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대한민국 정부에는 '홍범도 훈장 회의록'이 없다

국가기록원, 국사편찬위에 1962년 건국훈장 정보공개청구 결과... "부존재"

등록 2023.09.27 17:20수정 2023.09.27 17:20
1
원고료로 응원
홍범도 장군 대통령장(건국공로훈장, 2등급) 관련 회의록 등 자료가 정부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8월 말부터 국가보훈부,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등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다.

앞서 국가보훈부가 관련 정보공개 청구 요청에 대해 9월 8일 "자료 비공개"라고 답했다가 이의신청 뒤인 같은달 18일 "자료 부존재"로 답변을 뒤집은 뒤 <오마이뉴스>는 교육부,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1962년 홍범도 장군의 최초 건국공로훈장 서훈과 관련한 회의록 등 일체 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국가보훈부가 "1962년도 (서훈 업무는) 문교부 소관이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문교부는 1990년 12월 교육부로 개편됨).

국가기록원·국사편찬위에도 '부존재'
 
a

<오마이뉴스>가 '1962년 홍범도 장군 건국공로훈장(대통령장) 관련 회의록'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모두 "자료 부존재(없음)"이라고 답했다. ⓒ 김지현

 
지난 22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정보공개 청구외(부존재) 통지서'를 통해 "국가기록원 중앙영구기록물관리시스템(CAMS)에서 소장기록물 조회 결과 확인되지 않음"이라고 답변을 보내왔다. 

이어 지난 26일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도 '정보공개 청구외(부존재) 통지서'를 통해 해당 자료가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보공개청구 내용을 즉각 국사편찬위원회로 타기관 이송했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정부의 유관 부처(국가보훈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에는 홍범도 장군의 첫 번째 서훈 관련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1962년 건국공로훈장 서훈 당시 서훈 관련 회의는 1차 문교부, 2차 내각사무처에서 이뤄졌는데, 확인 결과 국사편찬위원회는 1차 문교부 심의의 기본작업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국사편찬위원회에 남아 있는 자료는 2490명에 대한 공적심사 신청서류가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청서류 중 홍범도 장군 관련 서류가 있는 것은 알 수 있었으나 표지밖에 없다"라며 "추정컨대 공적심사를 신청한 사람의 구체적인 자료는 없지만, 유명한 독립운동가이니까 관련 신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왜 중요한 국가 기록이 잘 보관돼 있지 않은 걸까.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1960년대는 정부의 국가기록문서 관리 시스템이 미비했던 시기"라며 "체계적으로 자료들이 보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단계에서 홍범도 장군 관련 자료는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현시점에서 홍범도 장군의 첫 번째 건국공로훈장 서훈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건 과거 언론보도를 통해서 뿐이다. 1962년 2월 24일 언론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208명의 독립유공자 포상 소식을 알리면서 당시 정부(윤보선 대통령-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체제)가 "<조선독립혈사> 등 12권의 심의자료와 ① 국시 위배 ② 정치적 과오 ③ 납북 ④ 변절 ⑤ 해방 후 월남치 않은 자 ⑥ 확인할 만한 기록이 없는 경우 등 6개 제외 규정을 준용해 엄선했다"고 보도했다.

홍범도 장군은 '6개 제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아 건국공로훈장 대통령장(2등급)을 받았다.
 
a

1962년 2월 24일 경향신문(조간) 1면에 실린 <해방 후 최대의 성사 독립유공자 208명 포상> 기사. 보도에 따르면 문교부와 사무처에서 심의했는데 '북한에 있는 자' 등을 제외했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은 이 때 대통령장(건국공로훈장 2등급)을 받았다. ⓒ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관련 기사]
홍범도 훈장 회의록 비공개라던 보훈부, 이의신청하자 "자료 없다" https://omn.kr/25qdt
보훈부, 홍범도 건국훈장 회의록 비공개 결정 https://omn.kr/25ka5
#홍범도 #건국훈장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