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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겨냥한 정의당 대표연설... 시간 초과하자 국힘 '항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배진교 "지난 1년 총체적 파탄"... 전날 김기현은 10여분 초과

등록 2023.06.21 15:37수정 2023.06.2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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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 1년은 역주행으로 가득한 총체적 파탄"이라며 "언론 길들이기, 시행령 통치, 거부권 통치, 사정기관을 동원한 '법폭통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급기야 '친윤석열' 이양수 의원은 발언 시간을 문제 삼으며 '뒤끝'을 보였다.

배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묵념으로 시작했다. 그는 "오늘 아침 정부의 부당한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분신한 고 양회동 지대장의 발인이 있었다"며 "고인은 유서에서 '먹고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회사를 피해자로, 노동조합을 가해자로 둔갑시키고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매도하는 정부의 탄압을 견디다 못해 분신이라는 최후의 수단으로 항거하며 생을 달리하셨다"고 추모했다. 

양회동 추모로 시작… "이것도 민주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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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 앞서 정부의 부당한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분신한 건설노조 고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유성호

 
배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회 시정 연설에서 노동개혁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으나 이는 개혁을 가장한 노조탄압에 불과했다"며 "말도 안 되는 주69시간제로 포문을 열더니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겠다면서 대기업 노조가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는 괴담을 퍼뜨려 노동탄압의 구실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주범은 대기업 노조가 아니라 대기업"이라며 "정부는 이 명백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배 원내대표는 또 "2020년에 나온 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성평등을 이루는 조치 없이 결코 출생률을 높일 수 없다는 지극히 합리적인 문제의식을 밝혔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에 정면으로 역주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육아휴직이 있어도 못 쓰는 것이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현실인데 목소리 내는 노동자는 때려잡고 노동조합엔 불법 딱지 붙이느라 바쁘다"며 "노동자들이 대항력이 없는데 개인의 삶의 질이 어떻게 향상되는가"라고 물었다. 

배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의 역주행'도 꼬집었다. 그는 "집권만 하면 언론부터 길들이려는 여당의 못된 습관은 여전하다. 사실 국민의힘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며 "야당은 만나지도 않고, 듣기 싫은 언론은 좌파언론으로 매도하고, 법은 다 무시하고 시행령으로 밀어붙이고, 국회 입법은 거부해버리는, 이런 것도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는 언론 길들이기, 시행령 통치, 거부권 통치, 그리고 사정기관을 동원한 '법폭통치'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배 원내대표는 정치개혁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총선을 열 달 앞둔 국회는 전쟁터처럼 뜨겁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국회 밖 민심은 싸늘해지고 있다"며 "국민들은 가장 공적인 공간인 국회에 대한 신뢰를 거뒀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를 거듭할수록 푹푹 빠져드는 이 불신의 늪에서 어떻게 탈출하겠나? 또 거리에서 큰절하면서 '이번 한 번만 살려달라'고 싹싹 빌겠나? 일단 '다수당만 만들어주면 잘할 수 있다'고 또 거짓말 하겠나"라며 "이런 정치,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배 원내대표는 "타협과 승복이 가능한 정치환경을 만들기 위해 단 한 번의 타협으로 선거제도를 개선하자"며 선거제 개편에 무관심한 양당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무관심도 지적했지만, 전날 '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틀렸다"고 했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개혁은 특권과 무능의 축소이지 의원 축소가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권력은 다수가 나눌수록 작아지고, 소수가 독점할수록 강해집니다. 의원 정수 축소하면 국회의원들의 권력도 더 강해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닙니까? 그건 국민들께서 진짜 원하시는 개혁이 아닙니다."

김기현도 초과했는데… "시간 지켜달라"는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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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배 원내대표는 또 남은 임시회 기간 동안 국회 후쿠시마 특위를 빠르게 가동하고, 민생 추경에 합의하고, 전세사기 특별법 보완 입법과 노란봉투법(노조법 2, 3조 개정안) 등을 속히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단 추경의 경우 "가장 중요한 원칙은 6개월 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합의한 부자감세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여야가 합의한 세제개편 결과 이미 34조 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연말까지 50조 원이 예상된다. 정부나 야당이나 모두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은 배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대목에선 박수를 보내는 등 공감을 표하다가도 자신들도 비판 대상이 될 땐 조용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부분 항의했다. 급기야 이양수 의원은 "비교섭단체 대표의 발언은 15분으로 제한돼 있다. 앞으로 시간을 잘 지켜주면서 해야지 그걸 잘 안 지켜주시면 여야 협의로 변동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김기현 대표도 국회법이 정한 40분을 넘겨 50여분 간 연설했다. 배진교 원내대표의 발언은 약 23분 정도였다.

[관련 기사]
[전문] 배진교 "윤석열 정부 1년, 이런 것도 민주주의인가" https://omn.kr/24gsn
#배진교 #정의당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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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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