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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사면 논란' 이영표·이동국·조원희 임원직 사퇴

"사면 막지 못해 죄송"... 선수 출신 임원들 자진해서 물러나

23.04.04 09:28최종업데이트23.04.0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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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KFA

 
대한축구협회(KFA) 이영표 부회장과 이동국 부회장,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 등 선수 출신 임원들이 최근 '승부조작 사면' 논란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관련 기사 : 축구협회, 승부조작 사면 전격 철회... 사흘 만에 '백기').

이영표 부회장과 이동국 부회장, 조원희 위원장은 3일 저녁에 각자 성명을 내고 축구협회에서 맡고 있는 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축구협회는 3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 및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했으니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한다"라며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  

그러나 월드컵 16강 진출을 명분으로 승부조작 가담자를 사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대 여론이 빗발쳤고, 프로축구연맹과 국가대표 공식 서포터스 '붉은 악마' 등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크게 일었다. 

사흘 만에 사면 철회, 임원들 줄사퇴... 거센 후폭풍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자 축구협회는 결국 3월 3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징계 사면을 재심의했고,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들과 팬들이 받았던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저와 축구협회에 가해진 질타와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다 나은 조직으로 다시 서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징계 사면을 결의한 이사회 참석자들에게도 비판이 향하자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 출신 인사들이 축구팬들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물러난 것이다.

이영표 부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면서 "축구협회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동국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KFA

  
이동국 부회장도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선수로서 받은 많은 사랑을 행정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협회에 들어왔지만 부회장으로서 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라며 "다시 한번 축구를 사랑하시는 모든분들에게 사과 말씀 올린다"라고 사퇴 결정의 배경을 전했다.

조원희 위원장 역시 "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하여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면서 "당시 이사회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에게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진심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자 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축구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현재 제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자리를 물러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아래 7명의 부회장과 대회위원장, 기술발전위원장,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윤리위원장, 사회공헌위원장 등을 두고 있으나 이번 사태로 한꺼번에 3명의 임원이 물러나면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에서 축구인 사면 철회를 의결하는 정몽규 회장 ⓒ KFA

  
<이영표 부회장 입장문>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팬들께 드리는 글

지난주 대한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 축구협회 부회장직에서 물러납니다.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축구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합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동국 부회장 입장문>

안녕하십니까 이동국입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의 사면 결정과 철회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저의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누구보다도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저는 올해 2월, 대한축구협회의 제의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으로써의 경험을 자신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선수로서 받은 많은 사랑을 행정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협회에 들어왔지만 부회장으로서 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이에 전적으로 저의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대한민국 축구 발전과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보답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축구를 사랑하시는 모든분들에게 사과 말씀 올립니다.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 입장문>

안녕하세요. 조원희입니다.

이번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하여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 역할을 수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러한 일이 발생된 것에 죄송스럽고, 당시 이사회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에게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가 드리는 어떤 말씀으로도 축구 팬분들의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조원희라는 사람에게 큰 실망을 하셨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일에 있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하였습니다.

진심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자 대한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축구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현재 제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대한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 자리를 물러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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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이동국 조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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