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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1.48' 산체스, 독수리 군단의 '승리요정'

[KBO리그] 23일 NC전 5이닝 4피안타3K무실점 승리, 한화 3연승 질주

23.06.24 08:55최종업데이트23.06.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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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한화가 3위 NC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6안타를 때려내며 6-2로 승리했다. 지난 21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내리 3연승을 질주하게 된 한화는 이날 kt 위즈에게 3-10으로 패한 8위 KIA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줄이며 하위권 탈출의 희망을 현실화하고 있다(26승4무37패).

한화는 3회1사1,3루에서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김인환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8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권광민이 6회 3점홈런(2호)을 포함해 2안타3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6명의 투수가 올라와 NC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고 특히 선발로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진 선발투수가 자신의 몫을 해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 등판한 8경기에서 팀을 7승1무로 이끌고 있는 '승리요정' 리카르도 산체스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3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대 한화 경기. 1회 초 한화 선발 투수 산체스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가 한 번도 거느리지 못했던 외국인 에이스

한화는 송진우(대덕대학교 투수코치)와 정민철(MBC스포츠+ 해설위원),구대성,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같은 KBO리그 역사에 남을 에이스들을 많이 보유했던 구단이다. 하지만 빙그레 시절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시즌은 단 한 번(1999년)에 불과했다.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높아진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필수인데 아쉽게도 한화에는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를 거느렸던 적이 거의 없었다.

2000년대 제이 데이비스와 제이콥 크루즈, 덕 클락 같은 외국인 타자를 많이 영입했던 한화는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투수들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2011년 한화에 입단한 대니 바티스타는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앞세워 세 시즌 동안 한화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하지만 바티스타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2013년 7승7패 평균자책점4.20에 머무르며 외국인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화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14승을 따내며 통합우승에 기여했하던 검증된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를 영입했다. 2015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30경기에 등판한 탈보트는 156.1이닝을 책임지며 10승11패4.72의 성적으로 그 해 한화에서 다승과 이닝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시즌 내내 심한 기복을 보였던 데다가 부상우려까지 있었던 탈보트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현재까지도 한화팬들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외국인 투수는 단연 역대 대체 외국인 투수 중 가장 화려한 단기 임팩트를 자랑했던 에스밀 로저스였다. 2015년 쉐인 유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화에 입단한 로저스는 10경기에서 4번의 완투와 3번의 완봉, 6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6승2패2.97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로저스는 190만 달러에 재계약한 2016년 부상으로 단 6경기 등판에 그치며 중도 퇴출을 피하지 못했다.

2017년에는 이름값만 놓고 보면 '역대급'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빅리그 올스타 출신의 알렉시 오간도와 빅리그 11년 경력의 베테랑 카를로스 바야누에바를 영입했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상태로 한국 무대를 밟은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한화에서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며 15승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결국 두 빅리거와 한화의 인연도 단 1년으로 마무리됐다.

8경기서 7승1무, 한화가 자랑하는 '승리요정'

베네수엘라 출신의 좌완 산체스는 만17세였던 2014년부터 LA 에인절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치며 마이너리그 과정을 밟았다. 산체스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단축시즌으로 열렸던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3경기에서 5.1이닝4실점(평균자책점6.75)을 기록했던 것이 산체스의 빅리그 커리어 전부였다. 그만큼 크게 내세울 게 없는 평범한 투수였다는 뜻이다.

올해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트리플A에서 활약하며 3경기에서 5.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던 산체스는 한화의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가 부상으로 조기 퇴출되면서 총액40만 달러에 한화에 입단했다. 빅리그 경력이 단 3경기에 불과한 1997년생의 젊은 투수. 조기 퇴출된 스미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급한 영입이었지만 외국인 투수 없이 시즌 초반을 보내며 고전하던 한화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하지만 산체스가 한화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5월11일 삼성과의 KBO리그 데뷔전에서 4이닝 무실점,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1실점으로 한국무대 적응을 마친 산체스는 23일 KIA전에서 5이닝8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을 따냈고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첫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연승을 기록했다. 5월 성적은 4경기 20이닝2실점에 평균자책점은 무려 0.90이었다.

산체스는 6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5월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10일 LG트윈스전에서 8이닝8탈삼진 무실점으로 최고의 투구를 선보인 산체스는 23일 NC전에서도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면서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다. 특히 3회에는 박건우의 강습타구에 왼팔을 맞으며 최원호 감독을 비롯한 한화팬들을 놀라게 했지만 금방 털고 일어나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4승 무패 1.48이라는 개인성적도 매우 뛰어나지만 한화팬들이 산체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올 시즌 산체스가 등판한 8경기에서 한화가 7승1무라는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체스가 등판하는 날은 승리한다'는 공식이 이어지면 선수들의 자신감도 올라가고 그만큼 경기도 잘 풀리게 된다. 큰 기대 없이 영입했던 대체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올 시즌 한화의 '승리요정'으로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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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한화 이글스 리카르도 산체스 8경기 7승1무 승리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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