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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봉 노조원 머리 가격' 진압에 경찰청장 "손목 친다고 친 건데"

[국회-행안위] 광양제철소 유혈 진압 질의에 윤희근 "폭력적? 동의 못해"

등록 2023.06.22 16:43수정 2023.06.2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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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윤희근 경찰청장이 5월 31일 새벽 광양제철소에서 벌어진 '망루 농성 강제진압 머리 가격'을 두고 "폭력적이거나 억압적이라는 말에 청장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경찰의 행위를 두둔하고 나섰다. 

무릎으로 짓누른 경찰... "어깨를 누른다고 누른 것"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경찰의 노조 과잉 진압 기조를 질책했다. 

문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노조 대응 기조가 강압적이고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고 반헌법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으로 질의를 시작했다. 윤 청장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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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5월 30일 광양제철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한국노총 노조원의 머리를 무릎으로 짓누른 채 진압하고 있다. ⓒ 문진석 의원실 제공

 
문 의원은 아스팔트 도로 위 엎드린 노조원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제압하는 경찰의 사진과 2020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있었던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현장 사진을 차례로 회의장 화면에 띄웠다. 

문 의원은 "무릎으로 아스팔트 위에 있는 노동자를 제압하는 모습과 이것(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 청장은 "보기에 따라 일부 과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의원은 "이런 제압 방식을 경찰이 그동안 사용해왔느냐, 저는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윤 청장은 "대상자(노조원)가 심하게 저항하니 (경찰) 6명이 체포 과정에서 어깨를 누른다고 누른 것 같다"며 "화면 상황으로는 목 부위가 누른 것처럼 나오는데, 옆 사람의 지적으로 해서 바로 그 상태가 해소됐다"라고 말했다.

'망루 농성' 노동자 머리 지속 가격한 경찰... "손목 친다고 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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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5월 31일 새벽 5시 30분께 전라남도 광양시 포스코광양제철소 앞 도로에서 고공시위 중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을 경찰봉으로 제압하고 있다. 노조 측은 "경찰이 저항을 포기한 김 사무처장에 대해 양쪽에서 마구 경찰봉을 휘둘렀다. 이는 명백한 과잉진압"이라고 했다. ⓒ 한국노총

 
경찰이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망루 농성을 하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경찰봉으로 가격해 유혈 사태를 일으킨 것을 두고서도 윤 청장은 "의도치 않았던 것"이라고 변명했다.


문 의원은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 농성하는 경찰의 진압 장면 기억하느냐"며 "시야가 확보 안 돼서 의도치 않게 (경찰이 노조원의) 머리를 가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인가"라고 물었다. 윤 청장은 "머리 가격한 것은, 손목을 향해서 내려친다고 친 건데..."라고 반박했다.

문 의원이 "의도치 않게?"라고 묻자, 윤 청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문 의원이 "의도치 않은데, 화면을 보면 (경찰이 노조원의) 머리를 수십 차례 후려 갈겼다"며 "이것이 상식적이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경찰봉을 사용할 수 있지만 머리를 가격해선 안 된다는 거 물리적 행사 규칙에 나와 있지 않느냐"며 "한 번 가격 한 게 아니다. 이것은 실수한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문 의원은 "노동자가 쓰러져서 저항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머리를 내려쳤다. 이게 상식적이고 민주적인 진압 방식이냐"고 계속 추궁했다

윤 청장은 "(노조원이) 웅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들고 있는 쇠파이프를 휘젓고 하니까 빠른 시간 내 제압하겠다는 의도로 그런 행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7m 높이 망루였고, 가로세로 2×2m 면적인 위험한 상황을 빨리 해소하기 위한 부득이한 상황이라고 이해해 주시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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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도로교통안전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문 의원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 건 경찰이지 노동자가 아니었다"라며 "(농성) 하루 만에 강제 진압 방식을 쓰지 않아도 됐다"라고 지적했다.

윤 청장은 "하루 만에 경찰 병력을 투입한 건, 현장 지휘관의 판단 있었지만, 거기는 아는 바와 같이 6차선 도로였고, 평균 한 시간에 1200대 차량이 내왕하는 도로였기에 조속히 해결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경찰의 대응이) 폭력적이거나 억압적이거나 이런 말에 청장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평화적이라는 말로 진행되는 불법으로 인해서 일반 국민의 평온한 생활관, 교통 불편, 소음 등 이런 것들에 대해서 국민들이 참기 어렵기 때문에 원칙대로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윤희근 #문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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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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