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탁 목사, 6.25 설교 "용서 있는 곳에 화해와 평화"

하나교회, 창원기독교청년회관 예배 ... "우리 시계는 73년 전 1950년에 멈춰"

등록 2023.06.25 12:25수정 2023.06.2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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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교회는 25일 오전 창원기독교청년회관에서 평화 기도회를 열었다. ⓒ 하나교회

 
"용서와 화해를 위한 공동기도 시간입니다."

한국 기독교 장로회 하나교회(목사 공명탁)가 한국전쟁 73년을 맞아 평화기도회를 열었다. 지난 한 주 동안 '민족화해주일'을 정한 하나교회는 25일 오전 창원기독교청년회관에서 박종권 집사의 사회로 '주일공동예배'를 지내며 '용서'를 바랬다.

신도들은 "억울하게 입은 피해로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며 "그들의 가슴에는 쓰라린 배신감, 죽이고 싶을 정도의 보복심, 죽고 싶을 정도의 수치심이 돌덩이처럼 박혀 있습니다. 그들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옵소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여 주옵소서. 과거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새 힘을 주옵소서"라고 빌었다.

"분단으로 갈등 가운데 있는 우리 민족을 위해 기도합니다"라고 한 신도들은 "우리 민족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총과 사랑이 크고 놀랍습니다. 당신의 은총은 햇살처럼 언제나 한반도 구석구석을 비추고, 당신의 사랑은 바람처럼 남과 북의 모든 사람에게 불어옵니다. 당신의 크고 놀라운 은총과 사랑으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여 하옵소서"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용서하고 용서받는 역사가 일어나게 하옵소서. 냉대가 환대로, 배제가 포용으로, 적대가 우정으로 바뀌게 하옵소서. 갈등과 전쟁 대신 용서와 화해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게 하옵소서. 한반도에서 용서와 화해와 평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만방에 퍼지는 날이 속히 오게 하옵소서"라고 덧붙여 빌었다.

공명탁 목사는 설교를 통해 "6.25를 기억해야만 다시는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인데 문제는 점점 기억이 희미해진다는 것이고, 기억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기억이 오히려 용서와 화해 더 나아가서는 민족 통일에 걸림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용서도 어려운데 용서가 집단화되면 될수록 용서는 더 어려워집니다"라고 한 공 목사는 "오늘이 6.25이면, 6.25가 1950년에 일어났으니까 73년이 지났는데도 오늘 우리의 시계는 73년 전 1950년에 멈추어 있습니다. 왜입니까?"라고 했다.


이어 "그것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상기하자 6.25', '때려잡자 공산당', '죽이자 김일성'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남과 북은 물론이고 우리 끼리도 서로가 총질해 왔습니다. 기억, 고통, 상처는 더 커졌기 때문인데 그런데도 이 프레임을 깨트리지 못한다고 한다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텐데 어떻게 이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그 기억, 고통, 상처가 생생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서로가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요셉' 이야기를 한 공 목사는 "요셉은 형들에 의해 이집트로 팔려 가서 죽을 고생을 하던 중 이집트 왕의 꿈을 해몽해 주고는 이집트의 2인자가 되는데 야곱의 아들들이 가뭄으로 양식을 구하려 이집트로 왔다가 요셉을 만나게 됩니다"며 "그런데 그 자리가 초상집이 아니라 잔칫집이 된 것은 요셉이 혈들이 자기를 팔았다는 그 사실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조차도 하나님이 그들을 살리기 위해 그렇게 하셨다고 했기 때문인데 이 위대한 선언은 나의 눈으로 사실을 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사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용서와 화해가 가능했다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공 목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즈먼드 투투의 회고집 <용서 없이 미래 없다>를 이야기했다.

공명탁 목사는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도 우리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며 "우리는 사실 때문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앙탈을 부리지만 이것이 하나님께는 통할 리 없다는 것입니다. 용서하라는 것은 명령입니다. 명령에는 타협이 없을 수 없습니다. 명령에는 복종만 있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용서하라고 하십니까? 그것은 내가 용서해야만 내가 용서함을 받을 수 있고, 용서가 있는 곳에는 화해와 평화가 있기 때문입니다"며 "내가 용서하면 너와 교회, 이웃, 민족, 세계는 물론이고 자연까지도 하나가 될 텐데 이 같은 은혜가 우리 가운데 속히 임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라고 기도했다.

하나교회 참가자들은 이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내기 위한 평화협정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6.25 #하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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