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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집권 23년 만에 가장 약해보여"... 리더십에 '치명타'

프리고진 무장 반란 막 내렸지만... '최대 굴욕' 푸틴, 앞날도 안갯속

등록 2023.06.26 15:37수정 2023.06.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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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남부서 철수하는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면서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앞서 프리고진은 러시아군 수뇌부를 축출하겠다며 로스토프나도누와 보로네시를 장악하는 등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반란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이 하루 만에 막을 내렸으나, 철권통치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앞날이 안갯속에 빠졌다.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격했다가 25일(현지시각) 퇴각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프리고진을 향해 "반역자", "배신", "가혹한 처벌" 등을 운운하며 강력 대응을 경고했으나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은 하루 만에 말을 바꿔 프리고진이 형사 입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오히려 러시아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여유롭게 떠났다. 반면에 러시아 정부 측은 프리고진과의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푸틴 대통령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시민들 환호 받으며 떠난 반란군... "푸틴 권위에 직접적 도전"

반란은 싱겁게 끝났으나, 정권 위협을 미리 막지 못하고 반역자에게 책임도 묻지 못한 푸틴 대통령은 집권 23년 만에 최대 굴욕을 당했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AP통신은 26일 "바그너 그룹이 어떤 방해도 받지 받고 모스크바까지 신속하게 진격한 것은 러시아 군사 안보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버지니아 연구소(CNA) 러시아 연구 책임자 마이클 코프먼은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헬기와 군 통신기를 격추한 것을 언급하며 "지난 3주간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가한 것보다 바그너 그룹이 하루 만에 러시아 공군에 더 큰 피해를 입혔다"라고 밝혔다.

미 CNN방송도 "푸틴 대통령은 반란에서 살아남았으나, 그는 국제사회와 외부의 적뿐만 아니라 자국민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CNN 모스크바 지국장 출신인 러시아 전문가 질 도허티는 "내가 푸틴 대통령이라면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떠날 때 거리에서 환호하던 사람들이 걱정될 것"이라며 "왜 평범한 러시아인들이 쿠데타를 시도한 사람들에게 환호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일어난 반란은 푸틴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며 "러시아 지도층에서 실질적인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이번 사태에 대한 심오한 질문에 대답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존적 위기' 몰린 푸틴... "몰락 전망은 일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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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월 24일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영국 BBC 방송은 "푸틴 대통령은 집권 23년 만에 가장 약해보인다"라며 "그의 집권 하에 반란이 일어났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1990년대 초반 러시아 경제부 장관을 지낸 안드레이 네차예프는 "러시아 지도층은 2024년 대선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들이 앞으로도 푸틴 대통령에게 의존해야 할지 스스로 물어볼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곧바로 리더십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은 맞다"라며 "이번 반란이 푸틴 대통령에게 실존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 거물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지 않았다"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 체제의 몰락을 전망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라고 전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나 노트 선임연구원은 "서방의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은 매우 역기능적이고 극적이었다"라면서도 "그러나 러시아 같은 체제는 그 정도 기능 장애에 매우 내구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러시아 총리도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프리고진은 보복을 피해 아프리카 정글 같은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바그너 그룹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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