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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부터 손흥민까지... 유럽 코리안 리거의 주장 완장 역사

박지성-구자철-손흥민으로 이어진 코리안 캡틴의 역사

23.08.14 12:29최종업데이트23.08.1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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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 ⓒ 토트넘 구단 소셜미디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소속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훗스퍼(잉글랜드)는 지난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을 공개했다.
 
주장이었던 골키퍼 요리스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토트넘 신임 감독 엔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정식 주장으로 임명했다.
 
손흥민의 주장 임명은 한국 축구 역사 있어서 엄청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유럽 5대 리그 중 탑 리그로 꼽히는 EPL에서 박지성 (은퇴)에 이어 임시 주장직이 아닌 정식 주장에 오른 사례는 두 번째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유럽 클럽 이적이 활발해지고 있는 시점, 손흥민이 유럽 최고 클럽에서 주장직을 수행한다는 사실은 이후 한국 선수들의 유럽 이적에 있어서 호의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의 주장 역사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달고 잉글랜드 무대를 누비기 전, 해외 축구의 아버지라 불리는 박지성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누빈 경험이 있다. 때는 2012년 2월 24일, 2011-12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AFC 아약스와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한국인 최초로 맨유 소속 주장으로 경기에 나섰던 바가 있다.
 
비록 경기는 1대 2로 패배를 기록하며 주장으로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박지성이었으나 맨유가 가지고 있는 클럽의 위상과 역사를 생각했을 때 한국 축구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후 박지성은 다음 시즌 맨유가 아닌 QPR에서 임시 주장이 아닌 정식 주장으로 임명되며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경기 출장 기회를 떠나 2012-13시즌 QPR로 이적을 택한 박지성은 정식 주장으로 경기장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주장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QPR은 기존 선수단에 불만을 가질 만한 이적 정책을 가져갔으며 그 과정에서 신입 선수들이 대거 들어오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었다. 또한 QPR은 해당 시즌 17라운드가 되어서야 시즌 첫 승을 거두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삐걱대고 있었다.
 
성적 부진과 여러 불화설이 휩싸인 가운데 박지성을 주장으로 임명한 마크 휴즈 감독까지 경질되며 입지 불안까지 겪었으며 설상가상 소방수로 팀에 임명된 해리 레드냅 감독은 박지성의 주장직을 2013년 1월 24일에 공식적으로 클린트 힐에게 넘겨주며 QPR에서 짧고 아찔했던 정식 주장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임시 캡틴이었으나 역사적이었던 아우크스부르크 캡틴 '구자철'
 
독일 무대에서 대한민국 명실상부 축구 전설인 차범근 전 감독도 경험하지 못한 분데스리가 캡틴 역사의 이름에 자랑스럽게 역사를 새긴 인물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전 주장 구자철(제주)이다.
 
2011-12시즌 자신의 첫 유럽 클럽이었던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구자철은 경기 출장 기회를 잡기 위해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임대로 아우크스부르크와 연을 맺은 구자철은 반시즌 만에 리그 15경기 출전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강등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해냈으며 이 활약을 바탕으로 아우쿠스부르크와 구자철의 끈끈한 연이 시작됐다.
 
이 활약을 인정받아 2012-13시즌 1년 임대 계약에 성공한 구자철은 리그 21경기 출전 3골 2도움을 올리며 이 시즌 역시 팀의 강등을 면하는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이 시즌 이후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 임대 복귀와 마인츠 05로 완전 이적을 통해 잠시 아우크스부르크와 연이 멀어졌으나 2015-16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다시 아우크스부르크와 완전 이적으로 연을 다시 연결하며 끈끈한 동행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며 아우크스부르크의 레전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구자철은 2017-18시즌 분데스리가 역사상 첫 한국인으로 주장 완장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게 됐다. 2018년 2월 28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임시 주장으로 임명된 구자철은 주장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당시 주장이었던 다니엘 바이어가 경고 누적으로, 부주장직을 수행하던 알프레드 핀보가손과 제프리 하우레우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생긴 상황 때문에 임시로 주장직을 수행했으나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무대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경기에 나선 기록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억됐다.
 
명실상부 월드클래스 토트넘 캡틴 '손흥민'
 
박지성과 구자철에 이어 유럽 코리안 리거 역사상 세 번째로 주장 완장을 착용하고 꿈의 무대를 누비는 선수가 또 나왔다. 바로 대한민국 축구 스타 손흥민이다. 지난 2015-16시즌을 앞두고 바이얼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당시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약 408억 원)를 기록하며 토트넘 훗스퍼로 입성한 손흥민은 잉글랜드 무대 입성 첫 시즌 적응 실패로 독일 무대로의 리턴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듬해 완벽하게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적 첫 시즌 리그와 컵 대회 포함 40경기에서 8골 6도움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손흥민은 이듬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첼시)의 지휘 아래 DESK 라인이라 불리던 케인-에릭센(맨유)-알리(에버튼)와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리그 47경기에서 21골 7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토트넘의 핵심 자원으로 거듭난 손흥민은 점차 전설로 토트넘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시작했다. 2016-17시즌에는 FA컵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은 PL 출범 이후 토트넘 리그 최고 성적인 2위에 랭크 되는 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으며 2018-19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올리는 등 구단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굵직한 역사에 늘 중심에 있었다. 비록 이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손흥민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져만 갔다.
 
하지만 손흥민의 탄탄한 입지와는 별개로 소속팀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계속된 무관과 세대교체의 명분 아래 카일 워커(맨시티), 위고 로리스(FA),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유)과 같은 팀의 핵심 자원들이 차례로 팀을 이탈하기 시작했고 결국 2023-24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의 기둥이었던 해리 케인마저 뮌헨으로 이적을 택하며 구단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축 자원 중 손흥민만이 유일하게 팀에 남게 됐다.
 
2023-24시즌을 앞둔 토트넘의 신임 감독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석이 발생한 주장직 자리의 주인으로 오랜 기간 팀에 헌신하고 FA컵과 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은 손흥민을 선택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유럽 리그에서 그것도 무려 세계 최고 리그로 발돋움한 잉글랜드 무대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토트넘의 주장으로 임명된 손흥민은 이제 대표팀에 이어 소속팀 캡틴으로서 출격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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