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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밀문건 유출, 온라인 게이머들 말다툼서 시작?

외신 "대화방서 우크라 전쟁 관련 논쟁 벌이다가 기밀문건 등장"

등록 2023.04.12 13:24수정 2023.04.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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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기밀문건 유출 경로를 보도하는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전 세계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이 온라인 게임 대화방에서 처음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각)  비디오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 대화방에서 게이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말다툼을 벌이다가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조사연구단체 '벨링캣'의 분석가 아릭 톨러는 지난달 4일 디스코드의 '마인크래프트 어스 지도' 비공개 서버에 '일급비밀' 표식이 있는 문건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밀문건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게이머들이 우크라 전쟁 관련 말다툼 하다가 기밀 문건 유포" 

당시 대화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대화를 오가다가 주요 격전지인 바흐무트의 사상자 규모를 놓고 말다툼이 벌어졌고, 한 사용자가 "여기 증거가 있다"라며 기밀문건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는 것이다.

당시 대화방에 있었던 한 사용자는 AP통신에 "당시 '루카'(Lucca)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문건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디스코드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라며 "(게임뿐 아니라) 예술, 취미, 종교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기밀 문건을 올린 사용자는 필리핀 유튜버 '와우 마오'의 팬들이 모인 디스코드의 다른 서버에서 이 문건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버에는 이미 사흘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30여 건의 서류가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문건이 처음 유포된 것은 '터그 셰이커 센트럴'이라는 디스코드 서버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톨러는 "터그 셰이커 센트럴 서버 사용자들은 군사 유튜브 채널인 '옥사이드'(Oxide)의 구독자들"이라며 "이들은 일부 사안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특별히 지정학적이지는 않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미 CIA 국장 "매우 유감스러운 일... 고강도 조사"

<가디언>은 "게이머들의 대화에서 기밀 문건이 유출된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201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콘솔게임 '엑스박스'와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화방을 사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 '워 선더'는 기밀문건이 유출되는 진원지로 유명하다. 이 게임의 대화방에서는 군사 관련 기밀 문건 유출 사례가 2020년 이후 10건 넘게 발생하면서 각국 정보 당국의 주요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2021년 10월에는 탱크 성능에 관한 논쟁이 벌이다가 한 사용자가 프랑스 르클레르 탱크의 설계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

워 선더 측은 "기밀 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은 공유를 금지하고 있으며, 만약 올라온다면 최대한 빨리 삭제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사용자들에게 (기밀문건 유출이) 불법이며,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거듭 주의시키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국과 필리핀의 외교·국방장관(2+2) 회담 공동 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국방부와 법무부가 진상을 밝히기 위해 매우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밀문건 #우크라이나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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