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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가 '쾅쾅쾅쾅'했다고..." 박정훈 대령 육성 녹취 공개

김정민 변호사, <오마이TV> 출연... "총 15분 분량, 더 자세한 정황 있다"

등록 2023.08.30 15:02수정 2023.09.0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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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이 28일 오후 항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 하기 위해 김정민 변호사와 함께 도착하고 있다. 박 전 수사단장은 지난 7월 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대 채 모 상병 관련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고 보류하라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혐의(군형법상 항명)로 입건됐다. ⓒ 권우성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님도 갑자기 벙쪘잖아요. (7월) 31일 날 할 때 홀딩 돼버리니까 그런 상황이 궁금하잖아요. 그러니까(김 사령관이) 안테나를 여기저기 올려봤나 봐. 그래서 청와대(용산 대통령실)에 있는 군사보좌관(국방비서관)하고도 통화를 한 번 했고 이랬나 봐. 내가 그날 31일 오후부터는 계속 (해병대)사령관님 실에 살다시피 했었으니까.

그러다 이제 그 얘기를 하는 거야. 31일 날 오전 11시경에 VIP 주관으로 회의를 하는데 군사보좌관(국방비서관)이 이래저래 얘기하니까, 바로, 표현에 따르면 군 관련해서 '화를 이것보다 더 낸 적이 없다' '가장 격노했다'면서 바로 국방부 장관 연락해야 된다고 '쾅쾅쾅쾅' 했다고. 내가 정확하게 물어. '사령관님 VIP가 얘기한 거 맞느냐'고. 고개를 끄덕끄덕 하시더라고요."(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순직한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경찰에 넘기지 말라는 지시를 어겨 항명 혐의로 입건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측이 수사 외압의 정황으로 추정할 수 있는 녹취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미 박 대령이 군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 담겨있는 내용이지만 외압 정황을 추정할 수 있는 상황이 당사자의 육성을 통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검찰단서 재생하려다 제지된 녹음파일

박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29일 오후 오마이TV <조성식의 어퍼컷>에 출연해 박 대령과 본인 사이에 전화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이 통화 내용은 외압 정황을 시사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증언을 바탕으로 박 대령과 김 변호사 사이에 오간 대화다. 지난 28일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해 외압 의혹의 증거로 김 변호사가 재생하려다 군 검사에 의해 제지된 파일이기도 하다. 당시 김 변호사는 군 검찰 조사과정에서 녹음 파일을 켜서 영상 녹화 기록에 남기려고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 변호사가 공개한 통화 내용은 1분가량으로 전체 녹음은 약 15분 분량이다. 두 사람의 대화가 녹음된 날은 지난 8월 24일이다. 두 사람은 27일 방송 예정이었던 MBC <스트레이트> 내용과 관련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김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이 관여됐다는 말을 '7월 31일 국방부에서 열렸던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해병대 부사령관으로부터 들은 게 아니냐'고 박 대령에게 질문했다. 윤 대통령을 지칭하는 "VIP"가 언급된 박 대령의 발언은 김 변호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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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TV> '조성식의 어퍼컷'에 출연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 ⓒ 오마이TV

 
박 대령의 통화 내용을 분석해 보면 지난 7월 31일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던 언론브리핑이 돌연 취소되자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자신의 정보망을 가동했고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김 변호사는 박 대령이 대통령실 직책을 몰라서 국방비서관을 군사보좌관으로 혼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 기자 말)과도 한 차례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사령관이 윤 대통령 주재로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에서 열렸던 비공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방비서관의 보고를 들은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

당시 상황과 관련해 박 대령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군 관련해서 '화를 이것보다 더 낸 적이 없다" "가장 격노했다"면서 "바로 (이종섭)국방부 장관에게 연락하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녹음 파일 전체 내용엔 더 구체적 정황 있어"

김 변호사는 "박 대령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김 사령관과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사이에 실제 통화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사령관이 이종섭 장관으로부터 최초 지시를 받은 시간이 31일 오전 11시 56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1시에 있었던 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런저런 질문이 오가고,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화를 냈다고 보는게 상황에 부합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11시부터 시작한 (대통령실) 회의가 적어도 11시 반 이후까지 진행되고 나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했을테니 시간이 딱 맞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15분 분량 녹음 파일) 전체 내용은 훨씬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정황이 있다"면서 추가 공개를 예고했다.
#채 상병 #박정훈 대령 #김정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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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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