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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전력 때문에 홍범도 흉상 이전? 박정희 때 훈장 수여"

국방장관 '육사 내 독립군 흉상 이전' 발언에 우원식 비판... "건국절 논란과 같은 역사세탁"

등록 2023.08.25 18:27수정 2023.08.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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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만주 군관학교와 군인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이미 정리된 논점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 내용을 꺼내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철거·이전 방침과 관련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면서 "독립전쟁의 역사를 지우려는 윤석열 정부의 시도"라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육사, 독립군 5인 흉상 철거 논란..."대한민국 정부 맞나" https://omn.kr/25cx2 ).

이종섭 장관은 이날(25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 억제를 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에서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면서 육사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과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들 독립전쟁 영웅 5인 중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이는 홍범도 장군이다.

이 장관은 "육사는 가능하면 (교내 기념물을) 육군 창설 혹은 육사 창설, 군과 관련된 인물들을 하는 게 좋겠다는 방향"이라며 "이분들 중 소련공산당에 가입했던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 외 다른 네 분은 공산주의 활동 전력이 없다'는 반박에는 "육사에 독립운동보다 창군 이후 군사적 분야에 대해서만 하는 게 좋겠다는 개념 설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의원은 따로 입장문을 내고 "홍범도 장군이 공산당에 가입한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공산당 활동을 위해서가 아니다. 홍범도 장군의 활동은 오직 조국의 독립이었다"면서 "만주 군관학교와 군인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이미 정리된 논점인데도 굳이 이 내용을 꺼내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이 소련 내 집단농장 지도자로서 독립운동을 했던 동지들을 지키기 위한 측면이 강했고, 오히려 스탈린의 한인 강제이주 정책의 피해자로서 해방 전 서거했다는 점. 게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도 홍범도 장군의 과거 전력에도 1962년 건국훈장을 수여하고 독립정신을 기린 점을 꼬집은 것이다.

"육군 창군 이후 영웅 기린다? 건국절 논란 같은 '역사 세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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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과 항일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 등의 흉상에 신흥무관학교 107주년을 맞아 꽃목걸이가 걸려 있다. ⓒ 이희훈

 
무엇보다 우원식 의원은 "'가능하면 육군 창설 등 군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을 (육사 교정에) 세우겠다'는 인식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앞서 육사는 입장문을 통해 교내 기념물 재배치 방침을 밝히면서 "육사 교내에는 학교의 정체성과 설립 취지를 구현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동맹의 가치와 의의를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제 만주군 출신인 백선엽 장군의 흉상을 대신 설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참고로 백 장군은 6.25 전쟁 당시 활약하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육군 대장이 된 인물이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흉상 재배치를 계획하며 독립전쟁보다는 육군의 창군 이후 영웅들을 기리겠다는 것은 헌법이 계승한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의 정통성과 우리 육군의 뿌리인 광복군을 부정하는 처사"라면서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논란이 됐던 '건국절' 논란과도 유사하다"며 "헌법에 명시된 임시정부의 법통성과 선열들의 독립운동을 부정하고 민족반역자인 친일파를 건국의 주역으로 탈바꿈하려는 '역사세탁'이 바로 건국절 주장의 본질이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또 "독립전쟁의 영웅 흉상을 철거하고 독립전쟁의 역사를 지우려는 윤석열 정부의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반헌법적 발상으로 독립전쟁의 역사를 훼손하려는 만행의 진상을 밝히고, 국민께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도 촉구했다.
 
#홍범도 장군 #독립군 #육군사관학교 #백선엽 #이종섭 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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