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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다큐 상영금지는 마땅... 박원순은 결백하지 않다"

[스팟인터뷰]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 변호사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거듭 인정된 사실, 제작진 반성해야"

등록 2023.09.21 14:56수정 2023.09.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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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변호사. (자료사진) ⓒ 공동취재사진

 
"마땅한 결정이다."

법원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상영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우현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이 영화의 주된 표현 내용을 진실로 보기 어렵고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피해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으로 가처분 신청을 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재판부 결정문을 보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조사와 행정소송 절차를 통해 재차 인정된 가해 행위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정면으로 부정하는 영화 내용을 진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영화가) 사실관계를 반복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화를 만든 김대현 감독과 제작위원회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법원에 이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주요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피해자 수 년째 소송... 매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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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 포스터 ⓒ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

"마땅한 결정이 내려졌다. 다만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된다는 점은 아쉽다. (박 전 시장 사건은) 인권위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이고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도 인권위 결정이 타당하다고 봤는데, 거기에 대해서 항소가 이뤄지고 사실관계를 부정하는 영화까지 제작됐다. 피해자가 몇 년째 소송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 감독과 제작위원회 쪽은 법원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사실의 영역에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이건 국가기관과 사법부를 통해 거듭 인정된 사실관계다. 사실이 믿음의 문제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 이번 재판부 결정문을 보면, '인권위 조사와 행정소송 절차를 통해 재차 인정된 가해 행위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정면으로 부정하는 영화 내용을 진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관계를 반복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며, 이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 영화를 제작한 쪽은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도 허위·오류라는 입장이다.

"인권위가 피해자의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뿐만 아니라 관련 참고인들을 대대적이고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그중에는 가해자 쪽 참고인들도 있었다. 국가기관이 최종적으로 판단한 결정을 거부하고 '피해자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였다'고 하는 건 객관적 사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박 전 시장은 결백하지 않다. 그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위력 성폭력이라는 가해 행위를 한 사람이다. 박 전 시장의 결백함을 주장하면서 그와 피해자 사이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국가기관의 판단을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잘못된 행태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 영화 내용엔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나.

"사실에 전혀 기반하지 않았으며 주된 내용이 허위 사실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영화가 우리 사회에서 공감을 받거나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재판부 판단에 대해 피해자 법률대리인으로서 다행으로 여긴다. 다시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국가기관을 통해 거듭 인정된 사실관계를 부정하는 2차 가해가 시도되지 않았으면 한다."

- 영화 상영을 강행하려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개봉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 결정을 통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으니 영화가 제작·복제·상영되는 일체의 모든 행위가 금지된다. 영화를 제작한 분들이 자성하고 성찰하셔야 한다. 박 전 시장이 왜 사망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시라. 그분이 숨지기 전날 직원에게 보낸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문자의 의미가 무엇일지, 상식의 범주에서 한 번만 더 생각해보시라."
 
#김재련 #박원순 #다큐멘터리 #첫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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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복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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