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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 거포' 윌리엄스, 한화팬 눈물 닦아줄까

[KBO리그] 18일 총액 45만 달러에 한화와 계약, 빅리그 통산 31홈런 110타점

23.06.19 09:25최종업데이트23.06.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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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야수 닉 윌리엄스 ⓒ AFP/연합뉴스

 
한화가 드디어 오그레디의 대안이 될 새 외국인 타자를 찾았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대체할 새 외국인 타자로 미국 출신의 좌투좌타 외야수 닉 윌리엄스와 총액 45만 달러(계약금 15만, 연봉 25만, 인센티브 5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윌리엄스는 계약 후 "팀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며 "이글스 팬들을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빅리그에서 주로 우익수로 많이 활약했던 윌리엄스는 2017년 필리델피아 필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치며 4시즌 동안 294경기에 출전해 타율 .251 31홈런 110타점 109득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과 올해는 미국 무대가 아닌 멕시칸리그의 토로스 데 티후아나 구단에서 활약했다. 윌리엄스는 비자발급 등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한 후 다가오는 주말쯤 입국할 예정이다.

현역 빅리거 대신 선택했던 1할 타자 

한화는 작년 마이크 터크먼(시카고 컵스)이라는 외국인 타자와 한 시즌을 함께 했다. 호타준족형 외야수였던 터크먼은 작년 한화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89 12홈런 43타점 88득점 19도루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처럼 리그에서 돋보일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팀 내 타율, 안타, 득점 1위와 홈런 2위를 기록하며 충분히 재계약을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한화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터크먼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터크먼은 작년 주로 1번타자로 활약하면서 상대적으로 홈런과 타점이 적었고 .216에 불과했던 득점권 타율 역시 한화 구단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사실 정은원이라는 괜찮은 테이블세터 요원을 보유한 한화에게 더욱 필요한 선수는 터크먼 같은 호타준족형 선수가 아닌 중심타선에서 많은 홈런과 타점을 생산할 수 있는 거포유형의 선수였다.

터크먼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한화가 작년 12월 총액 90만 달러를 주고 새로 영입한 선수는 좌타 거포 오그레디였다. 오그레디는 빅리그 통산 성적이 4홈런 12타점에 불과하지만 2019년에는 트리플 A에서 28홈런 77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타력 만큼은 충분히 검증된 선수다. 오그레디는 작년에도 일본 프로야구의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활약하면서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15개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한화는 일본 프로야구 15홈런에만 집중하느라 오그레디가 작년 규정타석을 채운 퍼시픽리그 타자 중에서 가장 낮은 .213의 타율을 기록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막무가내로 홈런만 노리는 스윙을 하는 오그레디는 올해 시즌 개막 후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125 무홈런 8타점 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337라는 민망한 성적을 남긴 채 지난 5월 31일 웨이버 공시되며 두 달 만에 한국생활을 마감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한화가 재계약을 포기한 터크먼의 활약이다.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터크먼은 트리플A에서 타율 .278 3홈런 15타점 17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다가 지난 5월 19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코디 벨린저 대신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터크먼은 현재 빅리그에서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80 9타점 12득점 2도루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오그레디를 영입하기 위해 빅리거 터크먼을 포기한 셈이다. 
 

한화에서 방출된 오그레디 ⓒ 연합뉴스

 
'빅리그 31홈런' 윌리엄스, 부디 타격 만이라도...

2017년 6월 만 23세의 나이로 빅리그에 데뷔한 윌리엄스는 곧바로 필라델피아의 주전 우익수 자리를 차지하며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288 12홈런 55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참고로 2017년 필라델피아에는 LG 트윈스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타자 김현수도 있었다). 윌리엄스는 2018년에도 필라델피아의 주전 우익수로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256 17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 이하의 수비를 가진 윌리엄스는 타격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고 2019년 타율 .151 2홈런 5타점으로 부진하다가 2020년 8월 팀에서 방출됐다. 윌리엄스는 2021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지만 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채 방출 당했고 작년과 올해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멕시칸리그에서 활약했다. 그러던 중 오그레디를 대신할 새 외국인 타자를 찾던 한화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이다.

멕시칸리그가 전통적인 타고투저 리그로 유명한 만큼 멕시칸리그에서의 성적을 100% 신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멕시칸리그에서 보여준 윌리엄스의 활약은 충분히 대단하다. 윌리엄스는 작년 타율 .370 29홈런 72타점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렸고 올해도 타율 .304 9홈런 28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멕시칸리그에서의 타격감을 그대로 한국으로 가지고 올 수 있다면 분명 한화의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원호 감독을 비롯한 한화 구단과 팬들은 빅리그 31홈런 경력에 멕시칸리그에서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좋은 활약을 했던 윌리엄스가 노시환, 채은성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많은 장타를 생산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서 활약한 2년 동안 70홈런 231타점을 기록했던 윌린 로사리오 만큼 해주면 더할 나위 없고 2018 시즌의 제라드 호잉 만큼만 해줘도 '오그레디의 악몽'은 충분히 잊을 수 있다. 

사실 윌리엄스는 빅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수비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로서는 윌리엄스가 수비 포지션을 잡지 못하고 지명타자로 활약하더라도 타격에서 만큼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브랜든 반즈, 라이온 힐리, 에르난 페레즈, 오그레디까지. 윌리엄스는 작년의 터크먼을 제외하면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들로 인해 많은 아픔을 겪었던 한화 팬들의 상처를 치료해야 할 중요한 임무를 띄고 한국땅을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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