만 이상하게도 최근 토너먼트 세 게임을 뛰면서 백승호가 있는 곳에서 골을 내주거나 아찔한 순간을 겪어왔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은 37분 31초에 이어진 이 게임 결승골을 백승호가 헤더 패스로 도운 것이다. 골문 바로 앞으로 흐른 공을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둘이 제 때 처리하지 못한 것도 우리를 도운 꼴이 되었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우영이 달려들어 천금의 결승골을 밀어넣었다.

문제는 후반전에 나타났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더 거세게 저항하며 거친 파울을 저질렀고 그 과정에서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날개 공격수 엄원상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66분에 나와야 했다. 회복 가능성을 기대해야 하지만 결승전까지 100% 컨디션을 되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74분에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부리에프가 경고 누적 징계로 퇴장을 당하는 순간부터 우리 선수들이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했다. 중국과의 8강 토너먼트에서 풀백 박규현이 보여준 현명한 대응 태도를 벌써 잊은 듯 송민규가 상대 선수와 불필요한 실랑이를 벌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상대 선수의 거친 행동에 우리 선수가 억울하게 쓰러진 것이 화나는 일이지만 골키퍼 이광연도 공을 든 상태로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펼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이렇게 흥분된 상태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찾아왔을 때 마무리 정확도를 떨어뜨리게 만든다. 엄원상 대신 들어온 안재준의 오른발 대각선 슛도 그랬고, 조영욱의 오른발 터닝슛도 흔들렸다.

이제 대표팀 선수들은 7일(토)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홍콩을 4-0으로 물리치고 올라온 라이벌 일본과 만나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게임을 펼치게 됐다. 일본 선수들의 경기 운영 태도가 중국이나 우즈베키스탄 선수들과는 다르지만 라이벌과 만난 금메달 결정전 특성상 흥분 상태는 언제든지 예상해야 할 일이다. 거기서 누가 더 빨리 평정심을 찾고 자신들의 실력을 충분히 자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결과(4일 오후 9시,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한국 2-1 우즈베키스탄 [골 : 정우영(3분 55초,도움-엄원상), 정우영(37분 31초,도움-백승호) / 얄로리디노프(24분 58초)]

한국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조영욱(87분↔고영준)
AMF : 정우영(59분↔정호연), 이강인(59분↔송민규), 엄원상(66분↔안재준)
DMF : 백승호, 홍현석(87분↔박재용)
DF : 설영우, 박진섭, 이한범, 황재원
GK : 이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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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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