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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축구팀, 카타르 인종차별 욕설에 경기 '거부'

A매치서 인종차별 욕설로 충돌... 후반전 포기하고 떠나

23.06.20 16:08최종업데이트23.06.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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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와 카타르의 축구대표팀 경기 중 충돌 사태를 보도하는 뉴질랜드 <1뉴스> 갈무리 ⓒ 1뉴스

 
뉴질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카타르와의 공식 경기 중 상대방 선수가 인종차별적 욕설을 했다며 경기를 거부하고 경기장을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뉴질랜드 공영방송 1뉴스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20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카타르 축구 국가대표팀과 A매치 평가전에 나섰다. 

선제골을 넣고 1-0으로 앞서가던 뉴질랜드는 전반 40분 카타르에 프리킥을 내줬다. 이때 카타르의 유수프 압두리삭이 뉴질랜드의 마이클 박솔에게 무언가 말을 하자 뉴질랜드 선수들이 크게 화를 내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카타르 선수들까지 나서면서 양 팀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박솔은 사모아계 뉴질랜드인이다.

뉴질랜드 축구협회 "선수들 자랑스럽다"

뉴질랜드 주장 조 벨은 주심한테 강하게 항의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불만을 드러냈다. 전반전을 마친 뉴질랜드는 하프 타임 때 경기를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후반전에 나타나지 않았다. 

뉴질랜드 축구협회는 성명을 내고 "주심의 공식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선수단이 후반전에 나오지 않기로 합의했다"라며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맞선 것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앤드루 프래그넬 뉴질랜드 축구협회장은 카타르 선수가 말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인종적 비방(racial slur)이었다"라며 "불행하게도 축구계에서 여전히 이런 문제가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거부는 선수단의 통일된 결정이었고, 매우 단호했다"라며 "우리 선수들의 행동이 자랑스럽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1뉴스는 뉴질랜드 대표팀이 경기 거부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프래그넬 회장은 "그런 경우에도 준비되어 있다"라며 "FIFA, 카타르 축구협회와 함께 이번 사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쿠웨이트 U-21 경기서도 똑같은 일 벌어져  
 

뉴질랜드와 카타르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인종차별 욕설로 충돌한 경기 중계 갈무리 ⓒ 스카이스포츠

 
반면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카타르 감독은 "분명한 것은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무언가 말을 주고받았고, 뉴질랜드 선수들은 우리 팀이 우리 선수를 지지하는 것처럼 자신들의 동료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축구의 새로운 장면으로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FIFA가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아일랜드와 쿠웨이트의 U-21(21세 이하) 대표팀 경기에서도 아일랜드 선수단이 쿠웨이트 선수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3-0으로 앞서있던 경기를 거부하고 떠났다. 

아일랜드 축구협회는 "우리 선수나 스태프에게 어떠한 인종차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심각한 이번 사태를 FIFA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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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카타르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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